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게인스빌 여성, 부친 진단과오로 사망한 후 본격 싸움에 나서
 
62세의 해군 참전 용사인 키스 데이비스가 지난 2020년 진단 오류로 2020년에 사망한 후 그의 딸인 사브리나 데이비스가 정의를 위해 싸우고 있다. (사브리나 데이비스 제공)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아버지의 죽음이 병원 측의 의료과오로 죽었다고 주장하는 30대 플로리다의 여성이 '의료 정의'를 위해 싸우고 있다.

2020년 게인스빌 거주 키스 데이비스(62)는 무릎 부종과 통증으로 HCA 플로리다 브랜든 병원에 입원했다. 주 보건부에 따르면 당시 주치의는 명확한 위험 요인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혈전을 진단하는데 실패했다.

공인 의료 보조원인 데이비스는 자신의 아버지가 혈전의 위험이 높다고 의사에게 말했다고 한다. 그녀는 의사에게 아버지의 무릎을 초음파 검사하거나 혈액 희석제를 투여해 달라고 간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부당했고, 아버지는 결국 사망했다.

진단 과오 사망에 벌금 7500달러

데이비스는 의사를 고소할 계획을 세웠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비평가들에 의해 '프리 킬'로 불리고 있지만,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플로리다 법령 768.21 섹션8(1990년 제정)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 법령은 플로리다에서 25세 이상의 사람이 의료과오로 인해 사망하면, 배우자 또는 25세 미만의 자녀만이 소송을 걸 수 있다고 명시, 이 범주에 벗어나는 유족들은 법정에 호소할 수 없다. 아버지가 죽었을 때 30살이었던 데이비스는 8명의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아버지의 죽음이 억울하다는 사실을 설명하며 법정 소송을 도와줄 것을 요청했지만 거절 당했다.

소송을 제기할 수 없게 된 데이비스는 아버지의 주치의를 주 보건부에 신고했다. 이 사건은 주 의사들을 규제하기 위해 주지사가 임명한 의사 12명과 비의사 3명으로 구성된 의학위원회에 회부되었고, 해당 부서는 조사를 벌여 의료 과오 사실을 해당 의사에게 통보했다.

결국 주 정부는 의사와 합의를 거쳐 2022년 12월 최종 명령을 내렸는데, 데이비스는 그 내용에 더욱 낙담하게 됐다.

그 의사는 혐의를 인정하지도 부인하지도 않았지만, '만일 그것들이 증명되었다면 의료과오를 범했을 것"이라는 애매한 해명서를 내놓았다. 그가 주 보건부로부터 받은 최종 명령은 경고 서신과 함께 7500달러의 벌금을 물 것과 계속적인 의료수업을 받으라는 것이었다.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데이비스는 "그것은 우리 가족이 당한 불행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한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했다"라면서 "벌금이 그렇게 낮은 진정한 동기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오진사고를 낸 HCA 플로리다 병원 측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항상 견뎌내기 어려운 일이다.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 우리는 우리의 환자들에게 고품질의 치료를 제공하는데 전념하고 있고, 각 환자의 독특한 건강관리 필요에 의거한 의학적 결정을 내리기 위해 전문지식과 의사들의 판단에 의존한다"라는 의례적인 서신을 보냈다.

이후 데이비스는 생업을 접다시피하며 플로리다의 '프리 킬' 법령을 폐지하기 위한 운동에 나서고 있다.

의사협회-보험회사의 저항에 밀려난 법 개정

중앙플로리다 의료과오 전문 변호사인 데이비드 폴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사건들이 이 특례에 해당된다"라면서 "플로리다의 법을 알지 못하고 찾아오는 많은 고객들을 차례로 외면해야만 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참 가슴 찢어지게 아픈 경험을 자주 한다. 천만 부당하고 무모한 오진 행위에 상관없이 플로리다 법은 어떤 직업도 이런 종류의 면책특권을 가지고 있지 않을 정도로 면책특권을 준다"라고 설명했다.

플로리다 주 법은 플로리다 주민들뿐만 아니라 다른 주에서 플로리다로 와서 이곳에서 치료를 받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적용된다.

플로리다는 의료과오를 다른 유형의 부당한 사망과 구별하는 법을 가진 유일한 주이다. 이때문에 의료과오 보험료가 낮게 책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플로리다 의료사고 법령이 통과된 이후 30년 동안 주 의회가 초당적으로 법 개정을 시도했으나 그때마다 플로리다의사협회(FMA)와 의료 보험사들의 저항을 이겨내지 못했다.

의료사고 법령 옹호자들은 '프리 킬' 조항을 폐지하면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될 의료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플로리다 사법개혁연구소 소장이자 의료업계 대표 로비스트인 윌리엄 라지는 "의료과오 보험료는 플로리다에서 큰 이슈"라며 "(플로리다 의료사고 보험료는) 의료 시스탬를 활용하는 모든 사람에게 전가되는 숨겨진 비용"이라고 말했다

수 년 간 주 의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플로리다의 의료과오 보험료는 미국에서 가장 비싼 편에 속한다. 가령 의료과오 뉴스를 보도하는 의료책임모니터(MLM)의 예시에 따르면 마이애미에 사는 의사들은 때때로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의사들보다 수 십 만 달러를 더 지불한다.

법령 반대론자들은 이 법이 고령자부터 결혼이나 자녀가 없을 수도 있는 장애인 성인에 이르기까지 취약한 인구를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플로리다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로렌 북은 "현재 우리의 법은 가족이 모든 형태와 크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지 않는다"라면서 "누가 유족이 되든 부당한 죽음을 당했을 때 동등하게 보호를 받아아 한다"라고 주장했다.

로렌 북 의원은 현재의 의료법령을 폐지하기 위해 내년 3월 입법 회기 동안 새 법안의 통과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 법안은 2023년 회기 동안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고, 지난 2022년 비슷한 법안이 올라와 하원에서 초당적으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상원을 통과하지 못했다.

새 법안을 진전시킬 수 있는 핵심인물 중 한 명인 클레이 야버러 상원의원은 자신이 의장을 맡고 있는 법사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다루는 것에 대해 "오픈되어 있다"라면서 "모종의 해결책을 가지고 데이비스 가족들을 도울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환자가 죽는 게 나은 '프리 킬' 법, 이대로 둘 건가

2017년 <선 센티넬> 조사에 따르면 의학 위원회가 제기한 여러 의료과오 사례들로 인해 심한 징벌들이 내린 적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랜도에 기반을 둔 의료과오 소송 전문 변호사인 스티븐 마허는 "우리의 경험으로는 그것이 (병원에게는) 진정한 걱정거리는 아니었다. 그들은 많은 경우 그저 솜방망이 처벌을 받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올랜도 소재 배임 전문 변호사인 제프 무어에 따르면 사망으로 이어지지 않는 의료 과실은 나이, 결혼 여부, 부모 상태에 관계없이 법정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다.

무어 변호사는 "누군가를 대수롭지 않게 때렸는데 마비 증상을 일으켰다면 평생 의료비로 1000만 달러 이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환자가 사망하게 되면 거의 다른 쪽(병원 또는 의사)에게 이롭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른바 '프리킬' 현상이 나타나는데 대한 설명이다.

올랜도 거주 신디 젠킨스 라는 여성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에게 돈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환자에 대한 의사와 병원의 책임감을 원하고 있다. 그녀의 딸 테일러 젠킨스는 올해 초 25세의 나이로 사망했으나 딸을 치료한 병원을 법정에 세울 수 없는 프리킬 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젠킨스는 "나는 (의료과오 법령의 문제가) 돈에 관한 것이 아니라고는 것을 계속 말하고 싶다. 우리는 자유로운 주로 널리 홍보되고 있는데, 우리는 정말이지 '자유 살해 국가(free kill state)'가 맞는 듯하다"라고 말했다.

젠킨스는 "'프리 킬' 문제가 전국적인 이슈가 되어야만 진정한 개혁을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다. 많은 사람이들이 알게 되고 분노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 |
  1. top2.jpg (File Size:107.2KB/Download:12)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9137 미국 플로리다 최저임금 12달러-팁 9달러로 오른다 file 코리아위클리.. 23.10.02.
9136 미국 바이든 정부, 베네수엘라 이민자 47만명 합법체류 허용 file 코리아위클리.. 23.10.02.
9135 미국 미국 역사상 두 번째 흑인 출신 합참의장 탄생 코리아위클리.. 23.10.02.
9134 캐나다 연방유산부 다문화 담당 장관의 일천한 다문화 지식 file 밴쿠버중앙일.. 23.09.30.
9133 캐나다 BC 이비 주수상의 추석 축하 성명서 file 밴쿠버중앙일.. 23.09.30.
9132 캐나다 이비 주수상, 한인문화가 BC주 발전에 기여할 제안에 끄덕 file 밴쿠버중앙일.. 23.09.29.
9131 캐나다 BC, 캐나다 성장 견인차에서 꼬리칸 추락 위험 밴쿠버중앙일.. 23.09.29.
9130 캐나다 7월 평균 주급 연간 4.3% 상승한 1215.02달러 file 밴쿠버중앙일.. 23.09.29.
9129 미국 미국 주식 급락, Dow Jones는 거의 400포인트 하락, S&P 500은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 라이프프라자 23.09.27.
9128 미국 미국, 러시아 처벌하기 위해 수백만 달러 슈퍼 요트 압수, '부채 덩어리' 부담… 라이프프라자 23.09.27.
9127 미국 미국, 태평양 섬나라 시리즈 정상 회의 라이프프라자 23.09.26.
9126 미국 골드만삭스 "헤지펀드들, 美 증시 약세에 베팅 확대" 라이프프라자 23.09.26.
9125 캐나다 코퀴틀람 경관 살해 아파트 거주자 감옥 같은 격리 상황 file 밴쿠버중앙일.. 23.09.26.
9124 캐나다 한인 주요 주거지인 트라이시티에 백인 우월주의? file 밴쿠버중앙일.. 23.09.26.
9123 캐나다 19일 기준 전주 전국 새 코로나19 확진자 4847명 file 밴쿠버중앙일.. 23.09.23.
9122 캐나다 젊은, 아시안, 이민자로 캐나다 운전 점점 더 악화 file 밴쿠버중앙일.. 23.09.23.
9121 캐나다 코퀴틀람센터 한인주거지 폭행 사건 추가 피해자 신고 받습니다. file 밴쿠버중앙일.. 23.09.23.
9120 캐나다 정벤처 정명수 한국으로 범죄인인도 결정 file 밴쿠버중앙일.. 23.09.22.
9119 캐나다 노스로드 한인타운에서 펼쳐지는 풍성한 추석행사 file 밴쿠버중앙일.. 23.09.22.
9118 미국 레바논 주재 미국 대사관 총격 사건 발생 라이프프라자 23.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