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망 설치 후 1년 간 2건 발생, 연 평균 8건서 크게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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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탬파베이에서 북쪽으로 세인트피터스버그와 남쪽 마나티카운티를 잇는 플로리다 명물 선샤인 스카이웨이(Sunshine Skyway). ⓒ 위키피디어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플로리다주 탬파베이의 선샤인 스카이웨이(Sunshine Skyway·이하 스카이웨이)에 자살 방지용으로 설치된 철망 울타리가 크게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웨이는 빼어난 경관에도 불구하고 ‘자살다리’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지난해 6월말 8피트 높이의 철망 설치 작업을 완료하기 전까지는 한 달에 한 명꼴로 다리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잃었다. 지난 2018년 사망자는 18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철망 설치 이후 1년간 2건의 자살만을 기록했다. 브래든튼 거주 남성(75세)이 올해 1월 다리에서 투신해 숨졌고, 4월 말에는 47세의 탬파 남성이 다리에서 몸을 던졌다.

주정부 관계자들은 교량에서 발생한 자살 건수가 현저히 줄어든 것은 철망 울타리 효과가 의도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2일 전했다. 이들은 다리 철망이 자살을 시도하려는 이들에게 걸림돌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고속도로 순찰대원인 스티브 개스킨스는 최근 <탬파베이 타임스>에 "철망은 자해를 하려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인 억제 수단이 됐다"라고 말했다. 철망 설치 이전에는 허리 높이의 콘크리트 벽만이 놓여 있었다.

철망 설치 효과 커, 완전 방지 기능은 없어

345만달러가 소요된 철망 건설을 두고 사전에 논란이 일었다. 탬파베이 명물인 다리에 철망을 설치하는 것은 보기 흉할 뿐만 아니라 돈 낭비라고 주장하는 측도 있었다. 일단 다리에서 뛰어내릴 결심을 한 사람들은 철망을 넘거나 여의치 않으면 다른 방법을 찾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월 투신한 남성은 한밤중에 다리위에서 차를 정차한 뒤 차 경고등을 켠 다음 철망위 올라가 다리를 걸치고 있었다. 마침 지나던 차량이 이를 발견한 뒤 911에 신고했으나 구조대가 도착하기전에 투신했고, 그의 시신은 5마일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심지어 철망이 자살을 막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를 지닌 채 자살을 시도한 사건도 있었다. 철망이 완공된 지 두달도 되지 않은 지난 8월, 양다리를 바다쪽으로 향한 채 흔들거리며 철망위에 앉아있던 48세의 탬파 여성은 신고를 받고 달려온 스카이웨이 순찰대원에게 "인종차별주의자들에게 지쳤고 차별의 대상이 되었다"라며 "새로운 철망이 효과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올라왔다"라고 말했다. 이 여성은 순찰 대원과 15분간의 대화끝에 다리에서 내려왔다.

교통부 관리들은 본래 철망이 다리에서 사람이 뛰어내리는 것을 막는 데 100% 효과적일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리 철망 설치는 자살을 조금이라도 어렵게 만들고, 자살 시도자의 마음을 바꾸게 하려는 의도에서 나왔다. 관계자들은 철망과 감시 카메라, 신고 전화 등 다리 부속물들은 긴급 구조대원들이 제때에 도착하여 개입할 수 있는 기회를 증가시켰다고 지적했다.

고속도로 순찰대는 철망이 완공된 이래 12개월간 8건의 긴급 신고를 받았다. 이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11건에서 다소 줄어든 것이다.

크리스 카슨 플로리다 교통부 대변인은 "선샤인 스카이웨이 브릿지의 철망이 자살을 방지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돼 기쁘다"라면서 "플로리다 고속도로 순찰대, 다리를 따라 설치돼 있는 카메라들과 위급 전화 등이 자살을 방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탬파베이 위기상황감지센터 사무감독관은 다리 투신으로 인한 사망자의 급격한 감소는 센터 직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는 1999년에 다리에 설치된 6개의 긴급 신고전화기(핫라인) 중 한 대를 다리 위의 누군가가 집어들었을 때 바로 응답하는 시스탬을 갖추고 있다. 레이놀즈는 "만약 우리가 한 생명이라도 구할 수 있다면, 정말 가치있는 일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올해 1월 철망에 올라가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가 출동한 순찰대원에게 설득을 당한 세인피 남성(48세)은 철망이 자신의 마음을 돌이키는 데 일정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비록 자신의 자살 계획을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 신고로 이어지게 했지만, 철망이 자신의 행동을 실현시키는 데 시간이 걸리게 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도 자신의 노모를 배려하지 않고 충동적인 생각에 사로잡힌 것에 대해 자책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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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탬파베이의 명물 '선샤인스카이웨이'를 데소토 공원에서 바라본 모습. ⓒ 코리아위클리
 
왜 멋진 다리가 '자살다리'가 되나?

탬파베이에서 북쪽으로 세인트피터스버그시와 남쪽 마나티카운티를 잇는 스카이웨이는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에 이어 자살사고가 많은 다리로 알려져 있다. 금문교는 지난 여름부터 다리에 철망을 설치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1987년에 재건된 스카이웨이는 다리의 모양이 아름답고 푸른 바다와 절경을 이루어 탬파의 관광 명소가 되었다. 두개의 삼각 모양 케이블로 조형미를 살린 다리는 가장 높은 지점이 수면위 200피트이다. 본래는 1954년에 지어진 것이지만, 1980년에 돌풍으로 방향을 잃은 화물선이 탬파베이 입구에 놓인 다리와 충돌, 교각이 부서지고 자동차가 연쇄 추락하면서 35명의 사망자를 냈다.

스카이웨이는 1960년대 부터 꾸준히 자살자들을 냈으나, 재건 이후 수치가 급증하기 시작해 투신 자살자는 확인된 숫자만 연 평균 8명에 달한다. 이 수치는 스카이웨이를 전국에서 자살자가 가장 많은 다리 중 하나로 만들었다.

스카이웨이 자살 증가는 플로리다를 포함해 전국 자살자 증가와도 맞물려 있다. 연방질병통제국(CDC) 조사 기준으로 1999년에서 2016년 사이 자살률은 30%가 늘었다. 같은 기간 플로리다주 자살률 증가치는 11%였다.

그렇다면 왜 많은 사람들이 금문교나 스카이웨이처럼 멋진 다리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것일까?

대중의 관심을 끌거나 특정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목적에서, 혹은 모방 심리로 인한 행위라는 것이 보편적인 해석이다. 30 년 넘게 자살 시도자들을 위한 병동을 운영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대학 제롬 모토 박사는 "자살자들은 다리의 아름다움이 자살의 수치심을 없애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해석했다.

(고민이 있다면 국립 자살예방 상담전화(1-800-273-8255) 또는 suicidepreventionlifeline.org와 연결해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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