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 기승, 백신접종 주저, 방역 조치 이른 해제 등이 실패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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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바이든 대통령이 원하던 ‘코로나 독립 기념’은 물거품이 됐다. 이제는 전염성이 높은 델타 바이러스가 미접종자를 겨냥하는 형국이 되고 있다. 사진은 플로리다주 올랜도 콜로니얼 선상의 한 코너에 놓여진 백신 접종소 안내판 모습.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미국 성인 인구의 70%가 최소한 1차접종을 마치도록 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고, 독립기념일 당일 기념식서 ‘독립기념이 가까워 졌다’고 선언했다.

일단 ‘코로나 독립기념’의 꿈은 문턱 가까이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7월 13일 현재 백신접종을 한 번도 하지 않은 미국 성인은 32%에 달한다. 플로리다에서는 성인의 65%가 최소한 1차 접종을 했고, 56%는 접종을 완료했다.

최근들어 접종 속도가 현저히 느려져 관련 당국의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집단면역 달성이 늦어질 것이 확실시 되고, 전염성이 높은 델타 바이러스가 나머지 미접종자를 겨냥하는 형국이 되면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공중 보건 전문가들은 백악관이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신속한 백신 출시, 전염성 높은 코로나 변종의 부재라는 낙관적인 조건 아래에서 7월 4일 '코로나 독립' 목표를 설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 가지 전제가 모두 뒤집어지면서 코로나19 방제는 상당한 위기에 봉착했다.



‘독립’ 위해 설정한 세가지 전제, 모두 뒤집혀
 

 

우선, 델타 변종은 더 전염성이 강하고, 더 위험하며, 더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둘째로, 아직 많은 부류의 사람들이 완고하게 백신접종을 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또한 부분 접종만으로는 델타 변이에 대해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없는데, 2차 접종에 미온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더하여,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너무 빨리 해제되어 미접종자들 사이에 코로나 바이러스, 특히 델타 바이러스의 확산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사우스플로리다대학(USF)의 바이러스학자 마이클 탱 박사는 12일 <탬파베이타임스>에 “실제 현장의 조건이 바뀌었다”라면서 "변이 바이러스가 생기면 생길수록 집단면역에 이르기 위해서는 더 높은 접종완료율을 필요로 한다"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더 이상 대규모 발병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델타 변종은 백신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발병을 부추길 수 있다. 따라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계속해서 퍼지는 한, 주로 예방접종을 받지 않고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을 계속 감염시키고, 중증으로 악화시키고, 사망에 이르게 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근 추정에 따르면, 델타 변종은 현재 미국에서 지배적인 변종이 되었고, 특히 플로리다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CDC 데이터에 따르면, 델타 변종은 6월 19일 플로리다의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 사례의 13.2%를 차지했다. 이는 6월 5일의 2.3%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델타 변종은 현재 플로리다 34개 카운티에 퍼져 있는데, 7월 한달간 종전보다 훨씬 높은 감염세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발표된 영국 공중보건보고서에 따르면, 델타 변종은 보통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전염성이 50% 더 높다. 이때문에 아직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델타 바이러스가 더 빨리 퍼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미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이 감염될 확률이 훨씬 낮다는 것은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위험한 두번째 접종 ‘건너뛰기’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은 2회 백신 중 1차 백신만 맞은 사람들에게는 33%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도 예사롭지 않다. 이때문에 성인의 약 10%가 1차 예방접종을 받은 플로리다에서 특히 우려되는 사항이다.

2차까지 접종한 사람들은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우 90% 정도의 예방 효과를 나타내고, 더 치명적이라는 델타 바이러스의 경우는 연구사례에 따라 60%~80%의 예방효과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우스플로리다대학(USF) 공중보건대학 역학 전문가 제이슨 살레미 박사는 "모더나나 화이자를 1차 접종한 후 2차까지 완료하지 않고 있는데, 그것이 진짜 문제"라면서 "아마도 다른 곳보다 플로리다에서 더 큰 문제일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1차 접종만으로 안심하고는 지켜야 할 것을 지키지 않아 감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많다는 뜻이다.

현재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술집과 식당에 몰려들어도 바이러스를 옮기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시스탬이 무너져 버렸다. 문제는 델타 같은 전염성 강한 질병이 계속 퍼지도록 허용하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오래 지속되어 집단면역 달성이 더 힘들게 된다는 것이다.

플로리다대학(UF) 신흥병원체연구소(Emerging Pathogens Institute)의 전염병 학자 토마스 래디시는 변이 바이러스와 이에 적응하는 인간의 행동은 예방접종 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이게 된다고 말한다.

래디시는 최근 지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실제 세계에서 사람들의 행동은 역동적이다. 그들이 더 안전하다고 느끼면 더 많이 상호 인간관계를 하게 되어 있다"라면서 "이 시나리오(돌연변이 발생 상황)에서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백신접종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감염자가 더 많은 상호관계를 하게 될수록, 전염성 높은 변이 바이러스는 취약한 사람을 겨냥하여 치명적인 결과를 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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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스30 뉴스>가 현재 접종되고 있는 모더나, 화이자, 존슨앤드존슨 백신이 델타 변종의 감염을 막는데 효휼적이라는 내용을 전하고 있다. ⓒ < FOX30 News >
 

 

너무 이른 해제가 화 불렀다
 

 

론 드샌티스 주지사는 지난 5월 3일 주 전역에서 지역 마스크 의무를 중단하는 명령을 내렸지만 사업체가 마스크를 요구하는 것을 금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바, 상점 및 레스토랑은 백신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에게 더 이상 마스크가 필요하지 않다는 CDC의 지침을 더 선호한다.

CDC는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간이 갈수록 미접종자들은 자신과 타인을 보호하기 위한 예방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한다.

플로리다대학 전염병학자 신디 프린스는 <올랜도센티널>에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확신할 수 없다”라면서도 "일부 그룹의 예방접종률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혼잡한 환경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을 보기가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프린스는 "백신이 충분히 출시되지도 않았고 발병 사례가 충분히 낮춰지지도 않았는데 너무 이른 시점에 예방 조치를 폐기했다"라면서 "그럼에도 우리는 그 교훈을 배우지 못한 것 같다”고 현재의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델타 변종이 확산되면서 최근 몇 주 동안 새로운 감염과 입원이 증가했다. 지난주 플로리다에서 거의 1만6천 명의 새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이전 주보다 35% 증가한 수치다. 플로리다에서는 6월 27일부터 7월 4일까지 1963명이 새로 입원해 이전 주보다 1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플로리다 성인의 65% 이상이 접종을 했지만 접종 비율이 주 전체에 걸쳐 균일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주 보건국 데이터에 따르면, 25%의 주민이 접종을 마친 동네가 50% 접종을 마친 옆동네와 바로 맞닿아 있을 정도로 편차가 크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은 특정 지역, 특정 연령대, 정치 이념 등에 뭉치는 경향이 있는 점도 꾸준히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주 보건국 데이터에 따르면, 12세에서 30세 사이의 플로리다 주민 중 3분의 1 정도만 예방접종을 받았다. 사우스플로리다 대학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공화당이나 무소속인 플로리다 주민들은 민주당원보다 예방접종을 받을 확률이 20%가 낮다. 또한 흑인이나 빈곤층 거주자가 집중된 지역은 예방접종을 덜 받는 경향이 있다.

래디시는 "모임이나 실내 파티에 쉽게 참여하는 사람들은 많은 경우에 백신접종을 덜 선호하는 사람들"이라면서 “백신을 맞아야만 하는 사람들과 관련하여 이 문제는 가장 큰 아이러니이고 어려움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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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플로리다주 롱우드시 소재 CVS 약국앞에 놓인 백신주사 홍보판. ⓒ 코리아위클리
 

 

미접종자 찾아가는 변이 바이러스
 

 

하지만 존스홉킨스대학 전염병 대비 연구학자 애메쉬 애달자 박사는 여전히 낙관적이어야 할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코로나19가 일반인들에게 비상사태인 이유는 병원이 수용한계의 위기에 처할 정도로 심각한 질병, 입원 및 사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면서 현재의 낮아진 발병률로는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실제 플로리다의 경우, 7월 초 현재 65세 이상 플로리다 주민의 83%가 예방접종을 받았는데, 이는 팬데믹 초기에 전체 병원을 괴롭혔던 높은 입원률 및 사망률을 크게 낮추는 역할을 했다.

주 방역당국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백신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들과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 사이에서 여전히 퍼지게 될 전망이지만 병원의 수용능력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바이러스로 인한 장기적인 합병증과 기대수명 감소를 지적하면서 낙관적이지 않은 전망을 하기도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변종의 출현과 확산이 비교적 ㅤ짧은 기간에 이뤄졌기 때문에 인체에 어떤 악영향을 끼칠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더 많은 시간과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의 가장 큰 위험 요소는 일상생활에서 위험을 감수하며 계속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에게 있다 것이 보건 당국과 전문가들의 경고다.

플로리다대학 전염병학자 데릭 커밍스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플로리다에서 여전히 매주 수천 건의 사례를 유발하고 있는데,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들 때문에 실제로 그것(집단면역)을 달성할 수 없게 되고, 조만간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런 사람들을 겨냥하게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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