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1월 중부 이북, 남부 마이애미까지 사상 첫 눈발

 

 

snow2.jpg
▲마이애미에 눈이 내린 소식을 1면 톱으로 보도한 <마이애미 헤럴드> 1977년 1월 19일자. '마이애미에 눈이 내린 날' (The Day It Snow in Miami)이라는 타이틀이 이채롭다. ⓒ마이애미 헤럴드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지난주 플로리다주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중부 지역은 한때 최저기온이 영하로 내려갔다. 이 와중에 애플 아이폰 날씨 앱이 4일 오전 센트럴플로리다에 눈발이 날린다고 표시해 일부 주민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밖을 주시했다.

그러나 기상서비스국(National Weather Service)은 눈발이 감지된 지역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기온이 급강하 할 때 지역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서리만이 차량이나 지붕 그리고 풀밭을 덮었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1시간 동안 비나 눈의 강도를 나타내는 분 단위 차트'를 사용하는 애플 앱이 지역 일기 상황을 예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근래 플로리다 중부 지역에서 눈발이 보고됐던 때는 1989년, 2006년, 그리고 2010년이다. 플로리다에서 눈이 온다는 것은 분명 '이변'이다.

1977년 1월 18일 저녁 플로리다 반도는 북극에서 갑작스레 몰아닥친 한파속에 잠겼고, 올랜도 주민들은 19일 이른 새벽 하늘에서 내린 눈이 자동차 표면을 얇게 덮은 장면을 목격했다. 일부 주민들은 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밖으로 뛰쳐나와 눈에 덮힌 자동차에 손가락으로 글씨를 쓰거나 이곳저곳서 눈을 긁어모아 눈싸움을 즐겼다.

당일 올랜도 최고 기온은 47도밖에 되지 않아 역사상 2번째로 추운 날로 기록됐다. 중앙플로리다의 1월 평균 최고 기온은 71도, 최저 기온은 49도이다.

같은 날 탬파베이 인근 딸기농사 지역인 플랜트시티에는 2인치 눈이 쌓였고, 중부 한파의 영향이 남부 플로리다 마이애미 지역까지 미쳐 오전 8시에서 9시 30분 사이 부슬비와 함께 눈발이 흩날렸다. 이 눈발은 남부 지역에서 역사상 처음 있는 것으로 기록됐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당시 마이애미 언론 매체 중 하나였던 <마이애미 뉴스>는 1면 꼭대기를 '스노우 인 마이애미!(Snow in Miami!)'라는 제목으로 장식했다. <마이애미헤럴드>도 '마이애미에 눈이 내린 날' (The Day It Snow in Miami)이란 제목으로 톱 뉴스를 올렸다.

간혹 흩날리는 눈발을 경험할 수 있는 플로리다 중부 이북 역시 같은날 눈이 쌓여 반도 전체가 '겨울왕국'을 연출했다.

주민 대부분은 희귀한 눈을 구경하면 당연히 즐거워 하겠지만, 예기치 않은 추위에 몸살을 앓기도 한다. 눈이 왔던 다음날은 기온이 더 떨어져 올랜도의 경우 화씨 20도(영하 6.6도)까지 내려갔다. 플로리다 전 지역에서 집을 덥히느라 전력을 대량 사용하는 바람에 전기가 끊겨 나가는 지역들이 속출했다.

또 지역의 온화한 날씨에 사업을 기대고 있는 농부들은 울상을 지어야만 했다. 당시 플로리다 오렌지밭의 35%가 피해를 입었고, 한해 오렌지 수확량 4분의 1정도가 줄었다.

한편 1977년은 비단 플로리다 뿐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연 평균적으로 가장 추웠던 해 중 하나로 꼽힌다.
  • |
  1. snow2.jpg (File Size:29.6KB/Download:12)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3255 미국 "홍콩,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ETF 첫 승인…아시아 처음" file 라이프프라자 24.04.15.
3254 미국 미-중, 같은 동맹으로 대립  라이프프라자 24.04.15.
3253 미국 '3개의 전쟁' 기로에 선 세계…서방·중동 '자제' 한목소리 라이프프라자 24.04.15.
3252 미국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미국 지원안해 라이프프라자 24.04.15.
3251 미국 中, 美日 정상 안보협력 합의에 "中 먹칠·내정간섭…항의 전달" file 라이프프라자 24.04.11.
3250 미국 세계적 도전에 대한 안보 목적의 미 - 일 정상회담  file 라이프프라자 24.04.11.
3249 미국 백악관, 러시아에서의 테러 관련 혐의 반응 라이프프라자 24.04.10.
3248 미국 2024년 4월 10일 USD 가격, 자유 시장이 상승하는 동안 은행은 뒷짐지다. 라이프프라자 24.04.10.
3247 미국 미 공군 장관 곧 AI가 조종하는 F-16  비행기에 탑승할 예정 라이프프라자 24.04.10.
3246 미국 미국 국제 학교, 교사들에게 190억 동의 급여와 보험금 지급 라이프프라자 24.04.10.
3245 미국 온실가스에 갇힌 지구 …지난해도 이산화탄소 증가폭 껑충 file 라이프프라자 24.04.09.
3244 미국 3천만 명이 넘는 미국인들이 부채를 줄이도록 제안됨 라이프프라자 24.04.09.
3243 미국 군 정찰위성 2호기 발사체서 분리… 우주궤도 진입(종합) 라이프프라자 24.04.08.
3242 미국 구글 AI 검색, 유료화 검토 file 라이프프라자 24.04.04.
3241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틱톡 매각에 관해 전화통화 file 라이프프라자 24.04.03.
3240 미국 트럼프 자산 하루 만에 10억 달러 감소 라이프프라자 24.04.02.
3239 미국 미국 하원, 직원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AI 보조원 사용하는 것 금지 file 라이프프라자 24.04.01.
3238 미국 미국 전기차 회사 파산위기, 고객들 자동차 주문 대량 취소 라이프프라자 24.04.01.
3237 미국 디샌티스, 13세 이하 아동 소셜 미디어 사용 금지법 서명 file 코리아위클리.. 24.03.31.
3236 미국 "플로리다 새 법, 중국 출신 유학생 차별하고 있다" file 코리아위클리.. 24.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