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심원 선정과정에서 ‘의도적 인종차별’ 이유로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김명곤 기자 = 연방 대법원이 21일 7-2로 미시시피 가구점 사형수 커티스 플라워스에 대한 유죄 평결을 무효로 뒤집었다. 배심원 선정 과정에서 인종차별이 있었다는 것이 주 이유다.

플라워스 는 1996년 7월 미시시피주의 한 가구점에 들어가 4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희생자 4명 가운데 3명이 백인이었는데, 플라워스는 이 가구점에서 일하다 살인 사건이 일어나기 얼마 전에 해고됐다.

검찰은 플라워스가 해고한 당한뒤 월급을 제대로 정산해주지 않는 가구점 주인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는혐의로 체포했다.

플라워스는 사건 당일 알리바이를 제시하지 못했으나 전과 기록이 전혀 없다는 점, 현장 증거나 증인들의 증언이 정확하게 맞지 않는다는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이번에 판결이 뒤집힌 이유는 인종차별이 심한 미시시피 주가 배심원 선정 과정에서 흑인 배심원을 일부러 배제하는 등 인종차별을 했다는 것이다.

지난 1986년 미국 연방 대법원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한 수정헌법 6조와 모든 사람이 법 아래 동등한 보호를 받는다는 것을 규정한 수정헌법 14조에 근거해 배심원을 선정할 때 인종을 고려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플라워스는 1996년 살인 사건과 관련해 모두 6번 재판을 받았는데, 같은 검사가 무려 6번 이나 기소했다. 두 번은 배심원들이 합의를 이루지 못한 미결정 심리로 끝났고, 네 번 유죄 평결을 받았다.

이렇게 재판이 계속된 이유는 검찰이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네 번 유죄 평결을 받았지만, 그 가운데 세 번은 미시시피주 대법원이 검사 조처에 문제를 제기하며 하급 법원 판결을 뒤집었다. 결국 2010년에 열린 여섯 번째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서 연방 대법원에까지 오르게 되었다. 하지만 플라워스 측은 검사가 흑인 배심원 후보 6명 가운데 5명을 배제하는 등 또 다시 인종차별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평결에서 대법관 9명 가운데 7명이 유죄 판결을 무효화 하는데 동의했다.

다수 의견을 쓴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검찰이 여섯 차례 재판을 하면서 흑인 배심원들을 계속 배제시키려 했다고 주장했다. 흑인 배심원 후보 42명 가운데 41명을 탈락시켰고, 특히 여섯 번째 재판에서 흑인들과 백인 배심원 후보들에게 서로 다른 질문을 하는 등 차별 행위를 했다는 지적이다.

유일한 흑인인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은 소수 의견을 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이번 대법원 결정에 대해 완전히 잘못됐다며 희생자 유족의 고통을 연장하는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다수 의견을 낸 대법관들도 플라워스 씨가 유죄를 받을 증거가 충분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토머스 대법관은 일곱 번째 재판이 열릴 경우 플라워스가 다시 유죄 평결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법원 결정에 대해서 민권 단체들은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배심원 선정 과정에서 인종차별을 하는 검사들에게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권 변호사 단체( LCCRUL)의 크리스틴 클라크 회장은 “배심원 선정 과정은 물론, 미국 내 형사 제도 모든 단계에서 인종 차별이 일어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플라워스를 여섯 번 기소한 검찰은 아직 재 기소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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