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프로젝트' 내세운 건물주, 기부금으로만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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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년째 미완성 상태인 올랜도 '머제스티' 빌딩 모습.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 김명곤 기자 = 올랜도 북쪽 세미놀카운티내 주간 도로 I-4 옆에 서있는 ‘머제스티(Majesty ) 빌딩’이 21년째 건축을 마치지 못하고 있다.

본래 4천만달러 예산 프로젝트로 시작한 빌딩은 부동산 경기가 상향세이던 2001년 2월에 착공에 들어가 부지런히 18층 높이의 건물 뼈대를 완성했다. 건물은 외형이 매우 독특하고 멋진 만큼 고속도로를 지나는 운전자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불경기 여파로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수년간 콘크리트 골격을 오랫동안 유지하면서 지역민들로부터 'I-4 아이쏘어(흉물)'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후 유리 외벽과 돛단배의 돛처럼 생긴 상층부의 모습이 갖춰지면서 건물의 위용은 갖췄으나, 수년간 공사를 완전히 마치지 못한 채 서있다. 세미놀 카운티 재산 감정소는 올해 1월에 건물을 방문한 후, 내부에 여전히 많은 공사가 남아있다고 전한 바 있다.

주민들은 속이 텅 빈 마천루가 너무 오랫동안 서있어 이제는 그 자체로 풍경의 일부가 되었다고 말한다.

지역 기독교 방송국 ‘슈퍼 채널 55’가 발주한 이 건물은 착공 당시만 해도 올랜도 지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당초 이 건물은 2년 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완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20년 넘게 끌면서 플로리다 역사상 가장 긴 축조기간을 기록하고 있는 건물이 됐다.

빌딩의 공사가 지연된 것은 경기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지만, 공사 자금 조달 방식이 여타 빌딩과는 다른 것도 한 이유이다. 즉 융자 없이 기부금 기반의 건축 자금이 마련되는 만큼 짓겠다는 식이다. 이로 인해 빌딩주는 여러 차례 건축을 포기해야 하는 위기에 처해지기도 했다.

플로리다 건축법 상 축조중인 건축물은 매 6개월 마다 진척상황을 증명해야 하지만, ‘머제스티 빌딩’의 경우 자금난으로 수차례 법규를 준수하지 못해 건축 중지 위기를 맞았다.

빌딩은 착공 시기부터 2년간은 1300만 달러의 자금과 3800만 달러에 이르는 기부금에 힘입어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기부금이 바닥나면서 슈퍼 채널 창시자인 클라우드 바우어는 방송에서 빌딩 건축을 '신앙 프로젝트'라고 일컫으며, 신자들의 기부를 독촉하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바우어는 부동산 경기 활황 시기에 지역에서 부동산 투자에 몰두한 정황이 드러나 의혹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기독교 사역과 관련된 기업체들을 경영하고 있던 바우어는 빌딩 건축 용도로 들어오는 기부금을 자신의 다른 투자 용도나 연봉으로 사용한 적이 절대로 없다고 반박했다.

이렇듯 논란과 침체의 늪에 빠졌던 빌딩은 2018년부터 조금씩 공사 진척을 보이고 있다. 우선 마제스티 빌딩 옆에 5층짜리 주차장을 완공했다. 또 지난해에는 2021년에는 빌딩 주변 부지에 8개의 건물, 5층짜리 아파트 단지를 완공했다. .

"외부만이라도 눈에 거슬리지 않게 완성했으면 좋겠다"라고 일침을 가했던 프랭크 마츠 알타몬트 스프링스 시장은 건축 진척을 반기며 "빌딩은 이 지역의 대표적인 건물이며, 지역에 엄청난 자원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전했다.

마츠는 융자 없이 건물을 완공하려는 슈퍼 채널의 보수적 방식을 지지한다며, 완공 후에는 임대시장에서 큰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 임대 전문가들은 현재 임대시장 환경이 원격 근무, 바람직한 사무실 면적 변화 등 여러면에서 20년 전과는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머제스티 빌딩의 멋진 전망이 매력적인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는 데는 동의한다. 현재 슈퍼채널 홈페이지에는 "최종 입주일이 정해지면 임대 활동에 들어간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총면적 30만 평방피트에 307피트 높이의 머제스티 빌딩에는 위성 텔레비전 스튜디오와 극장, 연회시설 그리고 사무실과 상가가 들어서며, 주차장은 차량 1천대를 수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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