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경제상황 분석, "정부의 신속한 금융 지원이 위기 무디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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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데믹속에서 정부의 신속한 지원 노력이 미국 가계 경제 위기를 무디게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사진은 지난 7월에 탬파 힐스버러 선상에 세워진 스몰비즈니스 재정 지원 에 관한 힐스버러 카운티 정부 홍보판.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현재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상황은 불안하다.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수백만 명의 실업자가 존재한다. 또 공화당과 민주당은 추가 경기부양책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하다가 대선 후 정체국면에 머물고 있다. 미국의 빈곤층은 5월 이후 무려 800만 명 증가했다는 통계치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경제적 충격파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최근 "불경기의 희망: 미국 가정들 예상외로 잘 버티고 있다(Recession’s silver lining: American households are doing better than expected)"라는 제하 기사에서 미국 가계의 경제적 여건이 예상했던 것보다 양호하며 잘 버티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현재 가계 경제는 2008년 부동산 시장 파동으로 불경기가 닥쳤을 때보다는 나은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정부의 신속한 지원 노력이 큰 위기를 무디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실업급여 확대, 1200달러의 경기부양금, 중소기업 지원 등의 정책이 실생활에 즉각적이면서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지난 3월 코로나바이러스로 경기침체가 시작되자 미국인들은 지출을 줄였다. 외식이나 여행을 즐길 수 없었고, 스포츠 경기 관람 등 취미생활을 접어야만 했다.

비슷한 시기에 정부는 주택담보대출자, 학자금대출자 및 기타 채권자들로 하여금 대출금 상환 연기를 유도하는 정책을 폈다. 그리고 정부의 경기부양책 일환으로 다방면에 보조금을 풀었다.

이같은 일련의 조치는 펜데믹(코로나19 대유행)으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실직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가정들의 경제 상태를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유지하게 만들었다.

저축 늘고, 부채 줄고, 신용카드 점수는 상승

우선 직장을 잃은 사람들은 경기 부양금과 실업수당 지급기간 연장 및 수당금 추가 정책의 혜택으로 집세와 청구서를 갚는 데 사용했다. 생활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이들은 부양금을 저축했다. 학자금 대출금이나 모기지 상환 연기를 신청한 이들은 자동차 대출과 신용카드 등 빚을 갚을 수 있었고, 식료품이나 가솔린 같은 필수품을 구입할 수 있는 현금 유동성을 갖게 됐다.

근무시간이나 임금 삭감을 받지 않고 직장생활을 유지해온 이들은 연초보다 재정적으로 더 건실해 지는 경우도 있었다. 일례로 덴버의 한 의사는 3개월 학자금 대출 유예를 받은 것을 이용해 월평균 5천달러를 저축통장으로 옮겼고, 금리 차이로 월 90달러를 더 얻을 수 있었다.

개인 저축은 4월에 미국인들의 가처분소득의 약 3분의 1인 6조 4천억 달러를 기록했다. 근래 지출이 다시 늘면서 저축액은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1년 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뉴욕타임스>의 설명이다.

신용카드 지출은 소비자 불안 심리의 작용으로 급감해 올해 2사분기 총 가계부채는 2014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현재 정부의 구제금융으로 공급된 가계 유동성 증가세가 꺾이기 시작하고 지출이 다시 늘어나고 있지만, 채권업체는 소비자의 빚 처리 능력에 대해 여전히 낙관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부분의 채권업체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나 돼야 이 같은 상황이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부채 감소는 개인 신용점수를 사상 최대치로 치솟게 만들었다. 신문은 웰스파고 은행 통계를 인용해 올해 들어 미국 신용등급 평균이 꾸준히 상승해 7월 사상 최고치인 711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2008년 부동산 파동 시기와는 달리 금융사들은 건재한 편이다. 경제위기 초기에 금융사들이 대출 손실을 예상하며 적립한 수십억 달러는 대부분 그대로 남았다. 은행과 신용카드 회사들은 경제위기에 대비해 금융 거래를 억제해 왔다. 은행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같은 대출을 금했다. 대형 카드사들은 크레딧라인을 줄이고, 새로운 고객들을 외면했으며, 어떤 경우에는 크레딧 상품을 완전 폐쇄하는 식으로 사업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출업체들은 보통 경제가 악화될 때 누리던 호황을 누리지 못하는 의외의 상황을 맞았다. 소액대출을 추적하고 있는 베리텍솔루션스 자료를 기준으로 3월 초부터 페이데이 론(Payday loan)이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10월에도 작년과 비교해 4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데이 론 관계자는 고객들이 돈을 빌리기 보다는 도리어 갚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페이데이 론은 고객들이 월급날 대출금을 갚기로 약속하고 돈을 빌리는고금리 단기 대출상품이다.

많은 전당포들의 진열대도 빈 공간이 늘어나고 있다. 소비자들이 물건을 저당잡히기 보다는 대출금을 갚고 담보물을 찾아가기 때문이다.

소비자 위기, 모면인가 지연인가

한편 신문은 현재 미국의 경제적 상황에 대한 최대 관심은 '과연 소비자가 위기를 모면했는지, 아니면 지연됐는지에 관한 것'이며 이를 당장 분석하는 작업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경제학자들과 신용 분석가들조차도 예측이 쉽지 않게 만드는 두 가지 요소를 들었다.

하나는, 코로나19의 확산이 또다시 경제폐쇄(록다운)를 가져올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정부가 건실한 부양책과 구제책을 계속 내놓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이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은행들은 여전히 비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 주민들은 삶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신문은 뉴욕시의 한 주민을 사례로 들었다.

지난 수년 동안 연극, 케이터링, 어린이 방과후 프로그램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생활비를 벌고 있는 여배우 조엘 르네 스코빌은 펜데믹으로 모든 일자리를 잃었다. 그동안 추가 실업수당으로 임대료와 필수 고지서를 해결하며 살아 왔지만, 7월에 혜택이 끝난 이후 일주일에 138달러 40센트만을 받고 있다. 스코빌은 은행 저축잔고 4500달러가 바닥이 나는 때를 두려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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