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발리나인 1).jpg

‘발리나인’ 두 멤버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당국이 사형을 집행하기로 발표했던 11명의 사형수에 대한 집행이 다시금 몇 주 연기됐다. 사진은 ‘발리나인’의 무란 스쿠마란(Myuran Sukumaran. 왼쪽)과 앤드류 찬(Andrew Chan. 오른쪽).


인도네시아 정부 내 고위 각료들, 사형 집행 반대 의견 피력

차후 사형수에 말레이시아인 다수 포함... 집행 이후 문제 ‘우려’

 


‘발리나인’을 포함해 인도네시아 당국이 사형을 집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는 11명의 사형수에 대한 집행이 다시 몇 주 연기됐다고 지난 주 금요일(13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인도네시아 법무부 관계자를 인용, 보도했다.

 

사형 집행이 계획된 11명의 사형수 중 마약 관련 사범들은 대부분 마지막 시도로 항소를 한 상태이다.

 

다만 인도네시아 법무부의 토니 스폰타나(Tony Spontana) 대변인은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에서 “(11명의 사형 집행에 대한) 계획의 변경은 없으며, 이들 모두 동시에 사형이 집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인도네시아 정부는 앤드류 찬(Andrew Chan)과 뮤란 스쿠마란(Myuran Sukumaran)을 포함한 11명의 사형수에 대한 사형 집행 전 이들의 법률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폰타나 대변인은 “우리는 사형 집행 후 최소한의 문제조차 발생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현재 진행 중인 이들의 법률적 소송을 존중한다”며 “법률 소송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다른 사형수의 사형 집행을 단행할 경우 남은 이들의 심리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기다렸다가 한꺼번에 단행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현재 사형 집행이 확정된 11명의 사형수 가운데 엑스터시 공장에서 체포된 바 있는 프랑스인 세르지 아틀라오이(Serge Atlaoui)의 항소에 대한 재판은 이달 25일까지 연기된 상태이다.

 

또 인도네시아 당국은 11명 중 유일한 여성인 필리핀 국적의 매리 제인 피에스타 벨로소(Mary Jane Fiesta Veloso)의 사법 심사 결과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인도네시아 대법원 대변인에 따르면 사법 심사의 경우는 최대 3개월이 소요될 수도 있다.

 

아울러 스폰타나 대변인은 인도네시아 국적의 사형수로 수마트라 섬(Sumatra Island) 제2도시 팔렘방(Palembang)에서 58.7킬로그램의 대마초를 운송하다 체포돼 사형이 선고된 자이날 아비딘(Zainal Abidin)의 사법 심사는 대법원에 의해 거부됐다고 전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 당국은 사형 집행을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찬과 스쿠마란의 변호팀은 지난 주 목요일(12일), 이들의 사형 유예를 위한 마지막 법적 시도로 행정재판소에 항소를 제기했다.

 

변호팀은 행정재판소 항소제기 소장에서 ‘조코 위도도(Joko Widodo) 대통령이 ’발리나인‘ 사형수의 개별적 케이스 및 이들의 교화 상태를 참작하지도 않은 채 이들에 대한 감원 청원을 거절했다’고 언급했다.

 

‘발리나인’ 변호팀의 항소에 대해 행정재판소의 우장 압둘라(Ujang Abdullah) 재판장은 법무부 당국이 법원에 출석할 대통령 대리인에 대한 서명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주 목요일 심리를 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발리나인’의 항소는 일주일 연기됐다.

 

인도네시아 H. M. 프라세티요(H.M. Prasetyo) 법무장관은 발리나인에 대한 사형 집행은 누사캄방간(Nusakambangan)으로 이감된 이후 다른 재소자들을 동요시키지 않도록 곧바로 실행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교도소 당국은 현재 ‘발리나인’ 두 사형수를 별도의 격리된 수용소 밖으로 나가는 것은 물론 사형 날짜를 기다리고 있는 다른 재소자들과 어울리는 것도 허락한 상태이다.

 

줄리 비숍(Julie Bishop) 외교부 장관은 인도네시아 외무부 장관에게 직접 서한을 작성, 사형을 면하는 대신 종신형으로 살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당부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프라세티요 장관은 인터넷 뉴스 사이트은 ‘Liptuan6.com’에서 “사형 집행의 취소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변함이 없으며 또한 호주는 물론 다른 나라와의 재소자 교환 중재를 위해 사형 집행을 연기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인도네시아 내각 ‘거물들’,

위도도에 ‘발리나인’ 감원 요청

 


한편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고위 각료를 포함한 저명 인사들이 위도도(Widodo) 대통령에게 ‘발리나인’에 대한 감형을 청원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지난 주 토요일(14일) 보도했다.

 

몇 주 또는 한 달 이상의 사형 집행 연기가 명백하게 결정된 상황에서 이들의 이 같은 청원은 ‘발리나인’의 목숨을 구하는 또 다른 노력임에도 불구, 위도도 대통령을 동요시키지는 못했다.

 

페어팩스 미디어 발행의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부 고위 각료 및 저명 인사들이 직접 위도도 대통령과 면담을 통해 찬과 스쿠마란의 감형을 요청했지만 위도도 대통령은 이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이어 이번에 사형이 계획된 호주인(발리나인 멤버) 및 다른 사형수들을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각료들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 채 보도한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정부 소식통은 “감형을 청원한 이들(정부 인사) 가운데는 개인적으로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이들도 있지만 또한 공개적으로 사형을 지지하는, 영향력 있는 인사들도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위도도 대통령과 가까운 정치적 동료인 바수키 푸르나마(Basuki Purnama) 자카르타 주지사는 이미 오래 전부터 사형제도를 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해 왔으며, 현 연립여당 소속의 프라난다 수리아 팔로(Prananda Surya Paloh) 의원도 ‘발리나인’의 사형이 제고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팔로 의원은 인도네시아 미디어 거물이자 위도도의 주요 후원자 중 하나인 수리아 팔로(Surya Paloh)의 아들이다. 그는 최근 인도네시아 인터넷 뉴스 사이트인 ‘Okezone.com’에 “‘발리나인의 사형과 관련해 인간적 측면에서 매우 안타깝다고 말하고 싶다”면서 “이들의 긍정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며 사형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현했다(본지 1134호 보도).

 

비단 이들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정부의 사형 집행에 대해 반대하는 이들은 더욱 많으며 특히 고위층 정부 인사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사형선고를 받고 지난 10년간 수감생활을 하는 동안 스쿠마란과 찬의 교화 상태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당국의 보다 큰 우려는, 이런 사형수에 대한 사형을 집행함으로서 인도네시아의 국제적 명성에 더욱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페어팩스 미디어가 만난 인도시아 정부의 또 다른 소식통은 “(사형 계획에) 균열이 보이고 있다”면서 “(인니) 정부는 이들의 사형을 집행한 이후 더 많은 일들을 겪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사형에 직면한 마약사범들로부터 신청된 64건의 감원 청원을 거부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중 외국인 5명을 포함한 6명은 지난 1월18일 총살형이 집행됐다. 이어 11명의 사형수에 대한 집행이 발표됐다. 이 중 ‘발리나인’을 포함한 7명이 외국인이다.

 

11명의 사형수에 대한 사형 집행 이후 계획된 사형수 중에는 2명의 영국인, 또 다른 네덜란드인(1월18일 네덜란드인 한 명이 사형됨), 6명의 말레이시아인이 있다.

 


말레이시아 내 인니 국적

사형수 200여명

 


특히 다음에 사형이 집행되는 말레이시아 국적 마약사범 사형은 인도네시아 정부로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인도네시아의 한 비정부 이민자 지원 단체인 ‘Indonesian NGO Migrant Care’에 따르면 현재 말레이시아 내에는 200명 이상의 인도네시아 국적 사형수들이 수감되어 있다.

 

반면 위도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내에서 대중적으로 공감하는 사형제도에 대해 확고부동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또한 국제적 압력에 동요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 왔다.

 

‘발리나인’의 사형 계획에 대한 호주 정부의 강력한 외교뿐 아니라 브라질, 네덜란드, 프랑스, 필리핀, 나이지리아는 인도네시아 정부에 강력 항의하거나 자국 대사관을 철수시켰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한 소식통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교 경험이 전혀 없는 시장 출신(자바 주 수카르타 시 시장)의 위도도 대통령은 강력한 비난의 충격을 잘 감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의 다른 소식통은 “조코위(조코 위도도 대통령 별칭)는 (비난이) 진정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위도도 대통령의 핵심 동료로 대통령의 사형 의지에 대해 지지 입장을 견지해온 앤디 위자잔토(Andi Widjajanto) 내각장관은 지난 주 목요일(12일) 내각의 동료이자 보안 장관(정치, 법률, 보안부 장관)인 텟조 에디 푸르디야트노(Tedjo Edhy Purdjiatno)의 발언을 질책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지난 주 화요일(10일) 푸르디야트노 장관은 호주 정부가 지속적으로 인도네시아 정부의 사형에 대해 간섭할 경우 호주로 불법 입국하려는 난민신청자를 풀어 호주에 ‘인간 쓰나미’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위협한 바 있다.

 

위자잔토 장관은 푸르디야트노의 이 같은 발언을 가벼운 입놀림이라고 질책한 것이다.

위자잔토 장관은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런 일을 행하지 않을 것이며 또한 다른 국가와의 마약범죄 대처에 공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앤드류 찬과 뮤란 스쿠마란의 변호팀이 제기한 행정재판에 대한 심리가 금주 목요일(인도네시아 현지 시간) 예정된 가운데, 인도네시아 사법위원회는 ‘발리나인’ 재판관들이 가벼운 형량을 조건으로 뇌물을 요구했다는 ‘발리나인’ 변호팀의 주장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인권단체들은 ‘발리나인’의 사형에 대해 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에 항소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714 호주 ABC 방송, NSW 주 선거 유권자 조사(Vote Compass) 호주한국신문 15.03.19.
» 호주 ‘발리나인’ 등 11명 사형수 집행, 다시 몇 주 연기 호주한국신문 15.03.19.
712 호주 호주 대테러부대, 잠재 지하디스트 출국 저지 주력 호주한국신문 15.03.19.
711 호주 애보트의 비인기, 주 선거 영향은 크게 없을 듯 호주한국신문 15.03.19.
710 호주 ‘자수성가’한 호주의 여성 부자는 누구? 호주한국신문 15.03.19.
709 호주 외환변동 자료로 부당이익 챙긴 2명, 징역형 호주한국신문 15.03.19.
708 호주 시간당 1천 달러의 고소득, 어떤 직업에서 가능한가... 호주한국신문 15.03.19.
707 호주 경찰, 불법 무기수입 시드니 남성 기소 호주한국신문 15.03.19.
706 호주 마틴 플레이스 린트 카페, 오늘 재오픈 호주한국신문 15.03.19.
705 호주 시드니 랜드마크 ‘본다이 파빌리온’ 새 단장 호주한국신문 15.03.19.
704 호주 한 미술품 애호가, 국립미술관에 소장품 기증 호주한국신문 15.03.19.
703 호주 NSW 주 병원 의료인력 수급, 여전히 ‘빨간불’ 호주한국신문 15.03.19.
702 호주 NSW 주 대법원, ‘코만체로’ 전 두목 재구금 호주한국신문 15.03.19.
701 호주 스트라스필드 기차역 보행자 터널 재단장 추진 호주한국신문 15.03.19.
700 호주 김봉현 대사, 동티모르 전 총리 초청 만찬 호주한국신문 15.03.19.
699 호주 재외동포재단, 초청 장학생 모집 밝혀 호주한국신문 15.03.19.
698 호주 ‘발리나인’ 외 9명의 사형수들은... 호주한국신문 15.03.13.
697 호주 ‘발리나인, 두 사형수 외 다른 멤버 근황은... 호주한국신문 15.03.13.
696 호주 ‘발리나인’ 이감된 누사캄방간은... 호주한국신문 15.03.13.
695 호주 ‘발리나인’ 두 사형수는 누구? 호주한국신문 15.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