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7비자 후원 조건으로 현금 환불 요구, “법규 위반 고용주에게 경고”

 

직원 임금을 체불한 멜버른의 한 한인 여행사가 직원에게 약 2만 달러의 체불액 강제 지급은 물론 연방순회법원으로부터 40만 달러에 육박하는 벌금 처분까지 받았다.

15일 호주 언론에 따르면 맬버른의 A여행사는 고용주 후원 임시 취업비자인 457비자를 후원하는 조건으로 2명의 한국인 임시 근로자 여성에게 임금 환불 계약을 요구했다.

이들 2명 근로자 가운데 1명의 여성은 이런 불법 임금 환불로 인해 방 1개 임대 주택을 셰어하고 가족으로부터 자금을 빌려야만 했다고 법원에서 증언했다. 다른 1명의 여성도 가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재정이 어려워 장거리를 걸어다녀야만 했다고 밝혔다.

이에 멜버른과 한국에 사무실을 둔 A여행사의 이사는 2013년과 2015년 사이 2명의 한국인 근로자에게 총 3만7464달러의 임금을 체불하며 작업장법(workplace laws)을 위반한 혐의로 39만8520달러의 벌금형을 받았다. 연방순회법원은 A여행사 법인에게 33만2100달러, 이 여행사의 이모 대표이사에게 6만6420달러의 벌금 처분을 내렸다.

A여행사는 또 한국인 근로자에게 임금 환불 요구와 더불어 기록 조작, 연차 유급휴가 부여 위반, 관련 임금 및 초과근무 수당 미지급 사실도 적발됐다.

A여행사는 지난 2014년 한국인 직원에게 4200달러 임금체불, 급여 내역 기록 누락, 급여 명세서 미발급 등 위반으로 법원강제이행각서(Court-enforceable Undertaking)에 따른 작업장법을 준수하기로 공정근로옴부즈맨(FWO)과 동의했으나 이를 어겨 재판에 회부됐다.

산드라 파커 공정근로옴부즈맨은 “고용주가 직원의 임금에서 현금 환불을 요구하는 행위는 엄연한 불법”이라며 “이번 처벌은 법규를 위반하는 고용주에게 경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PwC, 호주 연간 임금 체불액 13억5000달러 추산 = 한편 다국적 회계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즈(PwC)의 최신 모델링 결과에 따르면 호주에서 발생하는 연간 임금 체불액은 13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PwC가 공정근로옴부즈맨의 자료에 근거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호주 근로자의 13%는 임금 체불 피해자였다.

건설업의 임금 체불 비중은 최고 21%로 연간 3억2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어 보건서비스 2억2000만 달러, 요식업 1억9000만 달러, 소매업 1억 8000만 달러 순이었다.

PwC의 수석경제학자인 제레미 소프는 임금 체불 문제가 심각한 산업들은 종종 임시직이나 파트타임을 포함한 높은 수준의 계약직 근로자들과 복잡한 직장협약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프는 또 임시비자 소지자나 저학력 근로자와 같은 권력 불균형(power imbalance)도 임금 체불을 촉발시키는 요인들이라고 밝혔다.

임금 절도(wage theft)를 형사처벌하는 법안의 초안을 준비 중인 크리스천 포터 연방 법무부 장관은 “호주 기업들에게 임금체불에 대한 희망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면서 임금체불 기업에 대한 민사처벌도 강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사진 설명 : 산드라 파커 공정근로옴부즈맨

권상진 기자 editor@topnews.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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