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노이주 당첨자, ‘구걸편지’ 1천통에 폭발물 위협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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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숫자의 조합으로 당첨 확률이 극히 희박한 복권에 당첨되는 행운 뒤에는 때로 괴로움도 따른다. 사진은 롱우드시 한 편의점 카운터에 진열된 파워볼 복권 모습.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역대 최고 당첨금이 걸려 미국 전역에 '로또 광풍'을 몰고 왔던 파워볼 이후 크고 작은 복권 관련 뉴스가 연일 오르내리고 있다. 당첨 복권 3장 중 2장의 주인이 아직 안나타나서일까.

당첨 복권은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그리고 테네시주에서 팔렸으며 이중 테네시주 당첨자인 린다와 존 로빈슨 부부는 지난 달 15일 전국 방송 프로그램인 ‘투데이쇼’에 등장해 복권 당첨 사실을 알리고 복권국에서 당첨금을 수령했다.

전문가들은 복권 당첨자가 자신의 신분을 바로 드러내지 않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라고 말한다. 로또 당첨을 확인한 후 재정 설계가, 변호사를 찾고 가족들과 얘기할 시간이 필요한 탓이다.

린다와 존 로빈슨 부부처럼 테네시 복권국에서 당첨액을 신청하기도 전에 유명 방송사에 나와 당첨 사실을 알리는 경우는 의외에 속한다. 로빈슨 부부는 추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방송에 출연했다.

방송 진행자 카슨 델리는 “5억달러가 넘는 당첨 복권을 주머니에 넣고 뉴욕시에 나타났다는 것에 당황스럽다”고 지적하자, 로빈슨 부부는 모든 사람에게 자신들이 알려졌기 때문에 이제부터 신경이 쓰일 것이라 답했다.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주 당첨자는 앞으로 당첨금 수령 기간이 1년 6개월 정도 남아있다. 만약 이 기간을 넘기면 상금은 교육프로그램으로 돌아간다.

복권 당첨은 누구나 한번쯤은 꿈 꾸는 큰 행운이지만 당첨자에게는 한동안 부담이 따를 수 밖에 없다. 특히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는 당첨자 이름을 기자회견을 통에서 알리도록 요구하고 있어 당첨자는 사전에 만반의 준비를 하지 않는 한 큰 괴로움을 당할 수 있다.

일례로 1984년 마이크 위코프스키는 4천만달러가 걸린 일리노이주 로또에 당첨됐다. 당시 이 금액은 1인 당첨금으로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액수였다.

당첨 30년 후 위코프스키는 <시카고 트리뷴>을 통해 당시의 경험을 전한 바 있다. 당첨 발표가 있자 틴에이저 소녀들이 자신의 집 뜰에 진치겠다는 통보를 하는가 하면, 어떤 이
는 폭발 위협을 가했다. 물론 자선을 요구하는 편지들도 1천통이 넘게 날라들었다.

특히 편지 발신자 중 어떤 한 여성은 자신의 수중에 20달러밖에 남지 않았다며 무려 21페이지에 달하는 글을 등기 우편으로 보냈는데, 우편 비용이 19달러였다고 위코프스키는 전했다.

2014년 파워볼 당첨자 중 한 사람인 캘리포니아주 B. 레이먼드 벅스톤은 이같은 괴로운 사정을 피하고자 나름 신중을 기한 사람이다. 그는 복권 당첨 6주 후에 변호사, 회계사, 홍보 상담가를 대동하고 복권국에 나타났다.

심지어 벅스톤은 사진기 앞에 섰을 때 입을 옷을 고르면서 전문가의 충고를 따랐는지 그가 입은 티셔츠에는 영화 스타워즈의 요다 캐릭터 그림과 함께 "제다이의 행운이 나에게 (Luck of the Jedi I have)"라는 글귀가 올라 있었다.

그러나 당시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지는 벅스톤의 이같은 옷 선택이 그의 얼굴을 대중의 시선으로부터 크게 흐뜨러트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2억4220만달러의 대형 수표가 티셔츠 앞부분을 가려 버렸기 때문이다.

복권 당첨후 6년만에 모습 드러내기도, 왜?

뉴욕주의 앤디 애쉬카의 경우 5백만달러 상금이 걸린 복권을 당첨 6년만인 2012년에 수령하려고 나타난 희귀한 케이스이다.

그가 전한 당첨금 수령 연기 이유는 매우 현명한 듯 했다. 우선 에쉬카는 해당 복권을 자신의 부모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구입했다. 그리고 그는 뜻밖의 횡재가 자신의 삶을 뒤바꿔놓을 것 같은 두려움에서 복권을 오래 간직하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갑작스런 행운이 약혼과 결혼을 앞둔 자신의 삶에 영향을 끼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애쉬카는 바로 다음 해에 25년 감옥형을 받았다. 부모 가게의 고객으로부터 당첨 티켓을 훔친것으로 드러난 탓이다.

당시 당첨 티켓은 로버트 마일스라는 사람이 구입했다. 그는 2006년 시라큐스시 그린 에일 마켓에 당첨 티켓을 들고 갔으나 애쉬카는 당첨금이 5천 달러라며 마켓 할당금 1천달러를 제외한 4천달러를 쥐어주었다. 마일스는 재판에서 자신이 당시 빚에 쪼들리던 중 마약에 취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2년 후 파산하게 됐다는 증언도 했다.

관리 수리공이었던 마일스는 당첨금을 제대로 받았다면 자신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하고 종종 생각한다고 2012년 지역 신문인 <포스트-스탠다드>에 전했다. 마일스는 결국 2013년 8월 복권 당첨자로 인정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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