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도 해 보기 전에 아이디어 꺾어서는 안 된다" 의견도
 
▲ 플로리다주 포크 카운티 포트 미드에 쌓여있는 인산석고. <사진: 위키피디아>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탬파에 본사를 둔 모자이크 회사는 <포춘 500대 회사> 중 하나인 비료 제조업체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멀버리 지역에 있는 회사 인근의 도로 건설에 500톤 미만의 인산석고(phosphogypsum)를 시범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미국 환경 보호국(EPA)에 허가를 요청했다. 그러자 지역에서는 이를 '방사능 도로'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그렇다면 인산석고가 논란거리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료의 3대 필수 요소인 인(인산염 phosphate)은 인광석에서 나온다. 비료 제조업체는 인광석에서 인을 추출하고 제조공정에서 나온 부산물을 주변에 적치하는 데, 이것이 바로 모자이크 회사가 도로 기층재에 시범적으로 사용하겠다고 하는 인산석고이다. 문제는 인광석에는 방사능 물질인 우라늄과 라돈이 함유되어 있고, 인을 빼고 남는 인산석고에도 라돈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에서도 여수국가산단 내 남해화학 적치장에 보관 중인 인산석고 2000여 만톤이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모자이크사는 지난 8월 회사는 주정부가 시범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졌다며 프로젝트를 1200톤으로 확장하고 도로 길이를 2000피트 늘일 것을 요청했다. 이같은 요청은 론 디샌티스 주지사가 도로 건설의 시험 재료로 주 교통부가 폐기물을 연구할 수 있도록 하는 초당적인 법안에 서명한 후에 이루어졌다. EPA는 모자이크사가 시험 도로를 진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결정을 아직 내리지 않았다. 모자이크사는 시범 도로에 석회암 알갱이, 콘크리트 및 모래 등에 인산석고를 혼합할 예정이다.

<탬파베이타임스>는 10월12일 "방사능 도로? 플로리다는 이 아이디어를 막무가내 반대해서는 안된다(Radioactive roads? Florida shouldn’t dismiss the idea too quickly)"라는 사설에서 플로리다 여러 지역에 쌓여 있는 문제의 부산물을 가장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험도 해보기 전에 두려움만으로 아이디어를 꺾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신문은 도로 건설 테스트에 "절대 안된다"라는 반응 대신 건설적인 대안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현실적이라며 "접근법이 안전한가, 현재 상황보다 덜 위험한가, 그리고 다른 대안들보다 나은가"를 따져야 한다고 제시했다.

인산석고는 1989년 환경 보호국이 사용을 금지하면서 판매 통로가 막혀 산더미처럼 쌓이게 됐고, 미국내 일부 비료업체의 인산석고는 200피트 높이에 수백 에이커를 차지하고 있다. 2020년 트럼프 행정부의 EPA는 정부의 도로 건설 프로젝트에 인산석고 사용 요청을 승인했다. 그러나 환경문제에 예민한 민주당의 바이든 행정부하에서 EPA는 1년도 채 되지 않아 금지를 복원했다.

탬파베이의 인산석고 중 일부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켜 왔다. 2009년에는 화이트 스프링스의 한 인산석고에서 싱크홀이 발생해 8400만 갤런의 폐수가 유출됐다. 2016년에는 멀버리 소재 모자이크사 인산석고 아래에 싱크홀이 발생해 석고 상단의 못에서 아래 대수층으로 2억 1500만 갤런의 폐수가 유출됐다. 2019년 모자이크사는 바토우 소재 공장의 석고에서 오염된 물이 새어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2021년 4월에는 피니 포인트 부지에 있는 거대한 연못이 누수되기 시작해 붕괴될 위험이 있었고, 이로 인해 주정부는 2억 1500만 갤런의 오염된 물을 탬파베이로 방출할 것을 승인해야 했다. 이렇듯 적채된 인산석고는 여러모로 유해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대량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플로리다에서 석고를 도로 건설에 사용하는 아이디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주정부는 1986년과 1987년에 중부 포크 카운티와 북부 컬럼비아 카운티에 건설된 두 개의 도로에 실험적으로 인산석고를 사용했다. 이 프로젝트는 마이애미 대학, 포크 및 컬럼비아 카운티 공공사업부와 플로리다 교통부에 의해 시행됐다. 인산석고는 도로 건설 비용을 절반 이상 절감하는 데 도움을 주었고, 재료는 강하고 내구성이 있는 것으로 증명됐다.

1989년 마이애미 대학의 한 연구는 "건설 전후에 도로 주변의 토양에서 방사선 물질 라돈을 생성하는 라듐(226Ra)의 수준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리고 도로를 따라 샘플로 채취된 다른 위치의 토양에서도 마찬가지였다"라고 지적했다. 또 연구자들은 수년 동안 도로 주변의 토양과 물을 계속 실험했다. 이외 일부 전문가들은 인산을 쌓아두는 것은 그것을 사용하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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