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부터 6주간, 퍼레이드에 30만명 인파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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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로리다주 탬파 시정부 웹사이트. 2023년 가스파릴라 퍼레이드 정보를 올려놓았다. ⓒ tampa.gov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플로리다주 탬파시 연례 행사인 '가스파릴라 해적 축제(Gasparilla Pirate Fest)'가 28일부터 6주간 이어진다. 축제는 이 지역서 오랫동안 전해지고 있는 '해적 신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현재 탬파베이 프로풋볼팀의 이름이 부캐니어스(Buccaneers·해적들) 인 것도 이 신화와 무관하지 않다.

가스파릴라 축제는 1904년 처음 시작됐다. 현재 <탬파베이타임스>의 모체인 <탬파모닝트리뷴>의 기자였던 매리 루이스 더지는 이름이 '가스파'라는 해적 이야기를 당시 일반인들에게 소개했다.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반까지 멕시코만을 무대로 활동한 해적 단장 호세 가스파(Jose Gaspar)는 플로리다가 미 연방주에 합류할 즈음 벌어진 미 해군들의 해적소탕작전 당시 생을 마감했다. 해군과 치열한 싸움을 벌이던 가스파는 자신의 배가 침몰하기 시작하자, 해군 함대를 향해 "가스파릴라는 적의 손에 결코 죽지 않는다!"라고 외치며 자신의 손에 들려있던 닻 체인을 손목에 칭칭 감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이같은 이야기에 흥미를 느낀 탬파시는 마침 준비중이던 '5월의 축제'에 주민들의 흥미를 유도하고자 해적 이야기를 축제의 주제로 삼았다. 이후 5월의 축제는 가스파릴라 축제로 대체되고 몇 차례 고비를 넘기며 꾸준히 그 명맥을 이어왔다.

그러던 중 1991년 수퍼볼 게임 즈음에 열린 축제는 미 전국의 눈길을 받게 되고, 이때부터 축제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은 더욱 고조되기에 이르렀다. 가스파릴라 축제는 뉴올리언스의 '마르디 그라'식으로 자리잡아가면서, 해적을 접합시킨 탬파의 고유한 상징으로 명성을 얻어가고 있다.

탬파시는 올해 퍼레이드에 30만명 인파가 몰릴 것으로 전망했다.

축제는 수많은 배를 대동한 해적선이 대포를 쏘아대며 탬파베이 쇼어 블리바드 쪽 육지에 입성한 다음, 시청을 점거하고 시장과 함께 거리에 나와 '시 탈환'을 기념하며 벌이는 거리 퍼레이드로 시작한다. 해적들이 보물상자를 열어 구슬 목걸이들을 던지면 길거리 관중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축제가 인기를 끌면서 탬파시는 올해 처음으로 야간 에어쇼 공연까지 준비했다. 오후 6시30분부터 시작하는 공연에는 낙하산 점프와 불꽃놀이가 있으며, 특히 불꽃놀이는 해적들과 탬파시의 상상의 싸움을 재현하는 모습도 담는다.

축제의 팡파레 행사 퍼레이드가 모두 끝나면 탬파 옛 동네 이보르시티를 비롯한 인근 다운타운은 맥주 파티에 빠진다. 이후 6주간에 걸쳐 탬파베이 지역에는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리며, 일부 유명 술집들은 번갈아가며 특별공연 등 파티를 이어간다.

역사의 요동과 함께한 가스파릴라 축제

그렇다고 축제가 성인들을 위한 것만은 아니다. 본격적인 축제보다 일주일 앞선 21일에 열리는 어린이 가스파릴라에서는 아동들이 해적 복장을 하고 행진할 수 있는 퍼레이드 외에 다양한 행사가 벌어진다. 퍼레이드 경로도 성인 퍼레이드보다 짧고, 구간내 술 판매를 일체 금한다.

한때 가스파릴라 축제에는 비판이 따르기도 했다. 행사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베이쇼어 불러바드, 다운타운, 채널사이드, 그리고 이보르 시의 도로가 완전히 막혀 하루동안 도시 전체에 정체현상이 빚어지는 등 주민들의 생활에 불편을 끼친다는 것이다.

그러나 탬파시는 가스파릴라 축제는 비용이 드는 만큼 그만한 가치가 있는 행사라고 주민들을 달랬다. 축제가 더욱 활성화되면 관광객들을 끌어들여 탬파 경제에 큰 이익을 안겨주고, 그 혜택이 주민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실제로 관광 공사인 '비짓 탬파베이(Visit Tampa Bay)'에 따르면 어린이 미니 퍼레이드와 대형 해적 퍼레이드는 근래 탬파베이 지역에 4천만 달러 이상의 경제적 영향을 끼쳤다.

가스파릴라 축제는 역사의 요동과 함께 출렁이기도 했다.

1918년 1차 세계대전때는 행사에 들어갈 비용이 전쟁비용으로 쓰여서 취소됐으며, 2차대전 중인 1942년때도 역시 같은 운명을 맞았다. 1991년대에는 슈퍼볼 행사 덕분으로 미 전국에 널리 알려졌으나, 대신 흑인지도자들로 부터 '백인들만의 행사'라는 비난을 들었다.

당황한 주최측은 스폰서를 포기했으며 탬파시도 재빨리 '밤볼리오'라는 생뚱한 축제를 개설했다. 하지만 이 축제는 주민 참여도가 너무 저조해 이듬해에는 다양성을 보강한 가스파릴라가 다시 제자리를 찾기도 했다.

2003년 탬파베이의 미식축구팀인 버캐니어스의 슈퍼볼 우승과 함께 가스파릴라는 절정을 이루었다.

2011년에는 10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행사를 벌여 40여만명의 주민들이 베이쇼어로 몰려 다운타운을 삐걱이게 만들었다. 2021년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행사를 건너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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