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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재즈와 스윙(Swing), 펑크(Funk)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재즈는 물론 기존 곡들을 새로이 재해석한 연주 등 재즈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라이브 무대가 마련된다. 오는 9월1일(금) 오페라하우스(Sydney Opera House)에서 단곡 콘서트를 갖는 동포 재즈 뮤지션 정지훈씨(사진 왼쪽). 그의 이번 무대에는 시드니 기반의 유명 재즈 뮤지션들이 함께 한다.

 

오페라하우스에서 단곡 재즈 라이브 ‘A New Journey’ 계획

시드니 활동 기반의 최고 재즈 뮤지션들로 밴드 멤버 구성

 

재즈(Jazz)는 1800년대 후반,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미국 흑인들(당시는 대부분 노예로 잡혀 왔다)의 리듬과 유럽 클래식 및 교회 음악이 어우러져 시작됐다는 게 정설이다. 미국 남부 뉴올리언스(New Orleans)에서 형성되기 시작한 이 장르는 노예들이 힘든 육체노동을 달래기 위한 음악으로 출발해 그들만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오늘날 대중적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는 R&B(Rhythm and Blues)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재즈에서 파생, 연주되기 시작했으며 50년대 나타난 로큰롤(Rock & Roll) 또한 여기에서 시작됐다. 이처럼 1900년대 초반 이후 나온 음악 장르는 거의 모두 재즈를 기반으로 생성된 것이라 해도 무방하다.

아프리카에서 강제로 끌려온 미국 흑인들은 억압과 노역을 견디면서 자신들만의 리듬을 안식으로 삼았다. 이후 백인 종교인 기독교를 갖게 되면서 교회 음악을 접하게 됐다. 이들은 여기에 자신들의 리듬을 담아 흑인 영가로 만들어냈고 자신들의 삶을 담은 우울한 분위기의 블루스(Blues) 음악으로 발전시켰다.

블루스 장르를 특히 좋아했던 영화감독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는 자신이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The Blues>에서 “미국적인 동시에 세계적인 음악이다. 블루스의 스토리텔링은 국경을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음악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바로 흑인들의 삶의 애환이 담긴 이 음악은 이후 재즈로 형성됐고 이어 리듬앤블루스(R&B), 로큰롤로 발전한 것이다.

초창기 재즈는 미국 남부 뉴올리언스(New Orleans)를 중심으로 발전했다. 당시 무역항이었던 뉴올리언스는 다양한 인종이 혼재했고 또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군사 항구로 지정되면서 군악대와 브라스 밴드들이 자주 이곳을 오가며 재즈 분위기도 점차 확대되기 시작했다. 초기 재즈에서 관악기가 주를 이루는 규칙적인 리듬, 자유분방한 악센트 그리고, 즉흥연주가 두드러졌던 점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 시기, 피아니스트 젤리 롤 모튼(Jelly Roll Morton)과 코넷 연주자 킹 올리버(King Oliver)는 1920년대 뉴올리언스의 재즈 시대를 연 뮤지션들로 꼽히는 이들이다. 그리고 곧이어 출현한 ‘슈퍼스타’가 바로 루이 암스트롱(Louis Daniel Armstrong)이다. 경쾌함을 담은 그의 음악은 당시 ‘핫 스타일’(Hot Style)로 불리며, 1920년대 재즈계를 장악했고, 쇼/엔터테인먼트의 중심인 뉴욕에 재즈 음악을 알렸다. 그리고 백인들만이 출입할 수 있는 뉴욕의 유명 클럽 무대에 오르는 흑인 재즈 뮤지션들도 늘어났다. 재즈의 중심이 뉴올리언스에서 뉴욕으로 옮겨간 것이다.

 

오늘날, 뉴욕은 모든 현대 예술의 중심이 되었다. 재즈를 공부하는 이들도 가장 먼저 찾는 곳이 뉴욕이고, 맨해튼에 있는 ‘The New School’은 재즈를 공부하는 이들이 가장 먼저 고려하는 세계적 재즈 명문으로 꼽히는 곳이다.

바로 이곳, ‘The New School’에서 재즈를 공부하고 이어 ‘Sydeny Conservatorium of Music’에서 재즈로 석사학위를 받은 동포 재즈 뮤지션 정지훈씨(William Jeong)씨가 오페라하우스(Sydney Opera House) 무대에서 그만의 독특한 사운드를 선보인다.

오는 9월1일(금) ‘A New Journey’라는 타이틀로 마련되는 그의 단곡 재즈 라이브에는 정씨를 중심으로, 현재 시드니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유명 뮤지션들이 동참함으로써 수준 높은 재즈 선율이 기대된다. 현 ‘시드니 컨서버토리엄’ 재즈 피아노 교수인 매트 맥마혼(Matt McMahon)씨, 칠레 국비 장학생으로 ‘시드니 컨서버토리엄’에서 재즈를 공부한 뒤 시드니에서 활동하는 베이스(Bass) 가브리엘 피구에로아(Gabriel Figueroa)씨, 광저우 음대 출신으로 ‘시드니 컨서버토리엄’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드럼의 제 구(Che Gu)씨, 브라질 출신의 기타리스트 루이 레이스(Luis Reys)씨, 그리고 시드니 북부 뉴카슬(Newcastle) 출신의 유명 베이스 & 보컬 듀오인 조노 버게스(Jono Burgess. 베이스)와 소피 로리엔(Sophie Lorien. 보컬)씨가 그들이다.

정씨는 이번 공연에 대해 “지난 15년간 뉴질랜드, 뉴욕, 암스테르담, 호주에서의 음악 활동을 돌아보고 새로운 시작(new journey)을 준비하는 의미로 공연을 기획했다”고 말한다. 이 같은 기획의도에 맞추어 이번 라이브에서 그는 전통 재즈에서 블루스, 스윙(Swing), 펑크(Funk)에 이르는 모든 스타일, 여기에 본인이 직접 작곡한 곡들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또한 기존의 재즈 곡들을 그 나름대로 새롭게 해석해 재즈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친근감 있게 다가가도록 준비했다고 말한다.

그는 “이번에 선보이는 곡들 중 직접 작곡한 것들은 어린 시절과 뉴욕에서의 활동 중 겪은 일들을 감성적으로 풀어 담아낸 곡”이라며 “이 가운데는 재즈 기반의 독창적인 리듬으로 재즈 장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음악도 있으나 새로운 사운드를 찾는 이들에게는 흥미로운 연주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뉴질랜드 이민 후

‘우연한 기회’에 재즈 심취

 

지난 1995년 뉴질랜드로 이민을 간 그는 한 친구가 준 재즈 CD 앨범 ‘Finesse Jazz Vol. 1’을 통해 처음으로 재즈를 접했다. 특히 이 앨범의 수록곡 중 ‘Manhattan Jazz Quintet’이 연주한 ‘Recado Bossa Nova’와 ‘Round Midnight’에서 재즈에 흥미를 가졌다. 이듬해 그가 다니던 하이스쿨의 재즈 밴드 연주를 본 후 색소폰을 시작하여 97년 이 밴드에 합류했다. 이후 여러 재즈 페스티벌 참가와 연주대회에서의 입상은 그로 하여금 재즈 뮤지션의 길을 결심하게 만들었다.

“당시 음악 레슨을 받지 않았기에 유일한 교사는 재즈 앨범들이었다. 수십 번 수백 번 들으며 곡을 카피하고 연주 테크닉을 연구했다”는 그는 “제가 느끼는 재즈의 매력은 ‘자유롭다’는 것”이라며 “클래식 음악과 달리 원곡을 각자의 방식으로 재해석 하여 편곡 연주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같은 곡이라 해도 어느 뮤지션이 연주하는가에 따라 곡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이 매력이라는 것이다.

정씨는 자신의 재즈 여정에서 빼 놓을 수 없는 한 뮤지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뉴질랜드에서 혼자 재즈를 공부할 당시 그는 ‘Art Blakey & The Jazz Messengers at Umbria Jazz Festival 1976’ 영상을 접하게 됐다. 이 밴드에서 색소폰을 맡은 데이빗 슈니터(David Schnitter)라는 뮤지션의 연주를 보게 됐는데, 남성 특유의 거친 면이 보이지만 틈틈이 드러나는 부드러움이 그의 눈길을 잡았다. 당시 그는 ‘하드 밥’(Hard Bop)이라는 재즈 장르를 연구하던 중이었고, 때문에 슈니터씨의 연주는 한순간 그를 매혹시켰다.

“그의 연주에 빠져들며 그의 앨범을 듣고 그가 쓴 글들을 읽으며 ‘Hard Bop’에 매료될 즈음 뉴욕으로 가 재즈 공부를 시작하게 되는데, 바로 ‘The New School’에서 앙상블 수업 중 슈니터씨를 만나게 된 것이다.”

정씨는 곧바로 슈니터씨와 면담을 갖고 개인 레슨을 청했다. 그 또한 흔쾌히 허락해 정기적으로 그의 집에서 레슨을 받았다. 그가 재즈 뮤지션으로 자리잡는 데 있어 슈니터씨는 그의 가장 큰 스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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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의 하이스쿨 당시 재즈에 매료됐던 그는 뉴욕으로 재즈 유학을 떠나 맨해튼 소재의 재즈 명문 ‘The New School’을 졸업했으며 시드니로 이주, ‘Sydney Conservatorium of Music’에서 재즈 석사 학위를 받은 색소폰/피아노 연주자이자 작/편곡자이다.

 

호주의 재즈 인구 많아

유명 클럽서 외국인 연주도 ‘활발’

 

정씨는 ‘시드니 컨서버토리엄’ 공부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활동할 당시, 시드니의 재즈 라이브 무대가 많은 데 놀랐다고 말한다. “울티모(Ultimo) 소재 ‘Foundry SixOnwSix’ 클럽은 뉴욕의 ‘Village Vanguard’ 클럽과 분위기도 유사하며 종종 외국 유명 뮤지션들의 재즈 연주를 들을 수 있다. 호주의 재즈 마니아들이 한국에 비해 크게 넓은 것 같다.”

뉴질랜드, 뉴욕을 거쳐 시드니에 정착하면서 재즈 뮤지션으로 그는 “새로운 인맥을 만들어가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뮤지션들은 그들만의 커뮤니티가 있다. 그 안에서 인정받기가 쉽진 않지만 노력한 결과 잘 자리 잡은 것 같다”는 그는 “활동무대와 수입은 뉴욕에 비해 괜찮은 편”이라고.

이번 공연과 관련해 “지난 4개월 동안 열심히 준비했다”는 그는 “정지훈이라는 뮤지션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색깔의 음악을 기대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 재즈 뮤지션 정지훈씨는...

한인 동포 재즈 뮤지션 최초로 오페라하우스 라이브 무대를 갖는 정지훈씨(William Jeong)는 세계적인 재즈명문인 뉴욕 맨해튼의 ‘The New School’을 졸업했으며 시드니로 이주, ‘Sydney Conservatorium of Music’에서 재즈 석사 학위를 받은 색소폰, 피아노 연주자이자 작/편곡자이다.

현재 시드니를 기반으로 연주활동을 하며 리코딩 스튜디오 운영과 ‘Alphacrucis College’에 출강하는가 하면, 다양한 음악 활동 외 프로듀서와 사운드 레코딩 엔지니어로서 오디오 엔지니어 분야도 관여하고 있다.

1995년 부모를 따라 뉴질랜드 이민 후 하이스쿨 당시 우연한 기회에 재즈를 접한 그는 대학에서 자동차공학을 공부한 뒤 ‘New Zealand School of Music’에 입학, 뉴질랜드 최고의 재즈 교수진을 통해 실력을 갖추었고, 졸업 후에는 2회의 단독 콘서트와 프로듀싱을 맡았다. 이후 더 큰 무대를 원했던 그는 재즈 메커인 뉴욕으로의 유학을 결심하고 ‘The New School’ 오디션에 합격, 이곳에서 보다 깊게 재즈 공부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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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의 재즈 여정을 돌아보고 정리한다는 의도에서 ‘A New Journey’라는 타이틀의 라이브 무대를 준비했다는 그는 독특한 색깔의 리듬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한다.

 

이 학교 재학 중, 오늘날 재즈 거장으로 명성을 쌓은 조지 케이블(George Cables), 스티브 카데나(Steve Cardenas), 할 갈퍼(Hal Galper), 지미 오웬스(Jimmy Owens), 찰리 퍼십(Charli Persip), 레기 워크만(Reggie Workman)씨 등과 함께 하면서 그 만의 사운드를 찾기 시작한다. 또한 오디오 엔지니어 실력을 인정받아 엔지니어로도 활동했다.

‘The New School’ 졸업 후 뉴욕의 재즈클럽 활동과 브로드웨이 뮤지컬 ‘시카고’ 출연, 기타리스트 에드 매케첸(Ed MacEachen)과 함께 선 뉴욕 유명 클럽 ‘92nd Street Y’에서의 연주를 통해 그는 뉴욕커들에게 자신의 재즈 연주 실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그러다 시드니로 이주, Sydney Opera House 공연을 기획 하던 중 ‘Sydney Conservatorium of Music’에 진학을 결정, 재즈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이 학교의 재즈학과 학과장인 베이스 연주자 크레이그 스콧(Craig Scott), 색소폰 연주자 데일 발로우(Dale Barlow)와 함께 연주 활동을 하면서 호주의 독특한 재즈선율에 매료돼 호주에서의 계속적인 활동을 결심했다.

뉴욕에서는 유명 재즈 무대인 ‘92nd Street Y’, ‘Jazz Standards’, ‘Nuyorican Poets’ ‘AnShun Stadium, AnShun China’ ‘New York Times Square Church’, ‘The Brooklyn Tabernacle Church’ 등에서의 연주를 통해 실력을 입증한 바 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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