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먹이 먹어치워, '기이한 진화적 특징'으로 생태계 교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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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로리다대학 박물관 웹사이트(floridamuseum.ufl.edu) 화면. 2015년 마이애미에서 발견된 아시안 늪장어를 소개하고 있다.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플로리다주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의 생태계 교란종 최상위에 버마산 비단뱀이 꼽히고 있지만 뱀장어가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마이애미헤럴드>는 '사이언스 오브 더 토탈 환경(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의 논문을 토대로 3피트 길이의 아시아 늪 장어(Asian swamp eel, 이하 장어)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 신문은 주민들이 구이나 스시롤로 즐겨먹는 이 장어들은 생태계에서는 작은 물고기, 작은 조개, 거북이 알, 개구리 등 찾을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진공 청소기처럼 빨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연구원들은 공원내 테일러 슬로(Taylor Slough) 지역에서는 장어가 침입한 이후 두 종류의 토종 크레이피시와 자잘한 플레그피시 개체수가 99% 감소한 사실을 발견했다. 이밖에 마시킬리피쉬는 91% 감소했고 해충 박멸 능력으로 중요한 동부모기피시는 66% 감소했다. 에버글레이즈의 남동쪽 모서리에 위치한 테일러 슬로는 서쪽의 샤크 리버 슬로(Shark River Slough)와 함께 에버글레이즈의 주요 자연 배수지역으로 남부 플로리다 만으로 흐르는 얕은 하천이다.

이 논문의 주요 저자이자 플로리다국제대학(FIU) 연구원인 매튜 핀타르는 에버글레이즈에서 가장 강력한 침입종으로 버마산 비단뱀 대신 장어를 올려야한다고 전했다. 장어로 인해 물새를 포함해 에버글레이즈의 대부분의 생명체들이 의존하고 있는 먹이 기반에서 극적인 감소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핀타르는 "테일러 슬로에서는 장어가 생태계에 가하는 위협의 측면에서 1등 종"이라며 "그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맞이한 것 중 가장 최악의 종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아시안 늪 장어는 어떻게 침입종이 됐을까. 침입성 장어는 90년대 후반에 플로리다 남부로 처음 유입됐다. 전문가들은 일반인이 애완동물(또는 식재료)을 인근 수역에 버렸고, 이중 일부 방출은 종교적 관행에 따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첫 공식적인 발견 장소는 1997년 하드락 경기장 근처의 운하에서였으나 2007년에는 에버글레이즈 테일러 슬로 바깥 지역까지 서식지를 확장했다.

에버글레이즈 외에도 장어는 탬파베이 사라소타 만, 마이아카 강과 피스 강에서 발견됐고, 조지아, 루이지애나, 심지어 뉴욕을 포함한 다른 주에서도 출현하고 있다.

장어의 위협은 이 개체의 번식과 확산 능력에 있다. 연구원들은 2009년에 테일러 슬로에서 처음으로 장어를 처음 발견했고, 2014년까지 95 평방 마일 유역의 모든 표본 추출 장소에서 장어를 잡았다. 연구원들은 샤크 리버 슬로뿐만 아니라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의 북쪽에 있는 물 보존 지역을 포함해 더 서쪽에서 장어들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핀타르는 2015년 이후 장어의 분포는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지금은 개체수를 추정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이 늪 장어는 아시아의 토착종이지만, 에버글레이즈의 기근, 홍수, 가뭄 상황에서 살아남기에 적합한 독특성을 지닌다. 다른 물고기나 뱀과는 달리 장어들은 물속에서 숨을 쉬기 위한 아가미와 육지에서 숨을 쉬기 위한 폐를 모두 가지고 있다. 이런 특징 때문에 에버글레이즈의 어떤 포식자도 장어에 필적할 수 없다.

따라서 특히 장어는 공원의 가뭄 기간에 번식 준비를 하는 생물들에게 가혹한 존재이다. 크레이피시와 마시킬리피시는 포식자들이 돌아오기 전 시기이자 건기가 끝날 즈음에 알을 낳는다. 가뭄에 강한 장어는 미리 진흙 속에 파고들어 송사리의 알이 부화할 때를 기다린다. 장어는 때로는 다음 식사를 위해 5개월을 견딜 수도 있다. 핀타르는 "토종이든 침입종이든 큰 물고기들 중 어느 것도 장어처럼 그렇게 오래 견딜 수 없다"며 "그들은 갖가지 기이한 진화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에버글레이즈에서는 정부 기관 차원에서 다양한 침입종을 차단하려는 일련의 노력들이 펼쳐진다. 그러나 장어를 겨냥한 노력은 2012년 즈음에 사그러들었다. 핀타르는 "일단 장어 확산 지경이 습지에 다다르자, 어떤 종류의 노력도 펼쳐지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에버글레이즈의 장기적인 건강 상태를 분석하는 연구원들은 샤크 리버 슬로우를 포함해 새로운 장소에서 장어를 계속 잡아내고 있다. 이대로 장어를 방치한다면 작은 새들의 먹이인 송사리들과 조개들이 사라져 생태계 교란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핀타르는 "만약 장어들의 확산이 현재처럼 이어진다면 우리는 10년 내에 더 심각한 먹이사슬의 파괴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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