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파 ‘모기 퇴치 일환’, 반대파 ‘질병 옮긴다’
 

bat.jpg
▲ 플로리다 대학내 엘리스 호수 건너편에 서있는 박쥐집. 1991년에 지어졌으나 4년동안 '빈집' 을 유지했다. 1995년 첫 박쥐떼가 이주한 후 차츰 불어나 현재는 수 만마리가 거주하고 있다.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중앙플로리다 오렌지카운티 위원회가 모기 퇴치를 위한 박쥐집(베트 하우스) 설치를 놓고 찬반 양측이 충돌하고 있다.

발단은 카운티 위원회 에밀리 보닐라 위원이 8월초 올랜도 동부 지역내 모기 개체수 감소 를 위해 ‘박쥐집 설치안’을 내놓으면서부터다.

보닐라를 비롯한 상당수 위원들이 박쥐집 설치를 적극 옹호하고 있는 반면, 테레사 제이콥스 카운티 시장은 반대편에 서서 이를 적극 만류하고 있다. 제이콥스 시장은 박쥐가 레이비스(rabies·광견병 일종)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비슬로 지역을 포함해 카운티 동부 일부 동네들이 박쥐를 불러 들이려는 아이디어를 못마땅해 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월 올랜도 북부 지역 유스티스시에서는 6세 난 남아가 박쥐 접촉에 따른 레바이스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그러나 박쥐집 변호인이자 보닐라 위원을 옹호하고 있는 브레바드 카운티의 플로리다 박쥐 보호 기관(Florida Bat Conservancy)의 샤리 블리셋-클라크 대표는 일반인들의 박쥐에 대한 이해 부족을 꼬집고 있다. 그는 박쥐가 매우 유순한 동물이며 숨는 습성이 있어 사람과의 접촉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FBC가 플로리다에 설치한 박쥐집은 플로리다대학 메인 캠퍼스를 포함해 현재까지 600개 이상이지만, 박쥐와 사람간의 충돌 사례는 아직 보고된 바 없다.

보닐라 위원은 근래 플로리다주에서 문제가 된 지카 바이러스 등 모기감염 질환 확산 방지를 조건으로 내세우며 FBC와 손잡고 상정안을 올렸지만, 박쥐집 아이디어가 카운티 위원회에서 통과될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일반인들 사이에는 모든 박쥐가 레이비스를 지니고 있다는 관념이 있다. 그러나 FBC에 따르면 실제 연구 결과 박쥐군 1% 이하에서 레이비스가 발견되고 있다. 미국에서 박쥐를 매개로 한 레이비스 사망자는 1-2명이다.

해충 잡아먹는 박쥐, 일부 지역서 인기

한편 FBC는 케이프 커네버럴, 멜본 비치, 퍼난디나 비치, 마이애미, 탬파, 게인스빌 등 여러 도시에 크고 작은 박쥐집을 설치했고, 오렌지 카운티에는 30개 집을 만든다는 청사진을 지니고 있다.

100마리의 박쥐군이 하룻밤에 잡아 먹는 해충은 20만마리 정도에 이를 정도로 공중보건에 유용한 측면이 있다.

나무 기둥이나 위에 설치되는 박쥐집은 내부에 조그마한 방들이 있는 네모난 나무 상자로, 상하에 출입문이 있어 박쥐가 드나들 수 있다. 플로리다에서는 근래들어 박쥐를 이용한 모기 퇴치 방법이 호숫가나 모기가 들끓는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어 왔다. 이들은 박쥐집을 집 마당에 설치해 1-2년동안 꾸준히 박쥐가 날아들기를 기다린다.

플로리다에서 서식하는 박쥐는 19종류이며 이들 모두 곤충을 잡아먹는다. 특히 엄지손가락 크기의 몸체를 가진 브라질리언 박쥐는 보통 죽은 나무나 오크류 나무에 매달려 자라는 스패니쉬 모스를 서식처로 삼고 있다.

밤에 활동하는 박쥐는 모기를 잡아먹는 능력이 뛰어나다. 조그만 박쥐 한마리가 한 시간동안 먹어치우는 모기는 6백여마리. 가로 2 피트 세로 2 피트 정도의 박쥐집에 식구가 빽빽히 들어차면 1천여마리 정도여서 박쥐집이 활성화 된다면 집 주위의 모기 서식은 크게 줄어들만 하다.

그러나 박쥐집에 박쥐가 날아들게 하려면 위치 선정과 디자인 그리고 인내심이 필요하다. floridabats.org 정보에 따르면 박쥐집은 보통 확트인 땅에서 15피트 이상 높이에 설치해야 하고, 남쪽을 향해 있어야 한다. 잘 설치된 박쥐집에는 몇 개월 내로 박쥐가 날아들기 시작하며 2-3년이면 안정적인 숫자로 불어난다.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3055 미국 플로리다 열대정원, 독보적 식물 수두룩 코리아위클리.. 16.04.01.
3054 미국 ‘파산자 당신' 그래도 기회는 있다 코리아위클리.. 16.04.01.
3053 미국 먹고살기도 바쁜데 배심원 하라고? 코리아위클리.. 16.04.01.
3052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 어떻게 골프의 메카가 되었나 file 코리아위클리.. 16.04.02.
3051 미국 ‘트럼프 대안’ 케이식을 주목하라..여론조사 힐러리 앞서 file 뉴스로_USA 16.04.03.
3050 미국 샌더스 뉴욕서 힐러리에 선전포고 file 뉴스로_USA 16.04.03.
3049 미국 뉴욕 일원 강풍 꽃샘추위 수만가구 정전 피해 file 뉴스로_USA 16.04.04.
3048 미국 반총장이 청년 영화제작자 인터뷰한 까닭은 file 뉴스로_USA 16.04.04.
3047 미국 원인 미스터리 자폐증, 개인 편차 커 코리아위클리.. 16.04.08.
3046 미국 오바마케어 가입자 60%, 보조금 반납해야 코리아위클리.. 16.04.08.
3045 미국 플로리다 지카 바이러스 환자 계속 늘어 79명 file 코리아위클리.. 16.04.09.
3044 미국 식당 위생검사에서 226건 적발, 도대체 왜? 코리아위클리.. 16.04.09.
3043 미국 미국 노인층, 인구 지형에 격변 일으킬 듯 코리아위클리.. 16.04.09.
3042 미국 선거철 직장내 정치논쟁 어디까지? 코리아위클리.. 16.04.09.
3041 미국 '전통 장례냐 화장이냐' 미국 유대사회의 장례 논쟁 코리아위클리.. 16.04.11.
3040 미국 혼합무술 인기, 이제 성인 넘어 아동까지 코리아위클리.. 16.04.11.
3039 미국 유일호 부총리, 뉴욕서 한국경제 설명회 개최 file 뉴스로_USA 16.04.14.
3038 미국 슁글-대상포진 40대 이후 주로 발생 코리아위클리.. 16.04.14.
3037 미국 대학 결정엔 재정보조가 큰 부분 차지 file 코리아위클리.. 16.04.14.
3036 미국 해수 상승으로 금세기말 미 해안가 1300만명 피해 코리아위클리.. 16.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