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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를 말아먹는 요소 중에 ‘언론’이 있습니다. 

아무리 동포사회가 한국의 축소판이라고 하지만, 

한인들을 위한 순수한 연극공연, 

사익이 아닌 공익을 위한 문화행사를 대하는 

그들의 태도는 잘못됐습니다.”

 

“괜히 왔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배우 최종원 씨의 말이다. 그가 달라스에 온 건 벌써 한 달 여전. 달라스-휴스턴-시카고로 이어지는 ‘늙은 부부이야기’ 연극투어를 위해 드라마 두 개를 포기하면서 오른 긴 여행길이다. 그의 표현대로 ‘꽃띠’도 아니고 ‘돈’이 생기는 일도 아닌데, 젊지 않은 나이에 사서 고생을 하는 셈이다.


해외 한인동포들을 위한 일종의 재능기부였다. 해외 50여개국을 다녔던 그가, 동포들의 메마른 삶에 어떤 위로를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내린 결론이 연극이고 문화공연이었다. 
이후 달라스에서만도 여러 차례 무대에 올랐다. 그러나 지금처럼 한달여의 긴 시간을 달라스에서 함께 지내며 한인사회에 녹아든 적은 처음이다.


“마지막일 겁니다.”
굵고 단호한 한마디는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허공을 갈랐다. 연극과 해외 동포를 사랑하는 마음에 시작한 일인데 달라스 생활 한 달만에 이민사회를 향한 ‘질타’가 쏟아져 나왔다. 비난의 화살은 ‘지역언론’을 가리키고 있었다.

“한국사회를 말아먹는 요소 중에 ‘언론’이 있습니다. 아무리 동포사회가 한국의 축소판이라고 하지만, 한인들을 위한 순수한 연극공연, 사익이 아닌 공익을 위한 문화행사를 대하는 그들의 태도는 잘못됐습니다.”


발단은 ‘인터뷰’에서 시작했다. 
“라디오 방송에서 연극협회 차원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어요. 연극공연은 협조하지 않겠다는 전언도 있었습니다. 최종원 선생님께서 직접 나서서 본인만 방송에 나가겠다고까지 했습니다. 근데 이 마저도 ‘연극이 끝난 후에 출연하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안민국 감독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금껏 라디오에서는 ‘늙은 부부이야기’ 연극에 관한 단 한번의 멘트도 없었다. 지역신문에서 연극에 관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데도, 라디오에서는 단 한번도 보도된 바 없다. “철저히 무시당하고 있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어떤 보도든 편집권한은 전적으로 언론사의 몫이다. 겉으로 보기와는 달리 언론과 취재원과의 관계는 절대로 평등하지 않다. 언론보도에 관한 한 칼자루는 언론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허나, 언론이 ‘무시’ 혹은 ‘비판’의 칼을 휘두를 때는 반드시 일반 대중이 납득할 만한 명분이나 이유가 있어야 한다. ‘독자의 알권리’라는 언론기능을 무시한 채 ‘무소불위의 편집권한’만 덩치를 키운다면 결국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는 ‘언론의 갑질’만이 남을 뿐이다.


정치계에 몸담으며 말로 다 풀어내지 못할 숱한 일을 겪었을 최종원 씨가 그 어느 때보다 달라스 한인사회에 큰 실망감을 풀어놓는 건, 언론이 제기능을 상실했을 때 지역사회에 어떤 횡포를 가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갈라진 인간관계, 틀어진 믿음이야 비단 달라스 한인사회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한인사회 문화발전을 위한 공연에 가해지는 ‘이유없는 칼자루’는 안될 말이다. 
“건강한 사회를 헤치는 주적이 언론”이라는 대한민국의 대표 배우 최종원 씨의 일갈은 펜대를 쥐고 있는 한인사회 언론 모두가 되새겨야 할 말이다. 

 

[뉴스넷] 최윤주 기자
editor@newsnet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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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스 연극인들의 뜨거운 열정과 천상 연기자인 최종원 씨의 연극사랑이 하나로 섞여 무대에 오르게 될 연극 ‘늙은 부부 이야기’는 각각의 짝과 사별한 두 남녀 노인이 황혼 무렵에 집주인과 셋방 노인으로 만나고 시간이 지나면서 애틋한 정이 들어 함께 살게 되면서 겪는 에피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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