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하우징 버블' 우려 속 열기는 그대로... '최호황기' 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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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회를 놓치는데 대한 불안심리가 부동산 열기를 부추긴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랜도 북부 롱우드 주택가 앞마당에 박혀 있는 '세일 팬딩' 팻말.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거듭된 금리인상과 높은 주택가격이 주택시장을 냉각시킬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이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기'에 대한 공포가 부동산 시장을 달구는데 큰몫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최근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연구원들은 '기회를 놓치는 것에 대한 공포'(FOMO)가 계속되면 매수 눈덩이 효과(buying snowball effect)가 발생하고, 결국 '주택 거품(housing bubble)'으로 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연구원들은 현재의 주택시장이 통상적 시장의 흐름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는 '기회를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생기는 구매자의 활력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잠잼 구매자들의 초조함과 조급함이 주택시장에 열기를 더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원들은 최근 <마이애미선센티널>과의 인터뷰에서 "기대심리가 작용한 실제 집값의 폭발적인 상승(호황)은 많은 연쇄효과를 가져온다"라면서 "이때문에 경제자원의 잘못된 배분, 왜곡된 투자 패턴, 파산, 성장과 고용에 미치는 광범위한 효과 등이 나타난다"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지금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 '여전히 집값은 오르게 되어 있다'와 같은 자기충족적 메커니즘이 가격상승을 초래하여 정책입안자들을 개입시키고, 투자자들이 신중해지도록 만들며, 주택시장의 붕괴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 남부플로리다 지역은 천문학적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하자 이를 '하우징 버블' 조짐으로 보고, 2008년 당시의 악몽을 떠올리는 측도 있다. 부동산업체 레드핀(RedFin)의 자료에 따르면 4월 중순 메트로마이애미의 중위 가격은 45만 달러로, 전년 동기간 대비 20%나 상승했다.

주택시장은 주택 재고, 개인 소득과 같은 예비적인 구매 조건에서 크게 벗어나 있고, 더구나 모기지 금리도 오름세를 타고 있는데도 주택 구매자들의 '심리적 활기’는 식지 않고 있다. 현재 초미의 관심사는 이같은 현상이 어느 시기까지 계속될 것인가에 쏠려있다.

연방준비은행 연구원들은 국제주택관측소(IHO)의 축적 자료를 사용하여 어느 시기에 구매자의 활기가 가장 크게 상승하여 호황국면이 됐는지를 조사했다. 예상대로 주택시장이 최대의 호황을 맞은 것은 2008년 붕괴 직전이었다. 달리 말하면 최호황 국면에서 주택경기의 붕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플로리다애틀랜틱대학(FAU)의 부동산 경제학자 켄 존슨은 "다른 요인들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기회를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눈에 띄는 요인 중 하나다"라면서 "2005년경 마이애미 주민들은 집을 살 만한 경제적인 이유가 전혀 없었는데도 마구 집을 사들였다"라고 말했다. 그 결과 파산이 속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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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트로올랜도 롱우드 지역 주택가에 세워진 세일 표지판. ⓒ 코리아위클리
 
소비자 행동과 가격상승... '감정적' 구매 결정 조심해야

플로리다걸프코스트대학(FGCU)의 칼레드 애불나스르 박사는 "구매 결정에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감정’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감정은 결정을 내릴 때 소비자의 인식을 흐리게 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끔 구매자가 비현실적으로 낙관적이거나 너무 많은 두려움과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면, 결정적 순간에 위험을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임대가격이 무모할 정도로 오르고 재고 주택이 수일 만에 바닥에 이르는 현실에 낙담하게 되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없게 된다는 경고다.

애블나르스 박사는 "현 시점에서 갈수록 모기지 신청이 어렵게 되고, 현금 구매자에게 밀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행동에 훨씬 더 강력한 동기가 될 수 있다"라면서 "그런 구매자는 기회가 생기면 놓치고 싶지 않은 유혹에 빠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낮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놓치는 것에 대한 불안심리는 집 구매를 서두르게 하는 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주택값이 오를수록 더 감당할 수 없게 되고, 임대료가 오르면 집을 마련하기 위해 저축할 수 없다는 두려움도 가중된다.

포트 로더데일의 더튼 그룹의 휘트니 더튼은 "많은 구매자들이 너무 비싸다며 지나쳤던 주택들이 나중에 훨씬 더 비싸지는 것을 알게됐고, 시간이 지날 수록 더 많은 에쿼티 이득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게 됐다"라고 현재의 상황을 정리했다.

더튼은 "현재 구매자들은 완벽한 집보다는 당장 눈앞에 보는 집을 사지 못할까봐 더 걱정한다"라면서 "그들은 지금 이 금액을 지불하지 않으면 내년에 더 비싸질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널뛰기를 계속하는 임대시장도 구매자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더튼은 "몇 년 전부터 주택 가격이 내려갈 때까지 단기적으로 임대하려고 생각하고 임대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제 그들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재고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구매 기회가 사라지는 사이 집주인들은 공격적으로 임대료를 인상하고 있다. 작년 이후 플로리다 대도시 지역의 임대료가 30% 이상 상승한 지역이 태반이다. 반면, 고정금리 모기지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구매자들은 서두르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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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새로 들어선 윈터가든시 한 동네 모습. ⓒ 코리아위클리
 
'제2의 주택거품'으로 이어질까?

현재 부동산 업자들과 예비 구매자들의 관심은 이전에 경험한 주택 거품과 붕괴 현상이 다시 나타날 것인지에 모아지고 있다.

2008년에 전국적으로나 지역적으로나 주택시장 붕괴를 겪은 터라서 불안 심리가 쌓이고 있으나, 현재 부동산 시장의 흐름은 다소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연구원들은 주택시장에서 변동이 일어나더라도 과거의 ‘붕괴’ 수준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의 주택경기 호황은 과거처럼 과도한 모기지 대출에서 형성된 것이라기 보다는 낮은 재고량 때문이라는 것.

FAU 켄 존슨 박사는 "재고부족 상태가 계속되고 인구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에 주택붕괴를 맞게 될 것 같지는 않다"라면서 "현재 플로리다의 주택시장이 붕괴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머지않아 '정상 가격'으로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의 경고는 분명하다. 주택경기의 정점에 가까운 시점에 집을 매입한다면 투자 수익을 보기까지는 몇 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최호황기'를 피하라는 것이다. 문제는 ‘최호황기’가 언제냐는 것으로, 판단은 예비 구매자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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