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민주당 역풍 맞을 것”…….내년초 상원 탄핵심판, 기각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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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대선 출정식에서 승리를 다짐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김명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 추 결의안이 결국 하원을 통과했다. 17대 존슨과 42대 클린턴에 이어 미국 역사상 세번째 탄핵이다.

민주당 주도의 연방 하원이 18일 열린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트럼프 대통령 탄핵 소추 결의안은 두 가지 항목이다. 먼저 ‘권력 남용’ 조항은 찬성 230표 대 반대 197표, 두 번째 ‘의회 업무 방해’ 조항은 찬성 229표 대 반대 198표로 통과됐다. 탄핵안 가결 정족수는 재적인원 435명의 과반수인데, 두 항목 모두 과반 기준을 훌쩍 넘겼다.

‘권력 남용’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적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관한 조사를 요구하면서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를 보류한 데 따른 것이고, ‘의회 방해’는 이에 관한 하원 조사를 방해했다는 혐의다.

미국 역사상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하원을 통과한 것은 지난 1868년 17대 대통령 앤드루 존슨, 그리고 1998년 42대 대통령 빌 클린턴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존슨 전 대통령은 남북전쟁 후 수습방안을 둘러싼 대립이 원인이었고, 클린턴 전 대통령은 백악관 수습 직원과의 성 추문에 관한 위증, 그리고 사법 방해 등이 탄핵 사유였다. 앞선 두 사람 모두 민주당 소속이었는데, 공화당 소속 대통령이 탄핵 소추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공화당 소속 대통령에 탄핵을 추진한 적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74년에는 하원이 공화당 소속 리처드 닉슨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를 밟았는데, 하원 본회의 표결에 앞서 닉슨 대통령이 사임했다. 닉슨 대통령은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선거 사무실에 공화당 관계자들이 무단 침입한 ‘워터게이트’ 사건 등에 책임을 추궁 받았는데, 당시 공화당 지도부는 하원을 거쳐 상원의 탄핵 심판이 진행되면, 닉슨 대통령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미국 역사상 최초로 탄핵 파면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피하기 위해 스스로 물러난 것이다.

트럼프 “민주당 역풍맞을 것” vs. 샌더스 ‘병적인 거짓말 쟁이 그냥 둘 수 없어”

이날 표결에 앞서 양당 의원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당초 양당이 합의한 토론 시간은 6시간이었으나, 이를 훌쩍 넘기며 저녁 늦게까지 토론이 진행됐다. 민주당 쪽에선 탄핵의 당위성과 시급성을 주장했고, 공화당에선 탄핵 사유가 사실로 확인된 게 없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대통령의 무모한 행동으로 탄핵이 필요하게 된 현실이 비극적”이라면서 “하지만 탄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탄핵 소추 절차는 하원의 ‘탄핵 조사’에 이은 상원의 ‘탄핵 심판’ 등 2단계로 진행된다. 하원에서 탄핵 소추 결의안을 가결하면 기소됐다는 의미이고, 이제 상원 탄핵 심판에서 유죄, 무죄를 가리게 되는데, 상원에서 유죄로 나오면 공식 ‘파면(removed from office)’된다.

일부 국가에서는 탄핵 소추안이 가결돼서 탄핵 심판이 열리면 직무를 정지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미국은 다르다. 앞으로 상원의 탄핵 심판에서 탄핵안이 최종 인용되지 않는 한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과 책임은 그대로 유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근거 없이 탄핵을 강행했기 때문에 유권자들로부터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대선 경합주인 미시간주에서 유세에서 “이번 탄핵은 오히려 민주당 측의 ‘자살 행렬’이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상원에서는 탄핵안이 기각되고, 자신이 내년 대선에서 재선될 것을 자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이번 탄핵은 근거 없는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면서 민주당을 강하게 비난했다.

하지만 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일제히 하원의 탄핵안 가결에 지지 입장을 발표했다.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우선, “우리나라(미국)에 침통한 순간”이라고 현 정국을 평가하면서 “미국에서는 대통령을 포함한, 그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하원의 결정에 동의한다는 영상 메시지에서 “오늘(18일)은 미국 민주주의에 슬픈 날이지만, 필요한 날”이라면서 “하원이 표결로,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 시킨 것은 옳은 일”이라고 덧붙이고 “병적인 거짓말쟁이를 백악관에 그대로 둘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대거 찬성 없으면 탄핵 불가능… 여론은 ‘반반’

트럼프 대통령 기대처럼 상원에서 탄핵안이 기각될 가능성이 크다. 상원의 탄핵안 의결 정족수는 재적인원 3분의 2로, 하원보다 높다. 전체 의원 100명 가운데 67명이 찬성해야 하는데, 민주당과 무소속을 모두 합해도 47명으로 탄핵안 인용 기준에 20표가 부족하다. 따라서 공화당에서 대거 탄핵 찬성에 합류하지 않으면 가결은 불가능하다.

상원의 탄핵 심판은 성탄절을 비롯한 연말 휴가를 보내고 내년 초에 관련 일정을 진행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랙과 관련하여 미국민의 여론은 찬성과 반대 여론이 절반 정도로 갈리고 있다. < CNN 방송 > 최신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하고 파면시켜야 한다는 반응이 46%, 탄핵은 안된다는 쪽이 49%로 나왔다. 하지만 <폭스뉴스> 최근 조사에서는 탄핵하고 파면해야 한다는 응답이 50%였고, 탄핵 절차에 아예 반대하는 비율은 41%에 머물렀다.

미국 주요 신문은 19일 자 1면 머리기사로 탄핵안 가결 소식을 다뤘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탄핵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대통령이 탄핵됐다”, < USA투데이 >도 “탄핵됐다”는 제목을 큰 활자로 찍어냈다. < CNN >과 <폭스뉴스>를 비롯한 유력 방송사들도 진보와 보수 성향을 가릴 것 없이 가장 비중 있는 뉴스로 취급했다.

한편 트럼프의 탄핵이슈와 관련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이 “완전히 날조된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민주당 측이“갖가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트럼프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리려고 시도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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