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보험 가입 불발 주민들, '시티즌스'에 손 내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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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허리케인 이언이 당도하기 전에 플로리다주 올랜도 주민들이 시에서 홍수 방지용으로 제공한 모래를 주머니에 퍼담고 있는 모습.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플로리다주에서 한때 허리케인에 취약한 해안가에서 대세를 이루던 공영 주택보험 시티즌스(Citizens) 가입자가 중부 내륙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올랜도센티널> 보도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시티즌스 가입 건수는 전년 75만6219개에서 약 150만개로 2배 증가했다. 오렌지, 오시올라, 세미놀, 레이크 카운티 등 메트로올랜도 지역은 전년 대비 159% 증가한 7만5000개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세미놀 카운티는 4420개에서 1만3881개로 3배가 증가했다.

시티즌스 보험가입자의 증가는 보험사가 파산하거나 철수하면서 주택보험료가 급증, 보험 재가입이 어려운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금융회사 '너드월렛' 자료 기준으로 플로리다의 평균 주택보험료는 연간 2385달러, 즉 한 달에 약 199달러이다. 이는 전국 평균인 1820달러보다 31% 더 높다. 브라워드, 팜비치, 마이애미데이드, 먼로 등 남부 플로리다 5개 카운티의 경우 연평균 보험료는 4000달러를 넘는다.

2002년 주의회는 민영 보험 가입이 어려운 주택 소유주를 위해 '시티즌스 주택보험 공사(Citizens Property Insurance Corporation)'를 설립했다. 보험 회사들이 파산 혹은 철수하거나, 혹은 해안처럼 고위험 지역 주택에 상품 판매를 꺼려하면서 일부 주민들이 적절한 보험을 찾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시티즌스는 주택보험의 '마지막 보루'로 불려지기도 한다. 가입 자격은 민영 보험을 제공하는 회사를 찾기 어렵거나 혹은 민영 보험 상품이 시티즌스의 유사한 상품에 비해 요금이 20% 이상 높을 경우이다. 시티즌스 보험료는 플로리다에서 가장 큰 보험 회사(시장 점유율 기준)들과 비교했을 때, 주에서 가장 저렴한 편에 속한다.

보험사들은 1년 내 15% 이상 인상할 계획이 있다면 이를 주 보험규제국(Office of Insurance Regulation)에 알려야 한다. 시티즌스의 보험료 인상률은 올해 12%이다. 지난해 주정부에 의해 강제 해산된 6개 민영 보험사 중 서던피델리티는 무려 84.5% 인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티즌스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자금 사정은 악화 추세에 있다. 현재 시티즌스의 이익금은 44억 달러에 불과한 반면, 손실 위험금은 4220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허리케인 등 재난이 닥친 후 시티즌스가 모든 보상금을 감당할 수 없는 경우, 적자분이 상환될 때까지 자동차 보험을 포함한 모든 보험에 최대 2%를 부과할 수 있다. 즉 시티즌스와 같은 공영보험 가입자가 늘어나면 이에 따른 부담이 모든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일례로 2007년 주 정부는 2004-2005년 허리케인 이후 시티즌스의 적자분 17억 달러를 보충하기 위해 모든 주택보험에 1.4%의 추가액을 부과했다. 2011년 이후 1%로 낮춰졌고, 2015년에서야 0퍼센트로 내려갔다.

주의회는 지난해 보험시장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2차례의 특별 회기를 열고, 보험 청구 소송을 까다롭게 한 새 법을 만들었다. 또한 보험시장 경쟁을 정상화 하기 위해 보험사들에 대폭 자금을 투여하는 조치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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