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법은 여성의 사생활과 종교의 자유 침해"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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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로리다주에서 낙태 찬반 논란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사진은 20여년전 플로리다 올랜도시 에지워터 선상에 오른 반낙태 단체의 도로 광고판 모습. '낙태는 아기를 죽이는 일! 생명을 택하라'라는 문구를 담고 있다.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이 50년 가까이 유지된 낙태권 보장 판례(로 대 웨이드)를 뒤집는 결정을 내리자, 찬성과 비판의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낙태 반대단체들은 대법원의 판결에 환호한 반면, 찬성측에서는 여성의 권리가 후퇴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생명의 신성함을 강조하는 종교단체들의 반응은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의외로 종교나 분파, 혹은 신자들에 따라 반응이 상당히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AP 통신은 지난 26일 피츠버그 세인트 폴 대성당의 크리스 스투브너 주교가 설교 중 대법원의 낙태권 보장 폐기 판결에 대해 언급하면서 "큰 기쁨과 축복의 날"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통신은 낙태 금지를 지지하는 교인이 다수인 교회는 '노예해방에 준하는 결정'이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반면, 뉴욕 맨해튼 소재 미들컬리지에이트 교회의 재키 루이스 목사는 여성과 자유에 타격이 가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인의 낙태권 옹호 비율이 높은 일부 교회에서는 대법원 결정을 극복하고 임신과 출산에 대한 인간의 권리 회복을 위해 힘쓰겠다는 교회들도 있었다.

한편 플로리다주에서는 낙태에 대해 매우 엄격할 것으로 보이는 유대교 단체가 임신 15주 이후 낙태를 금지하는 플로리다주 새 법에 도전하고 나섰다.

남부 플로리다 팜비치 카운티의 유대교 단체 '리도 바도(Congregation L’Dor Va-Dor)'는 새 주법이 사생활과 종교의 자유 권리를 침해한다며 지난 10일 레온 카운티 순회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앞서 낙태 클리닉(진료소)도 최근 레온 카운티에서 새 법의 합헌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두 소송건 모두 론 드샌티스 주지사가 지난 4월 서명한 법이 낙태와 관련하여 핵심적인 역할을 해 온 '사생활을 누릴 권리'를 침해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여기에 더해 팜비치 카운티 유대교 신도들은 소송에서 새 법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해 <탬파베이타임스> <올랜도센티널> 등 지역 미디어의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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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로리다주 올랜도시 에지워터 선상의 빌보드판. '임신 후 18일이면 심장이 뛴다'라는 내용이 올라있다. ⓒ 코리아위클리
 
유대교 단체의 주장

유대교 단체가 제기한 소송의 핵심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유대인들에게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새로운 생명이 세상에 나오게 하는 결정은 가볍게 받아들여지거나 국가의 명령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유대인 법률에서 여성의 건강, 정신적, 육체적 안녕을 위해 필요한 경우, 또한 플로리다 주의 새법이 허용하지 않는 다른 이유들로도 낙태가 허용된다."

"새법은 유대인 여성들이 정부의 간섭으로부터 신앙을 자유롭게 실천하는 것을 금하고 있으며, 여성들의 사생활 권리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

"법에 반영된 종교적 견해를 공유하지 않는 우리 신도들과 다른 이들은 고통당할 것이며, 플로리다 헌법에 배치되는 새 법으로 종교적 자유를 침해당함으로써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을 것이다."

"역사상 다른 나라들의 수많은 법처럼 정교분리를 유지하지 못하는 것은 유대인 가정을 위협하고, 유대인들에게 다른 종교의 법을 강요함으로써 유대인들을 위협한다."

한편 임신 15주 이후 낙태 제한은 올해 플로리다 입법 과정에서 가장 논란이 많았던 사안 중 하나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올랜도 남부 키시미의 한 교회에서 법안 서명 행사를 열고 "플로리다가 생명권을 보호한다"라면서 "우리는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는 이들을 방어하기 위해 오늘 여기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새법은 여성의 마지막 생리 첫날을 기준으로 15주 후에는 의사가 낙태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다만 임산부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낙태가 필요하다고 의사가 인증하는 경우 등은 제외된다.

한편 레온 카운티 순회 법원의 존 쿠퍼 판사는 플로리다주 새 법이 발효되기 하루 전인 30일 법의 효력을 일시 정지했다. 새 법이 사생활을 보장한 주 헌법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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