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초비상, 예방접종 증명 못하면 벌금 1000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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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방질병통제국(CDC)이 내놓은 2019년 4월 11일 미 전역의 현재 홍역 발생 보고 건수 그래프. 매주 월요일 발표하고 있다.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전국적으로 홍역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뉴욕시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주민들에게 고액의 벌금까지 부여하고 있다.

4월 11일 현재 미국에서 보고된 홍역 환자는 19개 주 555명에 달하며 증가 추세에 있다. 미국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4월 첫째 주에만 미국 전체에서 78건의 새로운 홍역이 보고되었는데, 이전 기간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이다. 오랜 기간 홍역 발생 건수가 감소하는 것을 보아온 소아과 의사들은 최근의 전국적인 홍역 증가 추세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홍역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고열과 콧물, 발진 등의 증상을 보이는데,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회복되지만, 심한 경우 목숨을 잃기도 한다.

연방질병관리본부(CDC)에 따르면, 1960년대 초에 홍역 백신이 나오기 전 매년 400명에서 500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홍역은 미국에서 거의 사라졌다.
올랜도 니머스 아동 병원(Nemours Children’s Hospital)의 토머스 레익시 박사는 "면역하지 않는 것은 기본적으로 아이들이 병에 걸려 죽었던 전근대 시대로 돌아가는 것이다"라면서 자녀들의 예방접종을 설득하고 있다.

뉴욕-플로리다 등 여행객 많은 주들, 확산 위험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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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방질병통제국(CDC)은 해외여행시 반드시 홍역예방주사를 맞도록 권유하고 있다.
 
특히 여행객이 많은 플로리다는 더욱 경계를 요하는 지역이다. 집단면역률이 낮으면 낮을수록 여행객들을 통해 홍역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홍역은 인구의 높은 퍼센트가 예방접종을 받을 때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데, 면역률이 91% 이하로 떨어지면 홍역 발생 확률은 높아진다.

플로리다와 마찬가지로 여행객이 많은 뉴욕시는 지난 9일 브루클린 지역에 공공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 주민은 의학적으로 확실한 이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모두 의무적으로 홍역과 볼거리, 풍진을 예방하기 위한 MMR 백신 접종을 받아야 한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예방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홍역 확산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접종을 받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해당 지역 주민 가운데 예방 접종을 거부하거나 이미 접종을 받았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할 경우 1천 달러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최근 뉴욕시에서 홍역 환자가 285명이나 나오면서 이 같은 조처를 취하게 되었다. 1991년 이후 최대 규모이며 지난주 미국 전역에서 보고된 홍역 발병 건수의 3분의 2 이상이 뉴욕에서 나왔다고 한다.

“종교적 이유 접종 면제 관행 폐지해야”

문제는 홍역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집단 예방접종을 필요로 하는데, 여러 이유로 접종을 피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특히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 지역이 발병 건수가 많은 것으로 집계되었는데, 이곳은 초정통파 유대교도들이 많이 사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엄격한 교리를 따르는 일부 유대교도들은 종교적인 이유로 홍역 예방접종을 꺼린다고 한다..

홍역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은 어린이가 이스라엘에 다녀왔다가 걸리면서 퍼졌다고 하는데, 이스라엘에서도 최근 홍역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백신 면제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연방질병통제국(CDC) 자료에 따르면, 2017-18학년 동안 전국의 유치원생 중 2.2%가 예방접종을 면제받았다.

홍역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뉴욕, 뉴저지, 버몬트, 메인, 아이오와, 오리건, 워싱턴 같은 주의 의원들은 종교적 신념에 대한 백신을 면제하는 관행을 폐지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플로리다 지역도 의학적인 이유와 종교적 이유로 접종을 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플로리다 초등생 '종교 면제' 5년 간 35% 증가

플로리다에서 공립학교나 사립학교에 다니려면 반드시 예방접종을 받아야 하지만, 홍역 백신의 의학적인 문제나 종교적인 이유로 면제받을 수 있다.

플로리다 주 전체 20만 명의 어린들 중 6%에 해당하는 1만1500명이 의무적인 예방 접종을 면제를 받은 가운데 올해 유치원에서 공립학교에 입학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립학교의 경우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종교적인 이유로 면제를 받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종교적 면제를 받기 위해서는 카운티 보건부 양식에 부모 서명만 하면 된다.

주 보건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5년 동안 종교적인 면제를 받은 공립 초등학교 학생들은 약 35% 증가했다. 사립학교와 유치원을 포함한 18세까지의 자녀들을 종합하면 플로리다의 전체 종교 면제는 연 2만5000명으로, 5년 전에 견주어 105% 증가했다.

2018학년도에 2017학년도보다 25% 가까이 늘어난 5300여 건의 종교면제 혜택을 추가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렌지 카운티 접종률 91%, 플로리다 전체에서 ‘꼴찌’

중앙플로리다 지역에서는 2017-2018학년도에 종교적인 이유와 의료적 부작용 등을 이유로 공립학교와 사립학교의 유치원생 2400여 명이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다. 이는 지역 전체 학생 인구의 7.5%에 해당한다.

현재 소아과 의사들은 부모로부터 접종 면제를 요구받을 경우 영구적 면제보다는 일시적인 면제를 허락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플로리다의 공립학교와 사립학교의 학생들은 종교적인 면제보다 더 많은 임시 의료 면제를 받았다.

플로리다 보건부에 따르면, 플로리다의 목표는 95%의 어린이들이 유치원에 입학할 때까지 예방 접종을 받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목표에 미달하는 카운티들도 많다.
유치원생 중 예방접종률이 91%인 오렌지 카운티는 2017-2018학년도 전체 67개 카운티 중 꼴찌에 머물렀다. 브라워드 카운티는 94%의 면역률로 약간 나은 순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두 지역 모두 99.2%의 면역률로 1위를 차지한 팬핸들 지역의 프랭클린 카운티에 크게 뒤진다.

올랜도 느모어스 아동병원 감염병과의 케네스 알렉산더 박사는 "홍역은 항상 그물에 있는 구멍을 찾는 상어와 같다"면서 "가장 전염성이 강한 질병 중 하나가 그것이다"라고 말했다.

백신 반대 운동이 강화되면서 일부 소아과 의사들은 백신 접종을 하지 않는 아이들을 돌보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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