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거부에 보험료 높아 가입 포기자 크게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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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빌홈의 상당수가 재산보험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플로리다주 키시미시에 있는 모빌홈 파크.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이위클리) 최정희 기자 = 지난해 허리케인으로 플로리다주에서 많은 주택들이 피해를 입은 가운데, 특히 이동식 주택(모빌 홈 mobile homes) 및 제조 주택(manufactured homes)의 취약점이 지적되고 있다.

이동식 주택은 집 자체가 땅에 완전히 부착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지진, 홍수 등의 자연재해가 발생할 경우 일반 주택에 비해 피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 그럼에도 이동 주택이나 제조 주택들 상당수는 재산보험(주택보험)이 없다.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현재 플로리다에는 이동식 주택 및 제조 주택이 약 82만2000가구이다. 이는 미국 전체 주택 공급의 거의 10%를 차지한다. 그러나 2018년 기준으로 보험에 가입한 주택은 32%에 해당하는 26만127가구에 불과하다. 홍수 보험에 가입한 주택은 1732채뿐이다.

이동식 주택은 공식적으로는 주택 및 도시 개발법이 건축 기준을 변경하기 전에 건설된 제조 주택을 일컫는다. 주택 및 도시 개발부(HUD)에 따르면 1976년 6월 15일 이전에 공장에서 지은 집은 이동식 주택인 반면, 1976년 6월 15일 이후에 지은 집은 제조 주택이다. 국제 허리케인 연구 센터에 따르면 플로리다에서 30만 가구 이상의 이동식 주택이 여전히 존재한다.

1992년 허리케인 앤드류는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의 이동식 주택과 제조 주택의 90%를 파괴했다. 이후 HUD는 플로리다의 제조 주택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통과시켰고, 허리케인과 같은 바람을 견딜 수 있도록 개선을 요구했다. 그러나 60만 가구 이상의 주택은 여전히 새 기준에 뒤쳐져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재산보험마저 없는 이동식 주택이나 제조 주택들은 허리케인으로 모든 재산을 잃거나 파손당했을 경우 재건 및 보수 비용을 집 소유주가 감당해야 한다.

주 법에는 주택 소유자들에게 화재, 도난, 허리케인 또는 홍수에 대한 보험을 의무화하는 규정이 없다. 다만 주택담보대출자들에게는 은행이 폭풍 보험을 포함한 재산보험을 요구하고, 지정된 홍수 지역에 위치한 주택의 경우, 홍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추가 보험을 요구한다. 결국 부동산에 담보 대출이 없으면 재산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재산보험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큰 실수'라고 지적한다.

경제학자이자 현재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재무 교수인 로버트 하트윅 전 보험 정보 연구소장은 최근 <마이애미헤럴드>에서 "재산보험 없이 사는 것은 푼돈은 아끼면서 큰돈은 못보는(penny-wise and pound-foolish) 것이다"라며 "집이 파손되면 저축이나 대출 없이는 회복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플로리다에서 보험료가 치솟으면서 보험 재가입이나 적절한 상품 구입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고, 특히 이동식 주택 소유주들이 보험을 구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거부하기 일쑤이며, 설사 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해도 보험료는 이들 주택 소유주들이 감당하기에 높은 경우가 태반이다. 플로리다에서 재산보험의 마지막 보루라 불리우는 주정부 운영 보험 '시티즌스'도 이들 주택에 대한 보험 가입을 보장하지 않는다.

플로리다내 보험사들이 시장을 자진 철수하거나 파산하면서, 새 제조 주택조차 보험을 찾는 것이 어려운 상태다. 제조 주택이 보험에 가입한 경우에도 주택의 완전한 교체를 보장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플로리다에서 재산보험 미가입자는 13%로, 이는 전국 7%보다 월등히 높다.

최근 주정부는 보험사들에 자금을 투여해 경쟁 시장을 조성함으로써 재산보험 위기를 타개하려는 조치를 위하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조치가 장차 보험료를 낮추고 주택 소유주들의 보험 가입을 보다 용이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동 주택 혹은 제조 주택은 공장에서 완성한 집을 부지에 가져다 놓는 식으로 세워지며, 이동 편의상 거의 1층이고 지붕이 완만하다. 부지에서는 집의 수평 잡기, 전기와 물의 연결 등의 이유로 지상으로 얼마만큼 높여져 있다. 가격은 일반 주택의 30% 수준.

이밖에 '사이트-빌트 하우스(site-built house)' 혹은 '모듈러 홈(modular home)'이라 불리는 주택도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지지만, 종종 2개 이상의 부분으로 나누어 배달된 뒤 현장에서 조립된다. 또 모듈식 주택은 주 및 카운티의 별도의 건축 법규를 따라야 한다. 지하로 땅을 파서 집을 세우고, 집 크기와 기능면에서 전통적인 주택과 비슷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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