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사용 강요, 현금 사용 빈번한 노년층과 저소득층에 불이익
 
▲ 커피 한잔에도 스마트폰 결제 앱을 사용하는 이들이 늘면서 현금 수납을 거부하는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사진: 위키피디아>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올해 플로리다주 의회에 현금 지불 거부를 불법화하는 법안이 올랐다. 지난 5년간 미국의 15개 주가 이같은 법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셰브린 존스 상원의원(민주)과 조엘 러드먼 하원의원(공화)이 공동 발의한 법안이 주 의회를 통과하면 플로리다 내 사업체들이 고객의 현금 지불을 거부하지 못하게 된다.

플로리다를 포함해 미국 여러 주에서는 점점 더 많은 규모의 사업체들이 현금 수납을 거부하고 있으며, 고객들에게 신용카드나 직불카드, 또는 스마트폰 앱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현금 사용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불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비현금 결제에 접근할 수 없는 저소득층과 앱 기반 결제에 능숙하지 않은 노년층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에게는 불편함을 넘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사람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돈을 쓰지 못하도록 은행 시스템이나 정부가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다.

커피집, 공연장, 경기장 등에서 결제 방식 변화

최근 플로리다 지역에서는 '비현금 결제'가 대세가 되어 왔다. 포트로더데일의 서클하우스 커피에서 커피나 빵을 사려면 신용카드, 직불카드 또는 스마트폰 결제 앱이 필요하다. 이 업소는 현금은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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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레이 비치에 있는 '아트 개러지 비주얼 및 공연 예술 공연장'은 이달 1일부터 입장권, 음료 또는 스낵을 구입하는 데 현금을 지불할 곳이 없다.

플로리다 팬더스 하키팀의 본거지이자 콘서트부터 서커스까지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선라이즈 소재 카운티 소유의 경기장은 현급 수납 창구가 없다. 그러나 경기장 명칭권은 플로리다에 본사를 둔 은행인 '아메란트(Amerant Bank)'가 가지고 있다. 현금을 다루는 은행 이름이 붙은 곳이 현금을 받지 않는 아이러니가 생긴 셈이다. 2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아메란트 뱅크 아레나(Amerant Bank Arena)' 웹사이트는 건물 안에 현금 자동 인출기가 없다고 고객들에게 통고해 두고 있다.

델레이 비치에 있는 공연 극장인 아트 개러지 역시 새해부터 현금 없는 쪽으로 결제 방식 방향을 틀었다. 카바레 스타일의 좌석이 있는 이곳은 약 200명을 수용할 수 있고, 좌석이 일렬로 배열되면 약 3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극장 경영자인 머조리 왈도는 많은 사람들이 음료수나 간식을 사기 위해 바에서 줄을 설 때 현금 지불보다 카드 결제기에 카드를 밀어넣거나 누르는 것이 훨씬 빨라 신속한 서비스를 할 수 있다며 비현금 결제를 옹호한다. 현금 지불의 경우 고객이 돈을 세는 시간, 바텐더가 돈을 세고 거스름돈을 돌려주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경영진이 현금 계산을 확인한 다음 은행에 가야하는 수고도 따른다.

아츠 개러지는 2만 여개의 이메일과 3만 5천 명의 팔로워들의 소셜 미디어 목록을 통해 이러한 변화를 공개해왔고, 이중 오직 5명이 현금 결제가 없어지는 것에 대해 불평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안을 후원한 존스 의원은 "신용카드나 직불카드 같은 결제 수단은 저소득층이 이용할 수 없고,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밀레니얼 세대 이하의 사람들만큼 결제 앱을 가지고 있거나 이용하기가 편하지 않다"라고 전했다.

러드먼 의원 역시 "현금을 받지 않는다면 기본적으로 시민 권리를 박탈하거나 혹은 공동체 전체를 단절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러드먼은 경기장과 같은 큰 장소들은 현금 결제 의무화에서 면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젏은 층이 현금 비사용 이끌어, 저소득층은 현금 선호

현금 비사용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퍼지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이 큰 기점이 됐다. 많은 사람들이 돈을 만지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퓨 리서치 센터의 2022년 조사에서 응답자의 41%는 특정 일주일간 현금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는 2018년 29%와 2015년 24%보다 크게 증가한 것이다.

현금 사용서 인구통계학적으로 큰 차이가 있었다. 가계 소득이 연간 3만 달러 이하인 사람의 30%는 구매액의 전부 또는 거의 전부에 현금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이는 5만 달러 이상 가구의 6%와 큰 차이가 있다.

흑인 성인의 26%, 히스패닉 성인의 21%, 백인 성인의 12%가 특정 일주일간 구매한 물건의 전부 또는 거의 전부를 현금으로 지불한다고 답했다.

가계 소득과 관계없이 현금을 사용하는 많은 사람들은 현금이 제공하는 익명성을 선호한다.

러드먼은 "이번 법안은 보수층에서 지지를 많이 받는다. 공화당 동료 의원들은 현금화폐를 평가절하하고 싶지 않다는 내 의견에 동의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가 구매하는 모든 것을 추적하거나 감시할 수 있는 디지털 화폐로 전환하고 싶지 않으며, 현금이 왕이 되기를 원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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