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현재 환자 16명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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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숲모기 ⓒ CDC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 기자 = 플로리다 주가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공중보건 비상사태 지역을 늘리고 있다.

릭 스캇 주지사는 지난 달 말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들의 거주지인 마이애미-데이드, 리, 힐스버러, 산타 로사 등 4개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또 3일에는 3명의 환자가 발생한 브라워드 카운티가 비상사태 선포 지역에 올랐고, 이어 오시올라 카운티가 추가됐다.

9일 현재 주내 지카 바이러스 감염 환자는 16명이다. 이들은 모두 지카 바이러스 확산 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스캇 주지사는 미 질병통제예방국(CDC)으로부터 지카 바이러스 감염을 진단할 수 있는 도구 500개를 지원 받았으나 환자가 늘면서 1천개를 추가로 요청한 상태이다. 플로리다에는 주민 2천만명 외에 연간 여행객이 1억명이 넘는데다 지카 바이러스가 처음 등장한 브라질 등 중남미의 교두보에 위치해 있어 바이러스 노출 위험이 타주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소두증 신생아 급증... 백신이나 치료제도 없어

지카 바이러스는 올해 브라질에서 급속히 퍼지기 시작했다. 브라질 보건 당국은 소두증 증세를 가진 신생아 출산이 급증하자 조사를 실시했고, 질병이 이집트 숲 모기가 옮기는 지카 바이러스와 직접적 연관이 있다고 발표했다. 즉 임신부가 임신 초기에 이집트 숲 모기에 물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태아의 두뇌가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소두증 신생아를 출산할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지난 달 가임기 여성의 중남미 국가 여행을 자제하라는 경보를 발표했다. 또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는 2일(현지시각) 지카 바이러스의 창궐이 국제 보건 비상사태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공식 발표문을 공개했다.

지카 바이러스는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태이다. 그러나 대다수 일반인들에게는 증세가 대체로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이다. 건강 전문가들은 상당수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해도 이를 모르고 지나치거나 혹은 발진, 발열, 관절통 등과 같은 미약한 증세를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WHO는 올해 엘니뇨의 영향 때문에 세계 여러 지역에서 모기 개체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지카 바이러스가 더욱 폭발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플로리다주는 연중 온화한 기후로 모기가 끊이지 않는 편인데다 올해 겨울철이 다른 해와는 달리 따뜻하고 비가 오는 날이 많아 지방 보건소들은 모기 감시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보건소들은 주민들이 집 주변에 물이 고일만한 깡통, 타이어 등을 치워 모기를 불러 들일만한 환경을 제거하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한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카 바이러스와 관련해 모기 박멸과 방역, 백신 개발, 임신부를 위한 예방 교육 등을 위해 긴급 자금 18억 달러를 편성해달라고 미국 의회에 요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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