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아동 정신건강 1).jpg

아동 및 청소년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폭넓은 조사 결과 아동 10명 중 1명, 청소년 10명 가운데 4명이 불안과 우울증 등 정신적 장애를 겪고 있는 반면, 부모들은 자녀의 정신적 장애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정부 보건부, 전문기관 의뢰 조사 결과 발표

1998년 이래 정신질환 청소년 수 2배로 늘어나

 


청소년 정신건강에 대한 최근의 국가 조사 결과 정신 질환에 시달리는 아동 및 청소년들이 지난 1998년 이후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어린 자녀들이 우울증 등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점을 부모들은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주 금요일(7일) 발표된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동 10명 중 1명, 청소년 10명 가운데 4명이 불안과 우울증 등 정신적 장애를 겪고 있다.

 

지난 한해 56만 명에 달하는 어린이가 정신적 장애를 경험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12세에서 17세 사이의 아동 13명 중 1명이 심각하게 자살을 고려했으며, 이들 20명 중 1명은 자살 장소까지 생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방 정부가 전문 기관에 의뢰한 이번 조사는 호주에서 가장 대규모로 실시된 아동 및 청소년 대상 정신건강 조사이자 불안장애를 확인하기 위한 최초의 조사로, 전체 조사대상자의 7%가 이 장애로 고통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프로젝트를 진행한 수석 연구원 데이빗 로렌스(David Lawrence) 부교수(서부호주 대학교)는 조사 결과에 대해 “청소년들의 정신적 고통이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로렌스 교수는 “상당한 고통을 겪고 있음을 우리에게 털어놓은 청소년 그룹이 있으며, 반면 이들 청소년의 부모들은 자녀들의 정신적 문제를 전반적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 전역 6천300개 가정을 대상으로 이번 조사를 진행한 서부호주 대학교(University of Western Australia)의 ‘Telethon Kids Institute’는 또한 아동 및 청소년들에게 별도의 비밀 설문지를 주어 작성하도록 했다.

 

그 결과 자녀가 심각한 우울 증세를 갖고 있다고 응답한 부모는 전체의 4.7%였다. 하지만 아동 및 청소년 개개인에게 비밀리에 제공한 설문 결과 심각한 우울증을 털어놓은 비율은 7.7%에 달했다.

 

심각한 우울증은 나이가 더 많은 청소년 그룹에서 더 일반적이었으며, 불안장애는 모든 연령대에서 골고루 나타났다.

 

로렌스 부교수는 “조사 대상 아동 사이에서 확인된 정신건강 상태는 지난 1998년 실시된 유사한 조사와 크게 달랐다”면서 “당시 조사와 달리 주의력 결핍 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를 겪는 아동은 줄어든 반면 우울증에 시달리는 케이스는 더욱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조사에서 그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언급하면서 “학업성취에 대한 압박감, 대학입학과 구직 경쟁, 여기에 아동 및 청소년들을 괴롭히는 사이버 ‘왕따’ 등이 새로운 스트레스 요인으로 등장하는 등 이들의 성장 환경이 변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연방 보건부의 수산 레이(Sussan Ley) 장관은 “(아동 및 청소년들이 겪는 정신적 문제의) 많은 부분에서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인정하면서 “또한 긍정적인 징후도 있다”고 말했다.

 

레이 장관은 “아동 및 청소년들 사이에 우울증과 불안, 자해, 자살충동 등이 심각한 수준에 있다는 것은 가슴 아픈 결과”라면서 “하지만 많은 청소년들이 자기감정과 행동을 숨기지 않고 자신의 정신적 문제에 도움을 구하려 애쓰고 긍정적으로 자기관리를 하려는 노력에서 이들 청소년들을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98년 이와 유사한 조사 당시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아동 가운데 서비스 기관에 도움을 청하는 이들은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문제를 느끼고 있는 청소년 3분의 2 이상이 서비스 기관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응답이었다.

아울러 레이 장관은 이번 조사 결과로 “정신건강 개혁 프로그램이 제대로 시행되었는지를 보장할 수 있는, 많은 부분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청소년 정신건강 그룹인 ‘헤드스페이스’(Headspace)의 크리스 탄티(Chris Tanti) 대표는 ​“이번 조사 결과로 드러난 문제는 더 많은 서비스가 필요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탄티 대표는 “우리는 50만에서 60만 명의 아동 및 청소년들을 상담했으며 현재 6만 명의 청소년들이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정신적 문제로 고통 받는 청소년들이 12만 명에 이를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우리는 단지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탄티 대표에 따르면 특히 12세 이하 아동을 위한 지원이 크게 부족한 상황으로, 그는 “부모를 대상으로 자녀가 정신적 문제를 갖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 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에 대한 정보 등을 폭넓게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주 정신건강학회(Mental Health Australia)의 프랭크 퀼란(Frank Quinlan) 대표는 ​“이번과 같은 조사가 정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언급하면서 “아동 및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계획이 반드시 수립되어야 하며 아울러 더 많은 학교에서 정신건강 상담 교사를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 청소년 정신건강 조사의 주요 내용

-남자 아이들이 여자 아이들에 비해 정신건강 문제를 더 많이 겪었음(남자 아이들 16.3%, 여자 아이들 11.5%)

-아동 및 청소년 정신 문제에서 가장 보편적인 것은 주의력 결핍 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였으며, 이어 불안, 심각한 우울증으로 조사됨.

-아동 및 청소년 3분이 1가량이 두 가지 이상의 정신건강 장애를 겪고 있음.

-청소년의 38%가 감정 및 행동문제 조절을 위해 스포츠나 운동을 하고 있음. 이들 중 45%가 자신의 정신적 문제를 개선한 것으로, 또 23%는 다이어트 효과를 보았으며, 7.9%는 정신적 문제를 술이나 담배, 약물에 의존하고 있음.

-학교가 아동 및 청소년 정신 문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며, 감정 및 행동 문제에 도움이 필요한 케이스는 40%에 달함.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1014 호주 호주 중앙은행, 높은 부동산 가격 폐해 ‘경고’ 호주한국신문 15.08.13.
» 호주 정신질환 아동 및 청소년, 의외로 많다 호주한국신문 15.08.13.
1012 호주 ‘방 구합니다’ 광고 올리는 8가지 팁 호주한국신문 15.08.13.
1011 호주 중국계 사업가, 패커 소유 7천만 달러 매션 매입 호주한국신문 15.08.13.
1010 호주 시드니대학교, ‘학업 부정행위’ 관련 보고서 공개 호주한국신문 15.08.13.
1009 호주 의사 출신 91세 노인 ‘코카인 반입 혐의’, 시드니 공항서 체포 호주한국신문 15.08.13.
1008 호주 음악요법, ‘뇌전증(간질) 환자 발작 예방’에 효과 호주한국신문 15.08.13.
1007 호주 한인자녀 탁구 꿈나무들, NSW 주 대표선수 대거 발탁 호주한국신문 15.08.13.
1006 호주 “시대 흐름에 따른 한인회 변화 절실...” 호주한국신문 15.08.13.
1005 호주 총영사관, ‘한국관광산업 활성화’ 간담회 개최 호주한국신문 15.08.13.
1004 호주 한국문화원, 맥쿼리대학교와 협력회의 개최 호주한국신문 15.08.13.
1003 호주 한국문화원, 서부호주 대학교서 ‘한국문화축제’ 개최 호주한국신문 15.08.13.
1002 호주 “‘동성 결혼 합법화’ 문제, 충분한 토론 필요...” 호주한국신문 15.08.13.
1001 호주 ‘굿 푸드 앤 와인쇼’서 선보인 한국의 발효음식 호주한국신문 15.08.13.
1000 호주 한국-QLD ‘에너지-인프라 포럼’ 개최 호주한국신문 15.08.13.
999 호주 다수의 호주인, 중국서 마약밀매로 사형 위기 호주한국신문 15.08.06.
998 호주 일부 농장주들, ‘비자’ 미끼로 성 상납 요구하기도 호주한국신문 15.08.06.
997 호주 킹스크로스 유명업소 ‘휴고 라운지’, 자진 폐업 결정 호주한국신문 15.08.06.
996 호주 파라마타 여성 교도소 구역, ‘보존’ vs ‘개발’ 호주한국신문 15.08.06.
995 호주 크리켓 전설 유족들, ‘브래드먼’ 상표 사용 불만 표출 호주한국신문 15.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