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생활 이야기] '앙숙' 무슬림에 대해 궁금해 하시던 분께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송석춘(독자) = 아주머니 늦어서 죄송합니다. 어느 덧 아주머니와 약속한 것이 2개월도 넘었습니다.

아주머니께서는 “할아버지의 글을 잘 읽고 있다”며 얌전하게 인사를 한 후, "미국 텔레비전에서 어느 때는 이슬람이라고 하고 어느 때는 무슬림이라고 하는데 무슨 뜻인지요?" 하고 물었지요.

나는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을 무슬림이라고 한다고 하였지요. 그러자 아주머니께서는 이웃에 두 아랍 가정이 살고 있는 데 서로 종파가 틀리다며 인사도 하지 않고 산다면 이유를 좀 가르켜 달라고 부탁하셨지요.

그래서 나는 다인종이 사는 미국에서 이민생활을 하면서 수니파와 시아파에 대해서는 조금은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비록 나 자신은 종교가 없지만 아는데로 써 보겠다고 한 것이 벌써 2개월이 지나버렸습니다.

'이슬람 패권' 1400년 앙숙은 한국의 역사 드라마 '주몽'과 비슷하지요. 주몽은 고구려 건국 시조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그 안에 권력 다툼과 역경을 헤쳐나가는 내용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드라마 '주몽'을 한국사람보다 더 많은 국민이 본 나라는 바로 이슬람 나라인 이란입니다.

얘기가 옆으로 빗나갔지만 여하튼 이슬람 공동체 지도자였던 선지자 무함마드가 죽을 때 그의 옆에서 가장 가까이 있었던 자가 후계자가 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이슬람이 수니파와 시아파로 쪼개진 것은 632년(추정) 무함마드가 후계자를 정하지 않은 채 숨을 거두면서부터입니다.

무함마드의 혈육을 후계자로 삼아야 한다는 사람들은 시아파가 되었고, 공동체 합의를 통해 적임자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수니파가 된 것입니다. 지금 전 세계 16억 무슬림중 90%가 수니파이고 10%가 시아파입니다.

우리나라 역사를 보아도 강한 자가 승리하였듯이 초대 칼리프(후계자)는 무함마드의 친구이자 장인인 아부 바크르가 된 것입니다. 무함마드 사촌인 알리를 추대했던 시아파는 불만세력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러다가 알리가 어렵게 제4대 칼리프로 올랐으나 곧 암살됐고 이때부터 양측의 갈등은 노골화 되어 1400년 동안 서로 앙숙이 된 것입니다.

이들이 실질적 외교 문제로 분쟁을 겪은 첫 사건은 이스라엘의 국가 인정 문제였습니다. 친 서방 정책을 표방했던 이란의 팔레비 왕조는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한 반면, 사우디와 이집트 등 수니파 국가들은 이스라엘 건국을 반대했습니다. 팔레스틴과 이스라엘 문제에 중동 국가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도 어느정도는 이런 맥락에서입니다.

현재 우리집 왼쪽집은 팔레스타인 사람이 살고 한 집 건너 오른쪽에는 이스라엘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잡채를 좋아하는 데, 할멈이 잡채를 만들면 나는 똑같은 그릇에 똑같은 양을 담아 그들 집에 배달합니다. 그리고 철따라 나오는 우리집 과일도 양쪽 집에 똑같이 나눠주고 있습니다.

이 늙은이가 떠나온 조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 것이 아쉽지만 이러한 조그마한 일에 최선을 다하고 살고 있습니다. 한국사람은 평화롭고 정직하고 부지런한 민족임을 인정받는 것이 조국을 위한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주머니께서 무슬림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셨기를 빕니다. 동네 두 아랍 가정에도 똑같이 잘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한국에 중동붐이 없었다면 오늘날 한국이 OECD국가가 될 수 있었겠습니까.

한국은 지금도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 아라비아와 시아파 중주국 이란과의 상호 경제적 협력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한 때이니 이웃의 아랍 사람들과도 잘 지내셔야 되겠지요. 며칠전 박 대통령은 많은 경제 사절단을 이끌고 이란을 방문하지 않았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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