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사 이사회 결정, '이념 주입' 경계한 새로운 주법이 영향
 
▲ 플로리다주 공립대학에서 사회학이 핵심 과목에서 밀려나 교육 관계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진은 센트럴플로리다대학 교정.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ㅣ = 플로리다주 공립대학에서 사회학이 핵심 과목에서 밀려났다.

플로리다 주 공립대학들을 감독하는 주지사 이사회(Board of Governors)는 24일 대학이 사회학을 핵심과목으로 제공하는 것을 중단하기로 투표했다.

주지사 위원회는 학생들이 주 졸업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교양과정 핵심 과목에서 사회학을 선택 과목으로 밀쳐냈다. 주 교육위원회(State Board of Education)도 지난 주 같은 사안을 투표로 통과시켰다. 대신 사회학은 1877년 이전의 미국 역사학 입문 과정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이같은 조치는 교수, 동문, 학생 등으로부터 강력한 비난을 받았다. 앤드루 스파 플로리다주 교육협회(Florida Education Association) 회장은 "두 조직의 투표 결과는 정부가 지역사회나 전문가들의 말을 듣고 싶지 않다는 것을 표시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사회는 성명에서 (사회학을 대체할) 역사학 입문 과정이 미국 형성과 관련해 사실적인 역사를 수강할 수 있는 기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역사학 입문 과정이 학생들에게 미국의 건국, 노예제도의 혹독함, 그로 인한 남북전쟁, 재건 시대 등에 대해 역사적으로 정확한 설명을 가르친다"라고 설명했다

사회학을 격하하려는 움직임은 지난해 11월 플로리다 교육 위원회 위원인 매니 디아즈 주니어가 핵심적이거나 혹은 일반적인 교육 과정 목록의 검토를 제안했을 때 시작됐다. 목록은 "증명되지 않았거나, 추측적이거나, 탐구적인 내용에 기초한 교육 과정"을 금지하는 새로운 주법에 따라 위촉된 교수 그룹에 의해 검토됐다.

디아즈 주니어는 지난주 주지사 이사회 회의에서 사회학을 언급하며 "학생들은 워크 아이디올로지(woke ideology, 전통 관념 깨기 사상) 대신 우리나라에 대한 진실을 배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라고 검토 이유를 밝혔다. 이후 이사회는 투표하기 전 사회학 관련 단체 및 개인들로부터 의견을 접수했다.

그러나 이사회에서 투표가 통과되자 미국사회학협회는 "결과에 대해 분노한다"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이번 결정은 정보에 입각한 시각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사회학을 '급진적'이고 '깨어난' 이념에 의해 움직이는 비합법적인 학문으로 크게 오해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학은 시민 문해력의 핵심이자 광범위한 경력에 필수적인 사회생활, 사회 변화, 인간 행동의 사회적 원인과 결과에 대한 과학적 연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사 중 한 명인 팀 세리오는 일부 비판을 반박하며, 사회학은 학생들이 여전히 선택할 수 있는 과목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이사인 앨런 레빈도 "우리는 지금 플로리다가 필요로 하는 것과 더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 다른 것들을 우선시하고 있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대학의 핵심 과목을 검토하는 데 앞장 선 디아즈 주니어 이사는 지난 5년간 플로리다에서 사회학 전공자 수가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디아즈는 "사회학에서 논의되는 개념들을 보면 그것들은 매우 이론적"이라며 "그 분야는 한때 매우 과학적이었지만 이러한 성향에서 멀어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주지사 이사회는 플로리다 12개 주립대학의 다양성, 형평성 및 포용성을 목표로 한 계획과 정치적 또는 사회적 행동주의와 관련된 활동에 공공지출을 금지하는 규정을 승인했다. 이 규정은 학생들이 주도하는 단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 |
  1. ucf.jpg (File Size:187.9KB/Download:3)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9457 미국 미국-이스라엘, 가자에 대한 의견 불일치 증가시켜 라이프프라자 24.03.27.
9456 캐나다 써리 킹조지 역, 공사로 6주간 폐쇄 출근길 혼잡 예상 file 밴쿠버중앙일.. 24.03.27.
9455 캐나다 RCMP 비밀보고서 공개 "젊은세대 살기 힘들어…" file 밴쿠버중앙일.. 24.03.27.
9454 캐나다 빅토리아 바닷속에 '외계 생명체?' 보기 드문 이것은… file 밴쿠버중앙일.. 24.03.27.
9453 캐나다 몬트리올 은행, 가평전투 기념식에 후원금 기탁 file 밴쿠버중앙일.. 24.03.26.
9452 캐나다 '알록달록 대마초 사탕' 모르고 먹었다가 초등생들 병원행 file 밴쿠버중앙일.. 24.03.26.
9451 캐나다 '오타와의 기적' 18세 소녀 세계 최연소 '초기억력자' 등극 file 밴쿠버중앙일.. 24.03.26.
9450 미국 플로리다 의회, 유치원 저학년에 ‘공산주의 역사’ 교육법안 승인 file 코리아위클리.. 24.03.23.
9449 미국 플로리다 하원, 노숙자 캠프 법안 발의... 이번엔 성공할까 file 코리아위클리.. 24.03.23.
9448 미국 플로리다 교통부, 탬파 방향 I-4 도로 확장 공사 발표 file 코리아위클리.. 24.03.23.
9447 미국 세미놀 카운티 패쇄 골프장, 공원으로 연달아 조성 file 코리아위클리.. 24.03.23.
9446 미국 친환경 전기차, 7천마일에 타이어 교체하는 이유는? file 코리아위클리.. 24.03.23.
9445 캐나다 외국인 근로자 등 일시 체류자 인구 5%로 '억제' 밴쿠버중앙일.. 24.03.23.
9444 캐나다 밴쿠버 도심서 광란의 '묻지마 난동' 용의자 검거 밴쿠버중앙일.. 24.03.23.
9443 캐나다 "엄마, 나 폰 고장났어" 자녀사칭 신종 메신저 사기 밴쿠버중앙일.. 24.03.23.
9442 캐나다 써리지역 학교, 학생 급증으로 신규등록 중단 file 밴쿠버중앙일.. 24.03.21.
9441 캐나다 이제 개는 '부자'가 키워야 한다… 고양이의 '2배' 밴쿠버중앙일.. 24.03.21.
9440 캐나다 스탠리공원 나무 4분의 1 벌채… "중단하라" 반발 밴쿠버중앙일.. 24.03.21.
9439 캐나다 올 여름 대한항공, 밴쿠버 노선 하루에 두 번 뜬다 file 밴쿠버중앙일.. 24.03.20.
9438 캐나다 “여름 되면 늦어요… 에어컨 미리 장만하세요” file 밴쿠버중앙일.. 24.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