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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살깍아먹기식 광고 전쟁, 건전한 한인언론 시장 저해
공멸을 자처하는 시장붕괴가 온라인 미디어 전환의 ‘모티브’ 제공

 

종이신문 시대의 쇠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1991년 한때 330만명의 구독자를 자랑하던 80년 역사의 <뉴스위크>가 2012년 12월 31일 종이로 인쇄되던 활자매체를 접고 온라인 매체로 전환한다고 발표했을 때 전 세계 미디어업계는 충격에 빠졌었다.
3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필요도 없다. 영국의 대표적인 신문 인디펜던트가 2월말로 종이신문 발생을 중단하고 3월부터 온라인 서비스로 전환한다. 영국의 주요언론 중에서 종이신문을 접고 온라인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인디펜던트가 처음이다.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종이 신문의 생존과 관련한 이슈는 줄기차게 대두돼 왔다. 2000년대를 앞둔 1990년대 말기에는 ‘종이신문은 길어야 5년, 10년’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종이신문은 살아있다. 허나 예전의 영광은 간데 없다. 디지털 혁명이 휩쓸려 세계적인 신문들의 발생부수는 반토막이 났고 많은 신문사들이 문을 닫았다.
심지어 최고 신문의 장인이라 할 수 있는 워싱턴 포스트와 USA 투데이 마저도 조심스레 “종이신문의 장래는 우리들의 손을 떠났다”고 말한다. 독자들이 언제까지 종이매체에서 정보를 습득할 지 가늠할 수 없다는 뜻이다. 종이신문의 운명이 더이상 신문을 만드는 이들의 몫이 아니라는 일종의 ‘패배주의’적의 발언이기도 하다.


세계 신문 시장에서 종이매체의 광고시장이 눈에 띄게 줄기 시작한 건 2008년 닥친 경제위기 이후다. 언론 폐쇄, 폐간은 2009년부터 급속하게 확산되었다. 
여기에 2010년부터 스마트폰과 테블릿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면서 독자들의 정보습득 통로는 디지털 세계로 대거 이동해갔다. 세계 신문시장이 놀랄 만큼 빠르게 붕괴된 것도 이 즈음부터다. 미국만 해도 2010년에 151개, 2011년에 152개의 신문이 폐간됐다. 

 

그 와중에도 건재했던 것이 이민사회 속의 종이매체다. 보수적인 생활리듬이 공고한 이민사회는 사회 변화의 속도가 현저하게 느리다. 2016년을 살고 있지만 이민사회의 문화정치경제적 패러다임은 이보다 몇년은 후퇴해 있다. 더욱이 종이신문에 익숙해있는 이민 1세대들의 신문 의존도는 가히 절대적이다.
때문에 종이매체의 절멸을 논하는 와중에도 한인사회만큼은 디지털 열풍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았다. 한인사회 정보 전달자로서 신문이 지니는 영향력과 한인사회가 종이매체에 의존하는 비중은 절대적이었다.
종이신문의 영향력이 살아있다는 건 곧 광고시장이 건재했다는 걸 뜻한다. 언론 또한 시장체제에 종속된 비즈니스이다 보니 종이매체를 대상으로 한 광고시장이 살아있어야 신문의 영향력 또한 유지될 수 있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1년간 달라스 한인사회의 신문광고시장은 급격하게 붕괴됐다. 
안타까운 건 시장붕괴의 원인이다. 멀쩡했던 광고시장이 급격하게 무너진 건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언론계 내의 광고전쟁 때문이다. ‘제살깍아먹기’식의 광고전쟁이 ‘시장붕괴’를 자처했다는 분석이다.
타사 광고주들을 빼앗아 오기 위해 특혜에 가까운 할인 혜택을 주고 시장가격를 허무는 터무니없는 가격이 난무하는 광고쟁탈전을 벌어지자 달라스 신문광고시장은 한 순간에 무너져내렸다.
‘제살깍아먹기식’의 경쟁이 달라스 한인 종이매체의 공멸로 몰아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가격 정상화에 의지가 없는 신문사간의 ‘광고전쟁’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달라스 한인 신문시장의 광고가격은 지난 1년 사이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70%까지 하락했다.

 

‘제 살 깍아 먹기식 싸움’에서 승자는 없다. 무는 자도, 물리는 자도, 결국 함께 지쳐 쓰러진다. 
종이신문의 위기론이 대두되면서 세계 언론계에서는 ‘어느 종이신문이 더 오래 가느냐는 그 신문의 질에 달려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시장환경이라면 ‘좋은 신문이 오래간다’는 명제는 달라스에선 성립되지 않는다. 깍아낸 내 살에 아랑곳하지 않고 남의 살을 더 많이 도려낸 신문이 오래 간다. 

 

이 과정에서 독자들에겐 더 좋은 신문, 더 나은 신문을 선택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살아남기 위해 힘겨운 서바이벌을 하는 신문에게서 건강한 컨텐츠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광고수익모델의 급감과 시장 공멸을 자처하는 제살깍아먹기 전쟁이 뉴스넷 경영에 직격탄이 됐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이러한 시장환경은 뉴스넷의 온라인 미디어 전환의 모티브가 됐다. 독자를 향해 일방적으로 외치는 종이지면의 한계를 뛰어넘어 독자와 함께 소통하는 온라인 미디어의 구축은, 그렇게 퇴색되고 붕괴된 신문시장과의 작별로부터 시작했다.
아직도 많은 독자들이 신문의 영향력 아래에 남아있다. 그러나 많은 독자들이 이미 온라인의 품 안으로 떠났다. 뉴스넷의 온라인 전환, 어쩌면 그렇게 빠른 결정이 아닐 지 모른다. 

 

[뉴스넷] 최윤주 기자

editor@newsnet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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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코리아위클리-플로리다 2016.03.09. 01:45

참 쓰리고 아픈 얘기군요. 플로리다도 언제 그리 될 지 모르는 상황인데, 아직은 그래도 견딜만 합니다. 저희는 지나치게 광고비 덤핑 딜 하려고 하면 정중하게 다른 신문사 전화번호 가르쳐 줍니다. 그쪽으로 가보라, 그러며...  

 

<뉴스위크> 마지막판 발행하던 날 서점에 가서 그걸 사면서 기분이 영 무겁고 착잡하고 그랬는데요, 그 작년 봄에 다시 복간한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반가웠습니다.

 

가다보면 길이 보이겠지요. 길이 아니면 가덜 말라고 했다고, 정도를 걷다보면 돕는 손이 있을 지도 모릅니다. 뭐 대략 보았지만 온라인판 아주 좋아보이는데요? 언젠가 산뜻한 종이신문 복간할 날을 기원합니다. 최윤주 대표님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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