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통화 내용 일부 공개… 총기난사 원인 여전히 불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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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 현장인 ‘펄스’ 나이트클럽 입간판 모습.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김명곤 기자 = 지난 12일 올랜도 나이트클럽에서 미국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을 일으킨 오마르 마틴(29)은 자신을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IS)로 자처하며 미국의 시리아•이라크 폭격 중단을 요구했다.

20일 연방 수사국(FBI)은 클럽에서 총기를 난사한 뒤 경찰에 의해 사살된 용의자 마틴과 경찰이 세차례 나눈 전화 통화 내용을 부분적으로 공개하여 그동안 산발적으로 알려졌던 오마르 마틴의 범행 동기와 타임 라인을 알렸다.

범인을 포함하여 사망 50명, 부상 53명으로 미국 역대 최악의 총기 테러로 기록된 이번 사건은 FBI가 공개한 사건 타임라인에서 오전 2시가 약간 넘은 시간부터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마틴은 오전 2시 2분에 클럽 밖에서 총을 처음으로 발사했으며, 그곳에 있던 비번 경찰과 주차장에서 총격을 주고 받았다. 권총을 소지하고 있던 경찰은 일단 물러나 경찰 지원요청에 들어갔고, 클럽 실내로 들어간 마틴은 경찰이 당도할 때까지 6분간 군용 스타일 반자동 소총과 권총으로 사람들을 향해 난사하며 확인사살까지 하는 등 광란극을 벌였다.

2시 8분에 당도한 일련의 경찰들이 클럽에 들어가 총격 근원지를 찾던 중, 마틴은 화장실쪽으로 물러났다.

마틴의 첫번째 911 전화는 그가 화장실에서 인질을 붙잡고 있던 시점인 오전 2시 35분에 있었다. 테러범은 50초간 통화에서 자신의 위치가 현재 올랜도이며 총기 난사를 일으켰음을 알렸다. 이때 마틴은 ‘갓 더 머시플’(자비로운 신의 이름으로)이라며 자신이 충성을 서약한 인물과 단체를 언급했다.

FBI는 이번 공개 기록에서 인물과 단체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으나, 이미 <에이피통신>을 통해 테러범이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IS)의 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에 대해 충성 맹약을 밝혔음을 알린 바 있다.

첫 통화 이후 오전 2시 48분에서 3시 24분 사이에 마틴과 위기협상팀과의 세차례 통화가 있었다. 총 28분간의 통화에서 마틴은 자신을 ‘IS’로 자칭하고, “미국은 시리아와 이라크에 폭격을 중단하라”며 “이것이 내가 지금 이곳에 나와있는 이유”라고 전했다. 그는 또 파리 테러를 언급하며 그곳서 사용된 종류의 폭탄 자켓을 갖고 있으며, 경찰이 어리석은 짓을 할 경우 클럽 밖에 있는 폭탄 차량을 폭파시키겠다고 위협했다.

마틴은 “수일 내 이같은 테러를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라며 위협을 가한 뒤 전화를 끊었다. 이후 경찰은 여러차례 재통화를 시도 했으나 실패로 끝났다.

경찰 통신 기록에 따르면 경찰은 4시 21분에 클럽 탈의실의 에어컨 장치를 들어 내고 그곳서 몇 사람을 구출했다. 이어 경찰은 테러범이 인질들에게 폭탄 자켓을 입혔다며 위협했음을 알고 존 미나 올랜도 경찰서장의 클럽내 진입 지시에 따라 특수기동대(SWAT)를 동원해 망치와 무장 차량 등으로 화장실쪽 벽을 부수는 작전에 들어갔다. 이때가 5시 2분.

경찰이 화장실쪽 벽을 부순 시점인 5시 15분경에 피스톨과 라이플로 무장한 마틴은 경찰에 총을 발사했고 경찰이 이에 응사하며 양측간의 교전이 벌어지며 마틴은 결국 사살됐다. 이후 경찰이 만약에 있을 지도 모르는 폭발물을 제거하기 위해 내부를 수색하는데 30~40분이 소요되어 사실상 모든 상황이 종료된 것인 6기께 인 것으로 전해졌다.

론 호퍼 FBI 특별 수사 담당관은 마틴이 국외 테러단체와 연계되어 있는 증거는 없다며 그가 미국내에서 자생적으로 급진화된 테러리스트임을 암시햇다.

호퍼는 마틴의 전화상 목소리가 “냉정하고 차분했으며 신중했다”고 전했다.

여전히 남겨진 미스터리… 난사 원인 여전히 불분명

한편 이번 FBI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문들은 남는다.

존 미나 올랜도 경찰서장은 경찰이 사건 발생 후 3시간 동안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황을 일부에서 의문시 하는 데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경찰의 상황 판단과 조치가 적절했다고 강력히 옹호했다. 즉 경찰은 테러범이 살상 무기를 가지고 인질을 방패 삼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용의자와 협상에 노력을 기울였고, 그 사이 다른 경찰들은 탈의실 에어컨을 뜯어내어 사람들을 끌어 내는 등 최선의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마틴이 범행 장소를 게이 나이트클럽으로 정한 이유도 여전히 미스터리이다. 두번째 결혼으로 아들까지 둔 마틴이 동성애적 취향을 지녔고 타겟으로 삼은 클럽도 몇차례 드나들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마틴의 범행 동기를 규명하는 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및 시리아 공격은 일견 범인이 내세운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모든 주류 이슬람교단이 동성애를 금지하고 있고, 마틴이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지면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감을 품게 됐을 것이라는 추측은 게이 클럽을 타겟으로 정한 이유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종교적 이유와는 달리 순전히 개인적인 감정이 이번 사건의 발단일 수도 있다는 증언이 22일 나왔다. 마틴과 지난 해 12월까지 2달 동안 사귀었다는 미겔이라는 남성은 <유니비전 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마틴의 범행은 테러리즘이 아니라 ‘복수’일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 그것이다.

마틴은 피부색이 갈색인 라티노 남성을 좋아했고, 그가 두 명의 성관계를 가진 푸에르토리칸 남성 중 한 사람이 HIV 양성 반응자로 밝혀졌고, 자신이 이용당했다고 느끼면서 분노를 품게 되었다고 증언했다. 미구엘은 “이제 어쩔거냐”고 묻자, 마틴은 ‘그들이 나에게 저지른 일을 갚아줄 것이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라티노 동생애자들에 대한 일종의 분풀이성 공격이 이번 사건의 원인일 수 있다는 암시다. 참고로 마틴은 ‘라틴의 밤’ 행사로 라틴계 고객이 많았던 클럽을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이밖에 테러범 혼자 어떻게 50여명이나 되는 인명을 앗아갈 수 있었는지, 경찰의 응사로 희생된 이들도 있는지 의문이 남아 있지만 FBI의 수사가 수 개월 또는 수 년도 걸릴 수 있어 당장 답을 찾기는 어려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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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랜도 헬스 병원 앞에 총격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놓여진 수많은 꽃다발들이 쌓여 있는 모습.
ⓒ 코리아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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