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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정보 및 안보 당국이 대테러 작전에 집중하는 사이 호주 마피아 조직이 세력을 확장해나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들의 활동을 취재한 페어팩스 미디어 보도에 따르면 호주인의 일상에 마피아 조직이 얼마만큼 깊이 침투해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사진은 마피아 조직을 암시하는 것 중의 하나인 권총과 탄약.


조직범죄 경찰 경고, 불법 바이키 갱 조직과도 동맹

정부기관 및 경찰에도 조직원 침투, 식료품 시장 장악

 


호주 정보, 치안 당국이 반테러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호주 내 마피아가 활개를 치고 있다는 수사 경찰의 경고가 나왔다.

 

금주 월요일(6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반마피아 최고 검찰과 호주 경찰은 법 집행 당국이 테러와의 전쟁에 너무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호주 내에서 활개를 치고 있는 마피아 및 기타 조직범죄에 대한 대처는 소홀히 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호주 당국은 호주 전역의 ‘칼라브리안 마피아’(Calabrian Mafia) 대부들로 구성된 ‘이사회’를 해체하는 데 실패함으로써 이들의 마약밀매를 더욱 공고하게 했다. 뿐 아니라 마피아와 불법 바이키 갱 조직간의 동맹은 물론 마피아 조직원들이 정부기관 및 경찰 조직에 침투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지난 2013년 합동 경찰 보고서는 “‘엔드랑게타 다국적 호주그룹’(Ndrangheta Transnational Australian Groups)이 호주에 극단적인 위험을 제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탈리아 반마피아 치안판사인 니콜라 그라테리(Nicola Gratteri) 박사 또한 호주 당국이 이들 범죄조직 단속을 소홀히 함으로써 이들이 활개를 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했다고 경고했다.

 

그라테리 박사는 “테러 위험이 높아지면서 정부는 테러 집단 수사에 초점을 두게 된다”면서 “그러다 보니 마피아에 대한 정보가 적어 범죄조직들이 활개를 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범죄를 담당하는 한 경찰도 테러에 우선 초점을 두고 지하디스트(Jihadist) 수사에 전념하다 보니 조직범죄를 수사하던 주요 경찰 자원이 대테러 작전에 집중하게 된다고 말해 그라테리 박사의 언급을 뒷받침했다.

 


‘리블스’, ‘반디도스’ 등

바이키 갱 조직과도 연계

 


3주 전 그라테리 박사는 ‘산타페’(Santa Fe)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국제 반마피아 작전을 지휘했다. 이 작전에서 경찰은 ‘알바로 마피아 일족’(Alvaro Mafia clan)을 급습, 수 톤의 코카인을 압수하고 수십 명의 조직원을 체포했다.

 

이탈리아 비밀경찰과 호주 경찰은 ‘알바로 일족’이 호주에서 강력한 조직을 갖추고 있으며 NSW 주 출신의 폴 알바로(Paul Alvaro. 64)가 주도하는 애들레이드(Adelaide) 소재 건설업체를 본부로 사용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경찰 조사에서 알바로씨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으면서 다른 범죄 조직과의 연계에 대해 부인했다.

 

경찰 추측에 따르면 ‘알바로 마피아’와 ‘칼라브리안 마피아’는 호주 전역의 대도시 및 NSW 그리피스(Griffith)에서 ‘칼리브리안 마피아’ 또는 ‘엔드랑게티’ 최고 집행위원회 역할을 하고 있다.

 

NSW 경찰 정보국은 NSW 남서부의 작은 도시 그리피스(Griffith)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세르지(Sergi), 트림볼리(Trimboli), 로메오(Romeo) 가문이 ‘칼라브리안 마피아 일족의 주요 구성원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 가문의 소수만이 범죄에 연계되어 있으며 평범한 성씨를 가진 많은 이탈리안이 있지만 이들은 칼리브리안 마피아에 직접 연계되어 있지는 않다.

 

이 네트워크에 의한 범죄 행위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높은 성공률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가끔은 이 범죄 네트워크의 조직원들이 체포, 수감되기도 했으며 전반적으로 조직 내부 논쟁으로 종종 같은 조직원이 살해되기도 하는 등 사망자 수도 비교적 많았다.

 

빅토리아(Victoria) 주 법원 문서에는 멜번(Melbourne)의 부유한 사업가 퀴세페 베베 마나리티(Giuseppe Bebbe Manariti)가 지난 2007년 멜번에서 적발된 세계 최대 엑스터시(ecstasy) 수입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연방 검찰은 마나리티가 마피아 수입업자에 의해 신고되었으며 대규모 엑스터시 선적과 관련, 그가 이 사건에 관계되어 있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그 이전까지 범죄 혐의로 기소된 적이 없는 마나리티는 멜번의 마피아 보스 토니 마다페리(Tony Madafferi)의 최측근 ‘오른팔’로 알려져 있으며, 경찰은 이 두 사람이 이미 사망한 마피아 대부 로사리 갱게미(Rosario Gangemi)와 함께 칼라브리안 마피아 멜번 지부를 조종하는 3명의 ‘트리니티’(trinity)를 형성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마나리티와 마다페리는 ‘Honoured Society’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마피아 단체 회원으로, 지난 1995년 일급비밀로 진행된 반마피아 작전에서 신원이 확인됐다.

경찰의 수사 기록에는 또한 칼라브리안 마피아의 경우 ‘리블스’(Rebels), ‘반디도스’(Bandidos) 등 불법 모터사이클 갱단과도 긴밀한 관계에 있다고 되어 있다.

 

그라테리 박사는 “특히 시드니와 노스 코스트(North Coast) ‘반디도스’ 조직, 캔버라와 베이트먼스 베이(Batemans Bay)의 ‘리블스’ 바이키 갱 조직과 연계되어 있음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조직범죄 수사로부터 수사자원을 대테러 작전으로 전환시킨 것에 대한 그라테리 박사의 경고는 지난 2003년 분류된 국가범조위원회(National Crime Authority) 보고서와 맥락을 같이 한다.

 

그는 당시 보고서에 대해 “호주 마피아 조직이 호주 내에서 오래도록 자리잡아온 역사와 대마초 및 기타 불법 마약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 법 집행 당국의 감시망이 다른 영역으로 전환되는 상황 속에서 이들은 결코 범죄활동을 그만두지 않을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피아, 판사에게

220만 달러 뇌물 공여”

 


한편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월요일(6일)에 이어 화요일(7일), 경찰의 일급비밀 보고서를 인용, 마피아가 NSW 판사에게 220만 달러의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호주 국영 ABC 방송의 시사 프로그램 ‘Four Corners’ 팀과 공동으로 이 문제를 취재하고 있는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호주 마피아 보스가 판사에게 뇌물을 제공한 것은 보다 가벼운 형량을 선고받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경찰의 이 보고서에는 또한 특정 종류의 해산물을 포함, 시드니의 일부 식품 가격이 어떻게 책정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즉 호주 전역으로 보내지는 공급망을 마피아가 관리하게 될 경우 음식재료 비용은 더 높아진다.

 

신문은 ABC 취재팀과 함께 호주 경찰이 작성한 비밀보고서를 확보했다고 전하면서 이 보고서는 지난 2003년에서 2014년 사이 각 주 경찰 기관에 회람되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는 호주인의 일상 전반에 칼리브리안 마피아가 얼마만큼 폭넓게 침투되어 있는지 놀랄만한 내용과 함께 이 마피아 조직의 야망이 무엇인지를 담고 있다.

 

한 보고서는 2003년, 마피아 그룹의 오랜 거점인 그리피스의 마피아들이 자신들과 연계된 그리피스 경찰 및 법원 관계자들로부터 어떻게 정보를 빼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이런 정보를 토대로 시드니 소재 법원 판사들에게 약 220만 달러의 뇌물을 뿌렸으며, 이로써 시드니에 기반을 두고 있는 ‘이탈리안 범죄조직’(Italian Organised Crime. IOC) 조직원들은 과거 범죄 혐의에 대해 가벼운 형량을 선고받을 수 있었다.

 

NSW의 IOC 조직은 공공 기관, 정부, 법 집행기관 등에 침투해 돈으로 관계자들을 유혹했다. NSW 경찰 정보국은 또한 IOC 조직이 총기와 탄약을 확보하기 위해 호주 방위군(Australian Defence Forces) 관계자에게 어떻게 접근했는지에 대해서도 이 보고서에서 언급하고 있다.

 

페어팩스 미디어는 이와 함께 골드코스트(Gold Coast) 소재 주피터 카지노(Jupiter's Casino)의 경우, 시드니 스타시티 카지노, 멜번 크라운 카지노로부터 돈 세탁 문제로 출입 금지가 우려되는 마피아 조직원들의 주요 도박장이 되었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시드니와 멜번 카지노로부터 출입이 금지된 마피아 대부를 포함, 두 명의 보스급 마피아가 최근 상당한 금액을 걸고 주피터 카지노에서 도박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들이 도박에 사용한 금액은 돈 세탁 방지 노력을 무색하게 할 만큼 큰 규모였다.

 

경찰 보고서는 ‘엔드랑게티’ 또는 ‘아너드 소사이어티’(Honoured Society)로 알려진 조직이 합법적이거나 불법적인 비즈니스를 통제하면서 마약거래, 공갈, 호주 음식료품 거래 라인에 대한 금품강요, 트럭운송 조직 및 건설업에 관여하면서 돈을 긁어모으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경찰의 최근 조사에서도 NSW, 빅토리아, 남부 호주(South Australia) 주에 기업체를 운영하는 마피아 핵심 보스들이 수백만 달러 규모의 도매, 건설, 주요 와이너리와 여러 과수원을 포함한 농장 비즈니스에 대한 통제를 계속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트럭운송 장악,

식품도매 ‘카르텔’ 구성

 


지난 2013년 경찰이 회람한 마피아 관련 파일에서도 “마피아 조직이 호주에 상당한 위협이 될 범죄 조직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는 2003년 호주범죄위원회(Australian Crime Commission. ACC)가 진단한 것과 유사한 경고이다. 당시 ACC는 마피아 관련 보고서에서 조직원들이 가족들을 정부 공영기업뿐 아니라 통신업계, 경마/개 경주, 자동차 대리점 및 수리 분야에 진출하도록 함으로써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NSW의 한 이탈리안 범죄조직 보스는 “(마피아들은) 자동차 대리점, 나이트클럽 등 합법적 비즈니스를 운영하면서 또한 최소 한 명 이상의 전 호주 연방경찰, 교도관과 연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NSW 경찰은 독점이 존재하는 시드니 수산시장(Sydney Fish Market)에 마피아가 생선을 일괄적으로 공급하도록 하려 했다는 정보를 밝혀내기도 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마피아는 가격 담합, 폭력 위협 등으로 카르텔 행위에 관여했다.

 

경찰은 마피아들이 식재료 공급망과 농장, 도매업은 물론 운송 및 항공화물 운송업까지 장악, 통제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애들레이드와 멜번의 마피아 보스들이 운영하는 리셉션 센터들은 오너가 마피아임을 모르는 경찰, 정치인들을 경영에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 2011년 경찰 정보국이 작성, 호주 전역의 경찰이 회람한 보고서에는 “칼라브리안 마피아 조직이 대마초 운송을 위해 NSW 그리피스 및 다른 지역에서 멜번의 과일 및 야채 시장으로 가는 과일운송 트럭을 손쉽게 이용하고 있으며, 마피아가 장악하고 있는 운송 트럭은 과일과 야채를 담은 컨테이너 사이에 대마초를 숨기고 있다”고 언급되어 있다.

 

2003년 NSW 경찰은 비밀 보고서를 통해 “IOC 조직이 시드니 플레밍턴 마켓(Flemington market) 및 수산시장(Fish market) 뿐 아니라 캔버라 벨코넨 마켓(Belconnen market)에 관여하고 있는 점을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보고서에서 “마피아들은 각 주(state)의 트럭 및 운송업체를 서로 연계시켜 식품 도매시장을 통제하고 있으며, 트럭운송을 담당하는 이들은 IOC 조직원들과 관련된 가족들”이라고 언급했다.

 

NSW 및 빅토리아 주의 카지노들이 마피아 조직원들의 출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자 이들이 돈 세탁을 위해 골드코스트 카지노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은 호주 당국이 추진해온 반조직범죄 대책의 취약점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찰은 이미 마피아 조직이 골드코스트 주피터 카지노와 멜번 크라운 카지노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합법화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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