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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시점에 김효영씨는 한국인에게 조차 생소한 생황이란 악기로 한국의 전통음악을 알리고 있다. 얼마 전 서울정원에서 열렸던 한가위축제 전야제 행사 때 독특한 모양과 신비로운 음색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생황’은 피아노 바이올린 등 서양의 클래식 악기와도 멋진 하모니를 이루어 낸다.


재불한인들에게는 가슴에 흐르는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짙게 해주었고, 프랑스인들에게는 한국 전통의 고유한 선율과 음색을 들려주었다. 



위로 뻗은 얇은 관들을 통해 신비로운 소리를 내고 있는 생황은 당참과 섬세함을 동시에 나타내는 전통 악기이다. 생황의 매력에 빠져 뒤도 돌아보지 않고 생황 연주가의 길을 선택하였다는 김효영씨는 또다른 한국의 전통악기 피리와 함께 병행하여, 외국에 한국 전통음악의 멋을 알리고 있다.






생황이란 악기는 어떤 악기인가요?




2000년 전부터 우리 선조들이 생황이란 악기를 연주했습니다. 대나무와 쇠의 조화로 이루어져 그 당시에도 귀한 악기에 속하였습니다. 


고문서에서도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는 오래 된 악기인데, 예를 들면 신라 시대 동종에 생황이 새겨져 있기도 하고 백제 문헌에서도 악기가 등장합니다. 하지만 임진왜란 이후로 우리나라에서는 만들 수 없게 되었으며 악공들 조차 중국으로 건너가서 제작 해와야만 했기에, 그 이후로는 한국에서는 볼 수 없게 되었지요. 


저의 스승이신 손범주 선생님을 통해 20년 전부터 다시 우리나라에 돌아오게 됩니다. 오래 된 악기인 만큼 생황의 ‘생’은 이 악기를 뜻하는 고유 한자이며, 봉황 황자가 붙어 귀한 가치를 돋보이게 합니다. 본래는 17관이었으나 계량을 거쳐 현재는 24관으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아코디언과 같은 원리로 나무와 쇠를 엮어 만든 관악기인데, 얇은 나무관들이 한데 모인 모습이 마치 난초, 혹은 돋아나는 새싹의 모습과도 유사하여 넌지시 새로운 생명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어떤 인연으로 생황과 만나게 되셨나요?




대학교 때 피리를 전공했기에 이미 관악기와 인연이 깊었습니다. 졸업 후 국립국악원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중, 당시 생황을 전파하고 계시던 스승님을 통해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습니다. 


첫 인상이 너무나 깊어 뒤도 안 돌아보고 앞도 보지 않고 곧장 대학원에 입학해 생황을 배우기 시작하였습니다. 악기에서 나오는 소리가 신비스럽고 아름다우며 피리와는 또 다른 청각을 자극하는 음성에 이끌렸습니다. 


현재에는 생황과 피리 두 악기를 같이 병행해 연주 하고 있으며, 전통 음악뿐만 아니라 클래식 가곡과도 크로스 오버를 시도하기도 합니다. 


두 개의 음반을 냈는데, 작곡에도 도전해 “고즈-넋”이란 자작곡 또한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프랑스 공연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한가위 축제 전야제 때 교민 분들께 처음 인사를 드렸고, 씨테 데 자르에서 연주회를 한 차례 갖은 바 있습니다. 앞으로 9월 27일과 10월 1일 두 공연 일정이 남아 있습니다.


중간 중간 한국에 다녀와 바쁜 시간을 보냈으나 장기간 파리에서 시간을 보내며 여러 차례 연주를 할 수 있어 정말 기쁩니다. 


프랑스에 오게 된 가장 큰 계기라면 2009년에 한국에 연주 차 방문하신 프랑스 분과 인연이 닿아 친분을 쌓게 되었는데, 그 분의 적극적인 권유에 힘입어 오게 되었고 ‘씨테 데 자르’도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실력이 좋은 피아니스트와 보컬 그리고 색소포니스트까지 소개 해 주셨습니다. 보통 해외 공연은 팀으로 오는데 혼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더욱 새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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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도 많은 공연과 행사에 참여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외국에서의 반응은 한국의 반응과 어떻게 다른가요?




12년간 남미와 유럽의 각지에서 많은 공연을 해 왔습니다. 프랑스를 포함한 외국에서 공연을 갖노라면 전통 음악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이 대단하다는 것을 매번 느끼고는 합니다. 


전통적일수록 반응이 좋으며 더욱 귀 기울여 들어 주시는데, 한국에선 퓨전음악을 연주 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한다면 외국에서는 가장 한국적인 연주들을 선보이곤 합니다. 


한국에서도 몰입도가 강하고 신선하다는 반응들을 대부분 보이시지만 국악은 따분하다는 어쩔 수 없는 선입견 또한 마주하게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늘 새로운 것에 대해 알고자 하며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의지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 같습니다. 아직 생황을 외국에 알리는 사람이 많지는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독일에 거주하시는 중국 연주가 우웨이씨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얼마 전부터 부전공으로 생황을 공부 할 수 있듯이 발전 단계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전망이 기대됩니다.




앞으로의 일정이나 계획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9월 27일에 씨테 데 자르에서 공연 계획이 잡혀 있고, 10월 1일에는 한국 문화원에서 다시 인사를 드리게 될 것 같습니다. 연말에 한국에서 독주회가 있기에 프랑스 일정을 마치면 바로 입국을 해야 합니다. 한 가지 굉장히 설레는 일은 폴란드에서 단독 음반을 발매하게 되어 녹음 일정 또한 앞으로 예정 되어 있습니다. 


계속해서 생황을 세계 곳곳에 알리고 연주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파리는 물론이구요. 세느 강이 흐르는 이 아름다운 도시에 한국 전통 음악의 선율을 다시 선보이고 싶습니다.




문화원 독주회 관련: http://www.francezone.com/xe/hanweeklynews/495029


연주실황 : https://www.youtube.com/watch?v=26Eju9suYP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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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위클리 / 계예훈 artechris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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