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 슈머 “낙태 제한 찬성, 무슨 일 일어날지 몰라”…대법원장 “위험한 발언”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김명곤 기자 = 지난 4일 연방 대법관들이 임신 중절을 규제한 루이지애나주 법령에 대한 찬반 양측의 의견을 청취하고 심리가 진행된 가운데, 연방 대법원 밖에서도 찬반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보수 진영에서는 태아의 생명권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낙태를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진보 진영에서는 낙태는 여성의 선택이자 권리라며 중절 시술을 허용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대법원 심리가 진행된 4일에도 임신 중절을 지지하는 쪽과 반대 진영이 대법원 건물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대립했다.

중절 시술을 지지하는 시위에는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 등 민주당의 주요 인사가 참석해 연설했는데, 내용을 두고 크게 논란이 일었다. 슈머 대표는 닐 고서치 연방대법관과 브렛 캐버노 대법관을 거론하면서, 만약 이들이 낙태 제한에 찬성하는 판결을 하면 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를 것이라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슈머 대표가 거론한 두 대법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보수 적인 사람들인데, 그는 연설에서 대법원에서 다뤄지고 있는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두 대법관을 임명한 이후 첫 주요 낙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슈머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은 4일 성명을 내고 법관들이 비난 받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지만, 정부 내 최고위층의 이런 위협적인 발언은 부적절할 뿐 아니라 위험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두려움이나 호의 없이 일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의 이런 지적에 슈머 대표 측은 슈머 대표는 5일 “그 같은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고, 의도했던 바와 다르게 말이 나왔다”며 자신의 출신지가 뉴욕 브루클린이다 보니 거칠게 말하는 경향이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앞서는 대법원장의 성명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슈머 대표의 대변인이 4일 성명을 내고, 로버츠 대법원장이 슈머 대표의 발언에 대한 우파의 의도적인 곡해를 따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변인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진보 성향의 대법관들을 공격했을 때는 로버츠 대법원장이 침묵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이 정부의 새로운 생활보호대상자 정책을 비판했다며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난했다. 또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에 대해서는 지난 2016년 대선 때 자신을 ‘사기꾼’이라고 했다며 긴즈버그 대법관이 편파적이라고 비판했었다.

미국의 연방 대법원장이 이렇게 사법부를 향한 공격에 비판 성명을 낸 것인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로버츠 대법관은 지난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진보적인 판결을 내린 판사를 향해 ‘오바마 판사’라고 부르자 성명을 낸 바 있다. 로버츠 대법관은 ‘오바마 판사’나 ‘트럼프 판사’가 따로 있는 게 아니고, 사법부는 모든 이에게 공평하도록 최선을 다하는 헌신적인 판사들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했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넷 트위터에 슈머 대표의 발언은 대법원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만약 공화당 인사가 이렇게 했다면 체포되거나 탄핵당할 것이라며, 지금 당장 진지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과 상원 민주당 대표까지 나설 만큼 임신 중절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어떤 결말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연방 대법관 9명 가운데 5명은 공화당 대통령이 지명했고, 민주당 대통령이 지명한 대법관은 모두 4명이다. 5대 4로 보수 성향이 우위를 보이는데, 공화당 성향인 로버츠 대법관의 경우 일부 사안에 있어 진보적인 쪽에 서기도 했기 때문에 이번 소송에 있어서도 결정적인 표
를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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