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시그니처 은행 연쇄 파산 여파... 바이든, 조사 지시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김명곤 기자 =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의 연쇄 파산으로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일부 미국 중소은행의 신용등급 하향 검토에 나섰다.

무디스는 13일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자이온스 뱅코퍼레이션,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 코메리카, UMB 파이낸셜, 인트러스트 파이낸셜 등 6개 은행을 신용등급 강등 검토 대상으로 지정했다.

무디스는 해당 은행들이 이미 파산한 은행들처럼 자본 상태가 위태로운 건 아닌지 검토 절차에 착수했다. 대표적으로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경우 파산한 SVB처럼 벤처 기업 자금을 많이 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디스는 성명에서 "퍼스트리퍼브릭 은행의 예금 기반이 현저하게 약화되어 자산 매각을 촉발하고, 시장 자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등급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SVB 파산 소식에 퍼스트리퍼블릭의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무디스는 이미 폐쇄된 시그니처은행의 후순위채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junk) 수준인 'C'로 매기고 향후 등급 전망도 철회한다고 밝혔다.

은행 파산 사태로 인한 파장이 금융권으로 퍼지고 있는데, 일반 은행 고객들 역시 혼란을 겪고 있다. 13일 SVB 지점마다 사람들이 돈을 인출하기 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리는 상황이 빚어졌다. 앞서 금융기관의 부실성에 대한 우려로 대량 예금인출 사태, 이른바 ‘뱅크런’이 나타나자 당국은 SVB를 지난 10일 폐쇄했다.

12일 밤 재무부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SVB 파산이 금융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보험 보증 한도를 넘는 예금도 지급하겠다고 발표하고 13일 예금자들이 자신의 예금 전액을 인출할 수 있도록 했다. 당국은 시그니처은행의 예금자들에게도 전액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부도 사태의 파장이 미국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의 금융 주가가 13일 급락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에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당국이 예금주에 대한 자산 보호 등 긴급 해결책을 내놓기는 했지만, 투자자들이 아직 안심하지 못하면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 금융 주가지수와 MSCI 신흥국 금융 주가지수에 포함된 주식의 시가총액은 지난 10일에서 13일까지 총 4650억 달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장이 커지자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미국인들은 은행 시스템이 안전하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며 "여러분의 예금은 여러분이 필요로 할 때 거기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납세자들이 어떤 손실도 부담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하면서 “은행의 관리자들이 해고될 것이며 파산 은행들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연설까지 했는데도 미국 금융 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13일 미국 주요 은행들의 시가총액이 900억 달러가 증발하는 등 지난 사흘간 총 1900억 달러에 달하는 주식 가치가 사라졌다.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미국내 최대 은행들도 13일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지만, 매도세가 그렇게 급격하지는 않았다.

이번 사태로 인해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이 또 주목받고 있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 초까지 8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1년 사이 금리는 0.00%~0.25%에서 4.5%~4.75%로 크게 높아졌다. 문제는,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은행들이 사들인 미국 국채 가치가 떨어져 미국 은행들의 자산 손실액이 6200억 달러에 달한다.

한편 연준은 파산한 은행에 대한 감독과 규제에 문제가 없었는지에 관한 평가에 들어간다. 연준은 SVB 관련 규제·감독에 대한 평가 결과를 오는 5월 1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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