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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숫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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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첫 호를 편집하며 새해를 상징하는 시(詩) 한편을 신문에 싣고 싶어서 인터넷을 이리저리 기웃거려보았다. 근사한 시들은 많은데 저작권 문제가 마음에 걸려 쉽게 인용을 결정하지 못하다가 아예 하나 써볼까 끄적거려보았는데 글재주가 짧아서 그런지 도통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결국 예전에 써놓았던 자작시들 중에서 적당한 것을 하나 골라서 새해를 맞는 감상을 표현해 보았다. 시 제목에서 보이듯 우리가 사는 세상이, 우리가 후손에게 물려줄 세상이, 이렇게 아름답고 즐겁게 변해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시를 썼던 당시에는 세상을 바꾸고 싶었는데 지금은 나 자신을 먼저 바꿔야 하지 않겠나 싶다. 아무튼 독자 여러분들의 세상에도 올 한해 아름다움과 즐거움이 풍성하기를 기원해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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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나라에서 살고 싶다

정직한 사람을 거들떠보지 않고

자기 말에 책임지는 사람을 칭찬하지 않으며,

겸손을 미덕으로 치지 않는 나라.

 

신의가 있는 이가 주목 받지 못하고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미담으로 남지 않으며,

용감한 시민상이 없는 이상한 나라.

 

성형외과 마다 파리가 날리고

자물쇠와 금고가 희귀하며,

도서관이 식당 보다 많은 그런 나라.

 

이 나라에서는

 

꼴찌를 해도 박수를 받고

가난해도 존중을 받으며,

오직 게으른 자 만이 경멸을 받을 뿐.

 

국민들은 느림의 미학을 이야기 하고

디지털에 문외하여 흥 하면 떠나고 히 하면 만나는 인연을 싫어하며,

애널로그식 악수와 대화를 좋아한다.

 

밤하늘엔 은하수가 찬란하고

별똥별마다 흐르는 수많은 사연

달나라에선 금토끼 옥토끼 방아를 찧는다.

 

세상은 편평하여 땅 끝에선 바다가 폭포가 되어 떨어지고

우리들 가슴 마다 전설이 메아리 되어 울리고

호랑이가 장죽대로 인디언 담배를 피워대는

 

그런 아주 이상한 나라에서 살고 싶다.

 

/ 편집인 이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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