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지원, 선수 의지가 약점을 장점으로 바꿔”

 

뉴스로=노창현특파원 newsroh@gmail.com

 

 

청각장애 테니스 선수가 한국 테니스의 역사를 새로 쓸 수 있을까.

 

뉴욕타임스가 22일 인터넷판 톱기사로 장애를 이겨낸 한국의 10대 '테니스 신동(神童)'을 장문의 기사로 조명해 관심을 끈다. 타임스는 '청각장애 테니스선수에게 소리는 장애가 아니다'라는 기사에서 마포고 3학년 이덕희(18)를 집중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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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희는 5년전 한국 테니스 사상 최연소로 국제테니스연맹(ITF) 주니어 세계랭킹에 이름을 올린 주인공이다. 특히 그가 테니스경기에서 불리한 청각장애를 갖고 있다는 점이 큰 화제를 모았다.

 

뉴욕타임스는 많은 전문가들이 테니스에서 청각이 반사작용에 중요한 감각이기때문에 볼스피드가 빠른 성인이 되면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이덕희는 현재 세계 랭킹 143위로 한국 최고의 틴에이저 선수가 되었다고 전했다.

 

타임스는 “강력한 서브와 스트록을 구사하는 테니스경기에서 볼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은 치명적인 결함(缺陷)이 될 수 있다. 프로에서 이덕희처럼 청각장애를 가진 사례는 없다”며 그가 프로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미국 대학 테니스 감독이자 농아테니스팀 감독인 테이티 만세보는 “테니스 경기에선 발생하는 아주 다양한 스핀들은 상대 라켓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파악한다. 하지만 농아선수는 소리를 들을 수 없기 때문에 상대가 어떤 스핀을 구사하는지 더욱 면밀하게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포고의 주현상 코치는 “처음엔 이덕희의 장애로 인해 대성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성공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간의 신체는 청각자극이 시각자극보다 훨씬 빠른 반응을 보여준다. 국립건강연구소(NIH)에 따르면 시각자극은 180~200 밀리세컨즈이고 청각자극은 140~160 밀리세컨즈다.

 

앤디 로딕은 2003년 윔블던에서 활약한 앤디 로딕은 반응속도는 청각을 통해 파악한다고 말한다. 볼을 얼마나 세게 치는지는 소리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복식선수 출신인 호주의 토드 페리 코치는 스트록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는 소리를 통해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올해 US오픈에 출전한 앤디 머레이도 “우리는 경기할 때 눈이 아니라 귀를 사용한다. 청각을 통해 볼의 스피드와 회전력. 강도를 짐작할 수 있다”고 동의한다.

 

이덕희는 그의 아버지 이상진씨가 군복무를 할 때 태어났다. 어머니 박미자씨는 아들이 만 두 살 무렵 뭔가 이상하다고 느껴 병원 검사를 의뢰했을 때, “들을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청천벽력(靑天霹靂)이었다.

 

첫 아들인 덕희의 불행으로 슬퍼했던 시간은 일주일이면 족했다. 덕희가 4살일 때 부모는 제천 집에서 한시간 거리인 청주의 장애아동학교에 등록했다. 대부분 학생들이 기숙사에서 생활했지만 박미자씨는 아들의 등하교를 맡았다. 그리고 오후엔 일반 학교에 보냈다.

 

박미자씨는 “청각장애학교에선 아이들이 수화(手話)만 배우기때문에 버스 기사와 대화하려면 종이에 써야 한다. 수화만 하는 아이들은 직업을 얻을 기회도 아주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아들이 일반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면 말하는 연습을 시키고 상대 입술을 보고 읽는 법을 배우게 했다. 몇 년이 지나 덕희는 청각장애학교를 더 이상 다니지 않았고 부모의 소망대로 수화를 통하지 않고 대화할 수 있게 됐다.

 

한국에선 대부분 농아학생들이 부모에 의지해서 산다. 덕희의 부모는 아들이 장차 독립해서 살아갈 수 있기를 원했다.

 

덕희의 엄마는 미용사로 일하고 아빠는 기자다. 덕희의 운동능력은 전국체전 200m 기록 보유자였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다. 이상진씨는 아들이 동료와의 대화가 필요없는 골프나 양궁, 사격같은 개인스포츠가 적합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덕희는 사촌형인 우정효가 테니스를 치는걸 보고 흥미를 보였다. 박미자씨는 코치에게 ”아들이 취미나 재미로 배우는게 아니라 진지하게 지도해달라“고 부탁했다. ”잠재성이 없다면 계속 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대학에서 활약하는 농아선수들이 있다. 글로벌 농아어린이재단을 세운 페이지 스트링거는 워싱턴대학에서 복식선수로 활약했는데 파트너 역시 농아였다. 그녀는 들리지 않는 불리함을 시각의 정확성을 늘리는 것으로 보강(補强)했다.

 

농아인들은 직감이 상대적으로 강하고 사람 얼굴이나 몸짓에서 미세한 단서를 찾는게 듣는것보다 정확하다. 그들은 더 시각적이고 다른 감각들이 예민해진다. 상대선수의 동작을 예측하고 더 나은 반사신경을 보일 수 있다.

 

볼을 집중해서 보는 훈련은 이덕희의 능력을 강화시켰다. 상대선수의 백스윙을 관찰하면서 어떤 종류의 샷이 나올지 예측하는 것이었다. 그와 대결한 적이 있는 크리스토퍼 렁캐트는 “그는 내가 어떤 볼을 칠지 아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내 마음을 읽고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세계랭킹 1위가 이덕희의 목표지만 먼저 한국에서 1인자가 되야 한다. 2007년 한국선수로 가장 높은 세계랭킹 36위에 랭크된 이형택을 넘어서야 한다.

 

그에겐 또다른 육체적 불리함이 있다. 5피트9인치(174cm)의 신장은 체력전이 중요한 프로세계에서 작은 체격이다. 그정도의 신장은 ATP 톱 50선수중 데이비드 페러 단 한명이고 6피트이하(183cm)는 겨우 6명이다.

 

이덕희를 열세살때부터 후원하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그에겐 힘이 된다. 현대차는 “장애에도 불구하고 이덕희의 정신력은 경이롭다. 한국사회에서 책임있는 기업으로서 그를 지원하는 책임감을 느낀다

 

그는 곧 아시아선수들을 위한 호주오픈의 와일드카드 경기에 출전한다. 이 기회를 놓치면 멜버른에서 예선라운드에서 3승을 거둬야 한다.

 

스트링거는 “어떤 스포츠에서도 톱리거로 올라가는 것은 극히 어렵다. 청각장애를 갖고 있는 이덕희가 그 수준에 도달할 확률은 훨씬 더 적지만 나는 이덕희가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 그는 운동선수로서의 재능과 개성, 지성, 적응기회와 서포터스까지 갖추고 있다. 그의 장애는 아주 작은 마이너스 요인일뿐이다”고 성공을 점쳤다.

 

* 글로벌웹진 뉴스로 www.newsroh.com

 

<꼬리뉴스>

 

For Deaf Tennis Player, Sound Is No Barrier (NYT)

Lee Duck-hee, 18, of South Korea, is ranked 143rd in the world in a sport in which hearing the ball is considered crucial.

 

http://www.nytimes.com/2016/11/22/sports/tennis/deaf-player-lee-duck-hee-south-korea.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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