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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 시드니에서 풀타임 최저임금 근로자가 주급으로 주택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지역은 어디일까를 알아보는 흥미로운 분석이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에서 실시됐다. 이에 따르면 현재의 최저임금으로 임대료 부담을 견딜 만한 곳은 도심에서 4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먼 외곽 5곳에 불과했다.


시드니 도심 벗어난 외곽의 5곳뿐... 수치상으로는 0.1% 지역 불과

 


광역 시드니에서 최저임금 근로자들이 주급을 받아 주택 임대료를 부담할 수 있는 지역은 어디일까를 알아보는 흥미로운 분석이 나왔다.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의 자체 조사 결과 풀타임 최저임금 근로자들이 광역 시드니 안에서 임대료를 여유롭게 충당할 수 있는 지역(suburb)은 5곳으로, 극히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이 지역들은 모두 시드니 도심(city)에서 무려 4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이다.

 

이는 페어팩스 미디어가 지난 2년간의 임대광고 자료를 분석한 것으로, 데이터 상으로만 본다면 시드니 지역들 중 0.1%만이 가능하다. 조사는 시드니 내 지역별로 최저임금 근로자들이 주급의 세제 전 30%를 1베드룸 유닛 임대비로 충당한다고 가정해 얼마나 더 일을 해야 하는지를 계산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수입 대비 주택비용 지불 능력을 계산할 때 30%로 한다. 올해 7월 1일로 최저임금은 2.5% 올라 풀타임 근로자들은 시간당 17.29달러(주급 656.90달러)를 받게 된다. 따라서 수입 대비 30%를 계산하면 임대료로 197달러까지 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데이터 상으로 본다면 440개의 시드니 지역 중 99.9%는 이 비용으로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다. 게다가 이 중 약 100개 지역은 1베드룸 유닛 자체가 거의 없기에 계산조차 불가능하다.

 

만약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가 시드니에서 가장 비싼 지역인 록스(Rocks)에 거주한다면, 거의 하루 22시간, 주 7일을 일해야만 가능하다. 반면 한 주에 33시간만 일해도 주급의 30%만 갖고 1베드룸 유닛을 임대해 살 수 있는 지역이 있다. 바로 랜딜로(Llandilo)로, 시티 중심에서 57km나 떨어져 있다. 그나마 시티 중심에서 가까우면서 임대 가능한 지역은 글렌필드(Glenfield)로 이곳 역시 시티 중심에서 서쪽으로 40km 떨어져 있는 곳이다.

 

NSW 주 풀타임 근로자의 평균 수입은 주급 1492달러(시간당 39.27달러)로 448불 정도를 주택비로 사용한다. 이 경우 시드니 지역 내 78%에서 1베드룸을 임대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

 

시드니대 건축과 교수로써 도시지역 계획 팀을 이끌고 있는 피터 피브스(Peter Phibbs) 교수는 “도시 안에는 여러 직종의 사람들이 함께 관계를 형성하며 살아야 하는데, 이렇게 저임금 근로자들을 시드니 외곽으로 내모는 것은 전체 시민들의 복지를 위태롭게 한다”고 지적했다. 저임금 근로자들이 계속해 외곽으로 내몰릴 경우 도시의 생동감이나 사회 응집력 등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피브스 교수는 또 “이들은 장시간 출퇴근을 하기 때문에 도시 경제 활성화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면서 “외곽 지역으로 다니는 대중교통을 늘려야 하고 이로 인한 교통체증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대중교통을 증편한다면 그 비용은 결국 우리의 세금으로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브스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외곽에 거주할 경우 일자리을 구할 수 있는 기회는 더욱 멀어지게 된다. 이는 장기 실업과도 연결된다. 장시간 출퇴근자들은 육체적 피로로 가족들과 멀어지게 되고, 여성의 직장 참여율은 더욱 낮아진다. 여성은 아이를 양육하고 나이 든 사람들을 돌봐야 하기에 직장과 집이 가까운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시드니 외곽 지역에 사는 남성들의 직장 참여율이 여성보다 25%가 더 높다는 페어팩스 미디어의 조사결과도 이를 반증한다.

 

웨스턴 시드니대학에서 도시연구를 강의하는 달라스 로저스(Dallas Rogers) 교수는 “번화한 지역 중심가에 더 좋은 일자리 기회와 더 나은 임금의 일자리가 있지만 저임금 근로자들은 외곽에 살면서 이러한 기회에서 밀리게 된다”며 “그들이 사는 외곽은 대중교통이 원활치 않은 곳으로 일자리 기회 또한 적다. 이런 상태에서 우리는 그들을 실업자라고 비난하는데, 이는 도시계획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해결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 로저스 교수는 “정부는 최저임금을 올리든지 저임금 근로자에게 맞는 수준의 임대정책을 세워야 한다”며 “만약 당신이 저임금 근로자라면 임대 부동산 시장에 맞춰 집을 임대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형편에 맞춰 집을 임대해야 한다. 정부주택 같은 것이 좋은 예가 된다”고 말했다.

 

NSW 주 녹색당은 물가변동률에 관계없이 임대비를 고정하고, 1년 내에 임대비를 올리는 것을 제한하며, 집주인이 특정한 이유 없이 임대료를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임대인을 퇴출시키는 것을 금지시키는 방안 등으로 임대인을 강력히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녹색당 뉴타운 지역구 제니 룽(Jenny Leong) 의원은 “매릭빌(Marrickville)의 경우 1991년부터 2011년까지 20년 동안 임대료는 207%, 시드니 도심은 163%가 올랐다”고 말했다.

 


이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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