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인삼 캠페인).png

본래 한국의 오랜 특산품이지만 중국으로 전해진 뒤 서구 국가로 수출되면서 ‘Ginseng’으로 굳어진 인삼의 영문 명칭을 한국어 발음 그대로의 ‘Insam’으로 표기하도록 하려는 캠페인이 시작됐다. 사진은 금산인삼약초산업진흥원’과 ‘반크’(VANK)가 전개하는 캠페인 이미지. 사진 : 금산인삼약초산업진흥원 제공

 

금산인삼약초산업진흥원과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 영어 명칭 바로잡기 캠페인

 

고려인삼 등 한국의 인삼은 여러 질병 예방과 치료에 큰 효과를 보이며, 면역력을 높이고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는 등의 효능을 갖고 있다. ‘심(삼) 봤다’라는 말이 있듯 인삼, 산삼을 발견하는 일은 사람들에게 큰 기쁨을 주는 일이었다.

한국은 삼국시대부터 인삼의 주요 생산국으로, 중국과 일본 등 인접 국가에 이를 수출하며 정치-경제적 국제 관계를 맺어왔다. 그리고 이는 오늘날에도 한국 최고의 특산품으로 주목 받고 있다.

그럼에도 이 한국 특산품인 인삼의 영어 명칭이 ‘Insam’이 아닌 ‘ginseng’으로 불리고 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인삼은 ‘고려인삼’으로 널리 알려진 한국산 외에도 중국 전칠삼, 미국 화기삼, 일본 죽절삼 등 각기 다르게 부르지만, 영문 표기는 ‘진생’(ginseng)으로 널리 표기되고 있다.

‘심 봤다’라는 말에 대한 여러 문헌을 조합하면 우리 민족은 대대로 인삼을 ‘심’이라는 고유어로 사용했고 또 문서에 표기했다. 그런데 ‘심(고려인삼)’이 중국에 수출된 이후 중국에선 인삼을 우리의 고유어 ‘심’과 발음이 비슷한 한자 ‘삼’(參)으로 대체해 표기했고, 이 고려인삼이 중국을 통해 서양에 수출되면서 중국식 발음으로 변화, ‘ginseng’이라는 명칭이 등장했다.

한국 농업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서양에서의 ‘인삼’ 명칭은 ‘Xiangshen’(祥蔘)에서 shinseng, 그리고 지금의 ‘ginseng’이 됐다.

이후 1843년 러시아 과학자 C.A.Meyer가 세계식물학회에 처음 ‘Panax ginseng C. A. Meyer’로 인삼 학명을 등록했으며, 이후 인삼에 대한 영문 표기가 ‘진생’(ginseng)으로 자리 잡게 됐다.

인삼의 본고장이지만 정부 부처, 인삼을 활용하는 대부분 기관에서도 인삼의 영문 표기 ‘Insam’이 아닌 ‘ginseng’을 사용하고 있다. ‘Korea.net’, ‘해외문화홍보원’, ‘우리역사넷’ 등 해외에 한국 문화를 알리는 정부 사이트의 ‘고려인삼’ 설명에도 고려인삼을 ‘Korea ginseng’이라 칭한다. 포털 사이트에서 ‘Insam’이라고 검색했을 때보다 ‘ginseng’이라고 검색했을 때 더 많은 기사와 소개 글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 훈령(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 2020 제정, 2021 개정)에 ‘삼계죽’을 ‘ginseng and chicken porridge’로 번역한 예시로 제시하는 등 인삼이 들어간 음식을 설명할 때도 ‘ginseng’이라는 표현이 계속 사용되고 있다. 게다가 인삼을 재료로 한 음식에 대해 영어로만 ‘ginseng’을 표기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글로도 인삼이 아닌 ‘진생’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에 따라 하면서 한글 표기의 ‘인삼’마저 지워지는 실정이다.

현재 국제식품규격위원회인 ‘코덱스’(Codex Alimentarius Commission. CAC)에는 ‘인삼’의 영어 명칭이 ‘ginseng’으로 규정되어 있다. 인삼 제품이 코덱스 세계 규격에 등재되었다는 것은 인삼 수출 및 세계화에 있어 큰 성과이기는 하지만 한국 인삼이 ‘ginseng’이라는 명칭으로 수출되는 것은 우리의 특산품을 제대로 알리지 못한 것이기도 하다. 또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품질인데 반해 다른 국가의 삼과 함께 ‘ginseng’이라는 공통된 표기로 인해 다른 국가의 ‘삼’과의 차이점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이로써 상품 경쟁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이런 가운데 재단법인 ‘금산인삼약초산업진흥원’과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VANK. Voluntary Agency Network of Korea)가 지난 6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인삼의 영어 명칭을 ‘Ginseng’이 아닌 ‘Insam’으로 변경하는 캠페인을 공동으로 진행,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Ginseng’으로 표기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한국의 오랜 특산품이 전 세계인들에게 제대로 알려지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이제는 ‘고려인삼’ 또는 ‘인삼’이라는 고유명사와 동일하게 영어 명칭을 표기, 국제 사회에 폭넓게 알려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세계화되고 있는 ‘kimchi’, ‘tteokbokki’, ‘jeon’, ‘kimbap’ 등 한국 음식이 한국식 명칭 그대로 영문으로 쓰이는 것처럼 인삼도 ‘Insam’으로 표기돼야 한다는 게 이들의 바람이다.

이미 한국은 코덱스 회의에서 국제 식품분류상 ‘Chinese Cabbage’에 속해 있던 한국산 배추를 ‘Kimchi Cabbage’로 분리해 등재시킨 적이 있으며, 고추장 역시 독자적 발효식품이란 점을 인정받아 ‘Gochujang’이라는 고유 명칭 그대로 세계 규격에 등재되어 있다.

또한 참취(Cham-chwi), 참나물(Cham-na-mul), 참쑥(Cham-ssuk), 당귀(Dang-gwi), 곰취(Gom-chwi), 돌나물(Dol-na-mul) 등의 한국 산나물도 그 이름 그대로 코덱스의 ‘엽채류 분류’에 등재되도록 하는 제안이 채택되기도 했다.

인삼의 영어 명칭 변경 캠페인을 시작한 양 기구는 당장 인삼에 대한 영어 학명을 수정할 수는 없더라도 정부 각 기관, 인삼 관련 식품회사, 한국 내 소비자 등 우리가 먼저 ‘Insam’이라는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우리의 특산품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전 세계 한인 미디어를 통해 현지 사회에도 이를 알리고 또한 각 현지 국가 미디어에도 적극 이를 인식시키는 일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종합(인삼 캠페인).png (File Size:593.8KB/Download:16)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2794 호주 시드니 소재 유명 사립학교들 ‘시설 경쟁’ 과열 호주한국신문 14.04.24.
2793 호주 각 부처 최고 공무원들, 연봉 5% 이상 올라 호주한국신문 14.04.24.
2792 호주 광역 시드니 및 주변 지역 거주민 기대 수명은... 호주한국신문 14.04.24.
2791 호주 NSW 노동당의 우상, 네빌 랜 전 수상 타계 호주한국신문 14.04.24.
2790 호주 맹견 공격으로 91세 여성 치명적 부상 file 호주한국신문 14.04.24.
2789 호주 시드니 부동산 활황기, 북서부 지역 가장 많이 올라 호주한국신문 14.05.01.
2788 호주 ‘세월호 참사’ 관련, 시드니한인회 합동분향소 마련 호주한국신문 14.05.01.
2787 호주 애보트 정부 ‘인종차별금지법 개정’ 관련 호주한국신문 14.05.01.
2786 호주 ‘세월호 참사’ 애도 분위기 속 ‘탁구대회’ 성료 호주한국신문 14.05.01.
2785 호주 동포화가 수향 선생 작품, ‘Berndt Museum’서 초대 호주한국신문 14.05.01.
2784 호주 시드니 부동산 활황, 저소득 계층에게는 ‘재앙’ 호주한국신문 14.05.01.
2783 호주 시드니, ‘유학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도시’ 포함 호주한국신문 14.05.01.
2782 호주 NSW 주, 호주 내 경제 부분에서 ‘선두’ 달려 호주한국신문 14.05.01.
2781 호주 호주 내 마약 압수 및 사용자 체포 크게 늘어 호주한국신문 14.05.01.
2780 호주 킹스크로스 유흥업소들, 도심으로 눈 돌려 호주한국신문 14.05.01.
2779 호주 NSW 주 강력한 법질서 정책으로 재소자 급증 호주한국신문 14.05.01.
2778 호주 호주 해군, 케냐 해안에서 1톤가량의 헤로인 압수 호주한국신문 14.05.01.
2777 호주 호주인들, “양부모 가족은 아이 성장에 필요” 호주한국신문 14.05.01.
2776 호주 시드니 부동산 경매 낙찰률, 4주 연속 80% 이하 기록 호주한국신문 14.05.08.
2775 호주 시드니 어퍼노스쇼어 지역, ‘100만 달러 클럽’ 진입 호주한국신문 14.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