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정부에 영구적 수용소 설치 요구, 법 따르지 않으면 소송 가능
 
▲ 플로리다주 올랜도시 콜로니얼 선상의 한 호숫가에 누워있는 노숙자.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플로리다 주 의회에서 노숙자들이 공공장소에서 잠을 자는 것을 금지할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전략'이란 노숙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캠프(수용소)를 설치하는 법안이다.

하원 법안 1365호와 상원 법안 1530호는 시민이 접근권을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공공 소유 토지나 부동산에서 노숙자들이 잠을 자거나 캠핑을 하는 것을 지방정부가 금지하도록 요구한다. 대신 카운티와 지방자치단체는 인근 주거용 또는 상업용 부동산에 "불리하고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 장소에 캠핑 및 수면을 위해 일부 토지를 지정할 수 있다. 이들 영구적인 캠프는 보안, 깨끗한 화장실, 물 및 정신건강 서비스 등 일정 사항을 갖추어야 한다.

이 법안은 지방 정부가 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소송 비용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법안은 또한 지방정부들에게 보안, 깨끗한 화장실, 물 및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요구사항들을 갖춘 영구적인 캠프를 설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그리고 법안은 인도나 공원에서 잠자는 사람들을 그대로 두는 시와 군을 상대로 고소할 수 있는 권한을 주민에게 부여하고 있다.

법안은 론 디샌티스 주지사의 지지를 받았다. 디샌티스는 5일 마이애미 비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주 상원과 하원에 오른 법안들이 아직은 불완전하고 여전히 논의중인 사안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캠프 구축에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공공질서 보장, 주민 삶의 질 보장, 국민의 재산 가치 유지에 중점을 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라며 지방 정부들이 그들을 치료하고 수용하는 것을 돕기 위해 돈을 배정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노숙자들을 옹호하는 많은 사람들이 격렬한 반대를 하고 있는 가운데 법안은 속도를 내고 있다. 5일 상원 법사위는 법안 1530호를 8대 1로 통과시켰으며 하원 법안 1365호는 또한차례의 청문회가 예정되어 있다.

저렴한 주택의 부족으로 점점 더 많은 미국인들이 공원, 야영장 또는 자동차에서 잠을 자고 있다. 일부는 가족 및 친구들과 함께 지내거나, 여유가 있다면 모텔에서 잠을 잔다. 플로리다 지역 학군과 대학에는 수천 명의 노숙자 학생들이 존재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지난해 플로리다주 노숙자협의회(Council on Homeless)는 2019년보다 9% 증가한 3만809명이 노숙을 경험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1만 5706명이 야외, 자동차 또는 폐건물에서 잠을 잤으며, 이는 2021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주거 비용 증가를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중앙 플로리다의 경우 지난 4년간 임대료 중위값(미디안)이 459달러 증가했다.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노숙자 문제 해결에 '플로리다 모델'

플로리다 지방 자치단체들은 노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름대로 조치를 취해왔다.

연방 및 지역 정보원의 자금 지원을 받는 탬파베이 연합 및 비영리 단체들은 노숙자들이 마약이나 알콜 중독을 극복할 수 있는 대피소를 마련해 주는 것 등을 포함해 여러 형태로 도움을 주는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몇몇 지방정부들은 길거리 구걸(팬 핸들링)을 금지했다. 웨스트 팜 비치의 경우 사람들이 해변 공원에서 잠을 자는 것을 막기 위해 '아기 상어'와 같은 리드미컬한 노래들을 틀어놓았다.

마이애미 비치는 지난해 노숙자들이 대피소에 가기를 거부할 경우 체포할 수 있도록 했다. 지역 경찰은 지난해 말 이 조례에 따라 20명을 체포했으며 이들 대부분은 해변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한편 미국의 많은 지역들은 노숙자 해결에 연방정부의 "주택 우선" 접근법을 채택하고 있다. 이 접근법은 사람들을 임시 주거지가 아닌 영구 주거지에 안착시키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옹호론자들은 이 접근법이 노숙자들을 종식시키기 위한 저렴하고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노숙에 관한 연방정부의 전략, 즉 노숙자들을 영구적인 주택에서 살게 함으로써 노숙을 없애려는 전략은 실패한 것이라고 믿는다. 특히 주택에 입주하기 위해 마약과 술을 끊어야 한다는 조건은 노숙자들에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에 노숙자 문제 해결에서 성공적 결과를 이끈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전략은 오랫동안 '플로리다 모델'로 여겨져왔다.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는 1992년에는 1% 식음료세 형태로 노숙 서비스를 위한 전용 자금원을 전국 최초로 만들었다. 카운티의 노숙자 신탁은 노인들을 수용하기 위해 생활 주거지를 구입했다. 또 마약이나 정신 질환 문제를 안고 여전히 길거리에서 잠을 자는 노숙인들에게 의약품을 제공하기 위해 구호 요원들을 지역 사회에 파견했다. 이같은 전략에 힘입어 1990년대 초 8천명의 노숙자가 지난해 8월에는 1천명 미만으로 감소했다.

이번 플로리다 법안이 캠프에 수용되는 노숙자들에게 마약과 술을 끊어야 한다는 조건 대신 '자제'를 요구하는 문구를 포함한 것도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전략에서 영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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