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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록스(Rocks) 인근 바랑가루(Barangaroo)에 건축 중인 다수의 빌딩들은 시드니 도심 건축물의 새로운 경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사진은 ‘크라운’사의 호텔 및 주상복합 건물들(가상도).


각진 구조 탈피, 곡선형으로 도심 풍경과의 조화 모색

자연과의 조화된 삶 추구, 친환경 설계 경향 두드러져

 


오랜 시간 동안 멜번(Melbourne)의 뚜렷하게 각진 스타일의 건축물들은 여러 건축 양식이 뒤섞인 시드니 도심의 건축물들에 비해 더 멋진 도시 경관을 만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하지만 지금, 시드니는 눈에 띄는 새로운 건축물들이 계획되어 있거나 완공되고 있어 도시 경관을 새롭게 바꾸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건축가들은 시드니가 곡선의 아름다움을 지닌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도시건축 개발자그룹인 ‘Urban Taskforce’의 최고경영자이자 전 NSW 주 정부 건축가인 크리스 존슨(Chris Johnson)씨는 “현재 시드니 도심에는 시드니 하버와 바다 위에 떠 있는 요트의 돛, 구불구불한 강, 또는 완만한 흐름의 해안선을 연상시키는 십 수개의 건축물들이 공사 중에 있거나 건축이 계획되어 있다”고 말했다.

 

존슨 대표는 이어 “오랜 세월 동안 도시 계획 관계자들은 도시 거리와 일렬로 말끔하게 세워지는 사격형 격자 건물을 장려해 왔지만 지금 개발업자나 건축가들은 완만한 곡선형 건축물로 그간 시드니가 견지해 온 직각 건축물 양식을 깨뜨리고 있다”고 평가한 뒤 “시드니의 멋을 보여주는 이 같은 건축물의 특성은 도시건축은 물론 자연적 기능을 더해 시드니를 특별한 도시로 만든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오랜 동안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Sydney Opera House)와 하버 브릿지(Harbour Bridge)는 시드니의 아이콘이 되어 왔다. 그리고 현재 시드니 곳곳에 들어서는 새로운 건축물들은 1950년대의 이 ‘핀 업’(pin-up) 건축물보다 더 많은, 새로운 아이콘이 될 만한 유선형의 멋진 건축물들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사가 진행되거나 계획되어 있는, 이 같은 건축물 가운데 주목한 만한 것으로는 시드니 기반의 유명 주택건축 회사인 ‘크라운 그룹’(Crown Group)이 ‘그린 스퀘어’(Green Square. 시드니 inner-east의 알렉산드리아, 제트랜드, 워컬루, 비콘스필드 지역)에 세우고 있는 건축가 코이치 타카다(Koichi Takada) 설계의 ‘인피니티’(Infinity) 아파트, 라타드 프랜시스 존스(Richard Francis-Jones)의 설계로 아파트 건축 회사 ‘머백’(Mirvac)이 진행 중인 ‘오보’(Ovo), 바랑가루(Barangaroo)에 세워지는 여러 개의 건축물(이 가운데 특히 프랜시스 존스의 ‘클라우드 아파트’와 ‘크라운 리조트 호텔’이 주목받고 있음)이 꼽히고 있으며 이외에도 도심 곳곳에 들어서는 다수의 고층 건물도 주목받고 있다.

 

NSW 주 정부의 롭 스톡스(Rob Stokes) 기획부 장관은 “우리 도시의 멋진 자연적 아름다움을 보완, 반영하는 유기적 형태의 현대적 건축물”이라며 반가움을 표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도시로서, 시드니는 분명하고 독특한 건축양식을 보여주는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건축가 코이치 타카다씨는 자신이 설계한 건축물에 대해 “시드니 풍경에서 얻은 영감을 바로 그 풍경에 연결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타카다씨는 “이는 이 도시에 아주 잘 어울리는 것”이라며 근래 독특한 건축물들이 세워지고 있는 점에 대해 “우리는 이런 양식이 받아들여지는 건축 르네상스를 보는 듯한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시드니는 매우 큰 도시”라고 전제하면서 “우리는 자연적인 맞바람으로 통풍이 되는 건물을 설계하고, 자연바람을 맞도록 창문을 열어둔 발코니를 활용하고자 한다”면서 “현재 우리의 건축기술은 곡선형 형태의 혁신이 가능한 수준으로 도시 풍경과 조화를 이뤄나가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건축가 프랜시스 존스씨 또한 “불과 5년 전만 해도 개발업자 및 빌더는 물론 건축가들이 할 수 없었던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면서 “이제 건축가들은 보다 자연과 유기적인 건축 디자인을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시드니 도심의 ‘엘리자’(Eliza)를 비롯해 루이샴(Lewisham) 소재 ‘알파’(Alpha) 아파트 등 넓게 휘어진 곡선형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 토니 오웬(Tony Owen)씨는 시드니의 건축물들이 자체의 일반적인 건축 스타일을 갖기 시작했다고 진단한다.

 

멜번의 경우 각진 형태의 건축물은 도심의 직선으로 된 거리 형태를 잘 반영하고 있다. 그런 반면 시드니는 지형에 맞는 곡선의 완만함이 요구됐다.

 

오웬씨는 “시드니에는 주요 기업 본부들이 많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들은 보수적이고 위험감수를 피하려는 경향이 있어, 우리(건축가)는 마치 칸막이 달걀 포장 상자처럼 건물을 마무리하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 10년 사이의 컴퓨터 디지털 기술 혁신은 시드니로 하여금 마력을 지닌 도시로의 탈바꿈이 시작됐음은 물론, 시드니의 새로운 풍경을 보여줄 준비가 되었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시드니의 가장 각진 건물 중 하나로 많은 조롱을 받았던 록스(Rocks) 소재 ‘시리우스’(Sirius) 아파트 건물은 최근 정면의 발코니가 곡선형으로 재디자인되었으며, 이 역사적 건축물의 재단장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시작됐다.

 

이를 진행한 건축회사 ‘라바’(LAVA)의 크리스 보세(Chris Bosse) 건축가는 “시드니의 경우 오랫동안 사각형 박스 형태의 건축물이 자리해 왔다”며 “이는 건축물 공사가 용이하고 또 비교적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하지만 지금, 시드니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지향하면서 더 많은 곡선형 건축물을 만들고 있다”며 “곡선형은 인간 본성과 더 공감하는 형태이며 사람을 자연과 보다 가깝게 만들어주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전 NSW 주 정부 건축가 크리스 존슨(Chris Johnson)씨는 “시드니가 지속적으로 곡선형의 건축물을 지향한다면 이런 경향을 더욱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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