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리디 크릭 특별행정지구 감독권 쟁탈전, 전국적인 관심 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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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로리다 올랜도 디즈니월드 유흥 지역인 디즈니스프링스 안에 자리잡은 리디 크릭 특별 지구의 행정 빌딩 입구.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디즈니월드를 운영하는 월트디즈니 컴퍼니(이하 디즈니)가 앞이 보이지 않는 소송전에 들어갔다. 양측 간의 힘겨루기는 워싱턴 정가는 물론 미 전역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지사가 구성한 중앙플로리다관광감독지구(CFTOD) 위원회는 1일 디즈니가 수십년간 관장해온 리디 크릭 지구의 통제권과 관련하여 디즈니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의했다. 이는 디즈니가 디샌티스 주지사와 5명의 위원, 주 정부 관료들을 연방 법원에 고소한 지 며칠 만에 나온 것이다.

마틴 가르시아 위원회 의장은 "이제 대응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우리의 마당에서 정의를 추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디즈니는 올랜도 디즈니월드 일대의 리디 크릭 지구를 새로 감독하는 권한을 qn여받은 CFTOD 위원회가 자사와 기존 위원회간 협정을 무효화 하기로 결정하자 즉각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디즈니는 지난달 26일 주도 탤러해시 연방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디즈니가 디샌티스의 입장에 반하는 정치적 견해를 표명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주 정부 권력을 무기화하려는 끈질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캠페인이 이제 디즈니의 비즈니스를 위협하고, 이 지역의 미래 경제를 위태롭게 하며, 헌법상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주지사측인 CFTOD 위원회는 오렌지 키운티 순회 법원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리디 크릭 지구의 기존 이사회가 정식 절차를 밟지 않은 채 디즈니가 통제권을 장기간 유지하도록 하는 협정을 체결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디즈니측 변호사들은 공개 회의에서 이 협정이 합법적으로 승인되었다며 디샌티스와 정부 관료들이 디즈니에 불이익을 주기 위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디즈니측이 제기한 소장에는 디샌티스가 추진해온 '학부모 교육 권리법'에 반대해온 디즈니를 주지사측이 비난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디즈니측 변호사들은 "디즈니는 주 입법안에 대한 의견을 표명했을 뿐이며, 이같은 행위로 주정부로부터 처벌을 받았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플로리다 주 상원은 4일 이전 이사회가 디즈니에 부여한 리디 크릭 지구의 통제권을 취소할 권한을 새 위원회에 부여하는 안을 27대 13으로 통과시켰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다음날인 5일 서둘러 서명을 마쳤다.

주지사 vs. 디즈니... '싸움'의 발단은?

디샌티스와 디즈니 사이의 갈등은 지난해 3월 주지사가 지지하는 '교육에서 학부모의 권리(Parental Rights in Education)' 법안이 주 하원을 통과하면서 시작됐다.

새 법은 유치원부터 3학년까지 성 소수자들에 대한 토론이나 교육을 하지 못하게 하고, 학교는 자녀들이 성 소수자(LGBTQ)라는 사실을 부모들에게 통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비판자들은 이를 교실에서 LGBTQ를 언급하는 것조차 금지하는 법이라며 '게이라고 말하지 말라 법('Don't say gay' bill)이란 별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자마자 할리우드 유명인사들도 들이 일어섰고, 주 민주당원들은 물론 조 바이든 대통령도 비판에 나섰다. 여기에 디즈니도 가세했다. 디즈니는 처음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직원들이 회사의 침묵에 단체로 항의하자 당시 최고경영자(CEO)였던 밥 체이펙은 새 교육법안이 인권을 침해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어 체이펙은 디샌티스에게 정치자금 기부를 중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에 디샌티스는 곧바로 디즈니의 리디 크릭 지구에 부여해온 세금 혜택 등을 박탈할 것을 주의회에 요청했고, 혜택을 아예 철폐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일각에서 특별지구에 대한 혜택 철회가 시민들에게 증세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으나, 주 의회는 올해 2월 디즈니가 50년간 쥐고 있던 리디 크릭 지구에 대한 통제권을 박탈하고, 대신 주지사가 지명한 5인 감독위원회가 통제권을 행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주 의회의 이 조치는 디즈니 측이 향후 30년간 리디 크릭 지구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는 협정을 기존 위원회와 체결해버린 직후였다. 이같은 사실은 새 위원회 구성 직전에야 밝혀졌는데, 이를 두고 미국 매스컴들은 "디샌티스가 디즈니에 뒤통수를 맞았다"라고 평했다.

격분한 디샌티스 주지사는 지난달 17일 기자회견에서 "(디즈니월드 일대) 특별행정구역 중 많은 땅은 디즈니 소유지만 그렇지 않은 부지도 있다"라며 남겨진 부지에 주립 교도소나 여타 건축물이 들어설 수 있다고 응수했다.

결국 주지사가 임명한 새 감독위원회가 디즈니와 기존 위원회 간의 협정을 무효화하는 수순에 돌입했고, 디즈니는 즉시 소송에 나섰다. 주지사측 새 감독위원회 역시 맞소송으로 대응, 양측은 팽팽한 법정 싸움에 돌입하게 됐다.

애증 거리 된 리디 크릭 지구... 앞날은?

문제가 된 리디 크릭 지구는 디즈니가 자체 관할하는 특별 과세 구역이다. 1967년 플로리다 주 의회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디즈니 소유지에 대해 자치권을 부여했다. 이 특혜를 통해 디즈니는 지역 개발을 위한 면세 채권을 발행하고 토지 이용과 환경 보호를 내세우며 자체적으로 소방, 경찰 등 필수적인 서비스를 운영하는 권한을 얻었다. 리디 크릭 지구의 크기는 오렌지 카운티와 오시올라 카운티의 외곽 경계에 걸쳐 2만 5천에이커에 이른다.

리디 크릭 지구는 이전에도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었다. 이 지구는 1990년 저소득 주택개발 계획을 가진 6개 카운티 사업체들에 대해 5700만 달러의 비과세 국채 발행권을 얻었다. 그러자 한 정치인은 리디 크릭의 국채 사용을 금지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또다른 정치인은 리디 크릭의 영향력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리디 크릭 지구는 정치권에서 애증 거리가 돼 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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