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역민들 불만 토로... 역사는 '탬파베이'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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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탬파 주민들 간에 탬파 와 탬파베이 라는 지명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탬파를 연고지로 두고 있는 프로풋볼팀 탬파베이 버커니어스(Tampa Bay Buccaneers) 구장.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탬파와 탬파 광역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때로 '탬파베이'라는 용어에 혼란을 표한다. 풋볼경기 해설자들은 탬파시를 탬파베이로 칭한다. 그런가 하면 야구경기 해설자들은 세인트피터스버그시(이하 세인피)를 탬파베이로 칭한다.

최근 <탬파베이 타임즈>는 주민들이 종종 지역 역사와 관련된 단체들에게 이메일, 전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메시지를 보내며 탬파베이 용어 사용에 대해 비꼬는 메시지를 보낸다고 전했다. 특히 세인피나 클리어워터 주민들에 비해 탬파 주민들의 비난은 거세다.

한 주민은 "사람들은 탬파에 살고, 물고기는 탬파베이에 산다"라고 비꼰다. 그런가 하면 "나는 탬파에서 성장했다. 뉴스 진행자나 다른 사람들이 탬파베이라고 말할때, 나는 이들이 도시 이름을 바꾸려는 것처럼 들린다"라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탬파와 탬파베이 구분을 "탬파=메리 크리스마스, 탬파베이=해피 홀리데이"라며 이해시키려 들었다. 탬파는 좁은 의미인 반면, 탬파베이는 넓은 의미라는 뜻이다.

"나는 탬파 출신의 3세대로, 탬파 시와 탬파베이 지역의 차이를 분명히 이해할 수 있다"라고 주장한 주민도 있었다.

그러나 세인피 비치에 위치한 걸프 비치 역사 박물관(Gulf Beaches Historical Museum)의 전시 기획자인 조이 바르스는 "물을 바라볼 때마다, 우리는 탬파베이를 본다. 우리는 탬파베이의 일부이다. 지역 사람들이 용어에 흥분할 만한 유일한 때는 인근 도시가 탬파와 뭉치는 것을 원하지 않을 때일 것이다"라며 은근히 비꼬았다.

옛 군기지에서 '탬파베이' 명칭 시작

도시가 베이(만)의 이름을 딴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오리건 주에는 '쿠스 베이', 위스콘신 주에는 '그린 베이', 캘리포니아 주에는 '보데가 베이'가 있다. 탬파베이 역시 장차 탬파시가 된 지역의 원래 이름이었다.

'탬파베이'라는 이름은 1760년대 영국이 스페인으로부터 플로리다를 매입하고, 플로리다를 '영국화'하기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지도에 등장했다. 이때는 땅이 아닌 만을 표시한 것이었다. 이후 1820년에 현 탬파 다운타운의 워터 스트릿 지역에 군사 기지 포트 브룩(Fort Brooke)이 형성됐고, 군은 부지 이름을 '탬파베이'로 칭했다.

1831년 11월 21일, 지역의 첫 우체국이 탬파베이 이름으로 설립됐다. 1834년 9월 13일에 우체국 이름이 탬파로 바뀌었으나, 대부분의 편지들은 계속해서 탬파베이 명칭을 사용했다.

1849년에 탬파 마을(빌리지)이 조성됐다. 그리고 마을은 1853년에는 타운으로, 1887년에 시로 설립됐다. 이런 과정 속에서도 1880년대 중반까지 수많은 편지와 지도들은 탬파베이를 일반적인 명칭으로 사용했고, 많은 사람들이 탬파를 탬파베이로 인식했다.

탬파베이 명칭은 1880년대 중반에 지역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점차 감소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891년 탬파의 첫 주요 명소가 된 호텔에는 '탬파베이' 명칭이 붙여졌다. 이 건물은 현재 탬파 다운타운에 위치한 탬파 대학 캠퍼스의 일부로 남아있다.

1912년에는 탬파를 아우르는 힐스버러 카운티의 일부가 피넬라스 카운티로 분리됐다. 이때부터 이 새로운 카운티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했다. 현재 피넬라스 카운티의 대표적인 도시는 세인트 피터스버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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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탬파 컨벤션센터가 있는 다운타운 심장부. 옛 군사 기지 포트 브룩(Fort Brooke)이 자리 잡았던 곳으로 현 탬파의 탄생지이다. ⓒ 위키피디아
 
탬파베이 경계선은 어디일까

탬파와 세인피는 플로리다주의 대표적인 도시들로 각각 발돋움 했지만, 탬파베이라는 명칭은 여전히 지역에 깊숙히 자리잡고 있다. 특히 탬파에서 탬파베이라는 이름은 마치 본적지 이름 마냥 따라 다니고 있는 편이다.

근래들어 많은 사람들은 탬파베이를 탬파를 포함해 탬파베이 만을 끼고 있는 광범위한 지역으로 이해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탬파베이 구역을 명확히 제시하기란 쉽지 않다. 행정기관들도 탬파베이의 구체적인 경계선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관광공사 '비짓 탬파베이(Visit Tampa Bay)'가 아우르는 구역은 탬파시를 포함하는 힐스버러 카운티다. 하지만 '비짓 세인피/클리어워터(Visit St. Pete/Clearwater)' 또한 스스로를 탬파베이의 일부라고 설명한다. 후자의 관광공사 CEO인 스티브 헤이스는 탬파베이를 피넬라스, 힐스버러, 파스코 등 3개 카운티로 본다. 그러나 좀더 넓게 확장한다면 매너티와 새러소타 카운티까지 끌어들일 수 있다고 헤이스는 지적했다.

탬파베이 지역 교통국(TBARTA)은 피넬라스, 힐스버러, 파스코, 매너티, 헤르난도 등 5개 카운티를 아우르지만, 새러소타 카운티는 제외시키고 있다.

지역 비즈니스 리더들의 연합체인 탬파베이 파트너십(TBP)은 피넬라스, 힐스버러, 파스코, 매너티, 헤르난도 외에 새러소타, 시트러스, 포크 카은티 등도 포함한다고 말한다.

비짓 탬파베이 최고 마켓팅 책임자인 패트릭 해리슨 역시 탬파베이가 멀리는 콜리어 카운티까지 확장될 수 있다며, 탬파베이는 단순히 만에 인접한 수역이 아닌 지역을 아우르는 이름이라고 지적했다.

탬파베이역사센터(TBHC) 역시 역사적인 맥락에서 지역을 정의하기 어려워 하지만, 현대사를 설명할때 탬파베이 구획을 기본적으로 힐스버러, 피넬라스, 파스코로 잡는다.

탬파베이라는 명칭이 현대에도 짙게 남아있는 것은 스포츠와 관광이 한 몫했다.

피넬라스 카운티는 1960년대 관광 브랜드로 '선코스트'라는 이름을 사용했고, 지자체들도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탬파베이라는 용어의 대중성 때문에 점차 존재감을 상실했다.

프로풋볼팀 탬파베이 버커니어스를 지역에 만들때, 재계와 정계 관계자들은 미국 미식축구협회(NFL)을 자극하기에 탬파가 너무 작다고 걱정했다. 그러나 이들은 세인피와 클리어워터를 포함해 마케팅을 했고, 1974년 NFL이 탬파에 프랜차이즈를 부여했을 때 팀 이름은 '탬파 버커니어스'가 아닌 '탬파베이 버커니어스'로 붙여졌다.

다른 스포츠 팀들의 추가는 탬파베이 이름을 더욱 부채질했다. 탬파에는 라이트닝(Lightening)이, 세인피에는 라우디스(Rowdies)와 레이스(Rays)가 있지만, 팬덤을 불러들이기 위한 마케팅 노력으로 각 이름앞에 탬파베이를 달고 있다.

지역의 대형 테마공원인 부시 가든스는 1993년에 탬파베이를 이름에 추가했고 탬파의 컨벤션 센터도 2001년에 탬파베이를 붙였다. 세인트 피터스버그 타임즈는 2012년에 탬파베이 타임즈가 됐다. 포트 탬파 항은 2014년에 포트 탬파베이로 이름을 바꾸었다.

2012년에는 세인피의 우편물 처리 센터가 탬파로 옮겨졌다. 미국 우편국은 세인피 우편물에 탬파 혹은 지역을 반영하는 탬파베이 소인이 찍혀지게 될 것이라 알렸다. 이에 세인피 지방정부, 기업, 시민 지도자들은 이 조치가 세인피를 강탈할 것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고, 결국 미 우편국의 결정은 뒤집혔다.

그러나 세인피 일부 지도자들은 관광이나 스포츠처럼 미 전국 더 나아가 국제시장의 관심을 받는 사안에서는 세인피가 탬파베이 지역의 일부라는 것을 내세워야 할 때가 있다는데 동의한다. 힐스버러와 피넬라스 카운티의 도시들은 개별적으로 독특하지만 지역을 홍보할 때는 타지인들의 뇌리에 박혀있는 '탬파베이'로 알리는 것이 더 힘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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