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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베어드(Mike Baird) NSW 주 수상과 토니 애보트(Tony Abbott) 연방 수상. 이번 NSW 주 선거에서 베어드의 승리 요인이 그의 진실성과 유권자 신뢰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호주 전체 유권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애보트 연방 수상 입장에서 베어드의 선거 승리는 결코 반가운 소식이 아니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존 하워드 전 수상 공보 보좌관 폴라 매튜슨씨 분석

 


지난 주 토요일(28일) NSW 주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현 집권당인 자유-국민 연립을 선택했다. 마이크 베어드 수상은 지난해 4월 수상 자리를 이어받은 후 치른 첫 주 선거에서 노동당을 어렵게 제치고 계속해서 주 정부를 구성하게 됐다.

 

지난 해 12월, 그리고 지난 2월 빅토리아(Victoria)와 퀸즐랜드(Queensland) 주 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한 자유당 입장에서 NSW 주 선거 승리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연방 자유당도 이번 NSW 주 선거에 상당히 많은 지원을 퍼부은 상태이다.

 

하지만, 과연 NSW 자유당 마이크 베어드(Mike Baird) 수상의 승리가 연방 자유당 대표이자 연방 수상인 토니 애보트(Tony Abbott)에게도 반가운 뉴스가 될까?

 

금주 월요일(30일) 국영 ABC 방송은 인터넷판을 통해 ‘베어드의 승리가 애보트 입장에서는 결코 좋은 소식만은 아니다’라는 한 정치분석가의 글을 게재, 눈길을 끌었다.

 

전 존 하워드(John Howard) 수상의 공보 보좌관이자 현재 프리랜서 미디어 고문으로 일하는 폴라 매튜슨(Paula Matthewson)씨는 이 글에서 “NSW 주 유권자들이 마이크 베어드를 선택한 것은 그가 NSW 주를 위해 보다 바른 일을 할 것이라고 신뢰했기 때문”이라며 “이런 관점에서 고려할 때 이번 NSW 선거 결과는 현 연방 수상에게 특별히 좋은 소식만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매튜슨씨는 이어 “마이크 베어드의 호감도 가운데 상당 부분은 선거 48시간 전에 만들어졌다”면서 연방 사회서비스부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장관의 말을 인용했다. 모리슨 장관은 선거 다음날인 일요일(29일) 베어드 수상에 대해 “대중적인 인물이지만 그렇다고 대중과 영합하는 사람은 아니다”(popular but not a populist)라고 평가한 뒤 “보기 드물게 친근한 미소와 자연스런 매력”도 언급했다. 이런 점이 그에 대한 호감을 만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녀에 따르면, 많은 유권자들도 그를 다른 정치인과 다르게 보았다. 그가 선거 전에 발표한 내용 중 정부 자산인 전력망 일부에 대한 민영화는 위험한 결정이었으며 상당히 많은 유권자들이 이에 대한 관심을 가졌다.

 

많은 선거 전문가들의 논평에 의하면 베어드는 자유당 동료 의원들에게 어떻게 개혁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었다. 모리슨 장관의 언급을 보면, 이는(베어드의 개혁) 변화를 모색하는 것일 뿐 아니라 그것(전력망 민영화)이 가져오는 이득을 동시에 챙긴 것이다.

 

변화의 이득까지 챙기게 된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연방 지도자 수준의 간절한 주문이 되었고, 스스로에게 마술을 거는 듯한 이 주문은 모리슨 장관뿐 아니라 줄리 비숍(Julie Bishop) 외교부 장관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전력망 민영화가 비인기 정책안임에도 불구하고 베어드로 하여금 주 정부를 구성하도록 만든 그의 본질적인 매력은, 추측컨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오해를 불어 일으킬 수도 있다. 엄밀히 이번 주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그를 선택한 것은 그의 대중적 인기나 매력 때문이 아니라 그가 보인 진실성이었다.

 

진실성은 정직함과 강한 도덕적 원칙의 질로 정의된다. 베어드의 사무실 벽에 사진과 함께 걸린 설명을 보면 베어드의 정치 원칙은 진실성, 열정, 그리고 그 결과로 요약된다.

 

지난해 4월 전 NSW 주 배리 오파렐(Barry O'Farrell)의 뒤를 이어 자유당 대표이자 수상 자리에 오르면서 이 초보 수상이 가장 먼저 약속한 ‘주 정부의 진실성 회복’ 약속도 그의 이 같은 정치 원칙에 의한 것이었다.

 

베어드는 오파렐 수상의 뒤를 이어 집권하면서 자당인 자유당 10명의 의원들이 불법 정치자금 수뢰로 ICAC의 조사를 받아 의원직을 사임하게 되고 보궐선거에서 자유당 후보 지지도가 급격히 하락하자 깨끗한 정치후원금을 위한 개혁에 착수했다. 그 결과 베어드는 대중들이 가장 신뢰하는 정치인이 되었다.

 

베어드의 상대인 NSW 노동당 루크 폴리(Luke Foley) 대표조차도 지난 주 토요일(28일) 밤, 선거 결과에 대한 승복 연설에서 ‘보기 드물게 도덕성을 갖춘’ 베어드가 수상에 재선출되었다고 인정했다.

 

이번 주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베어드를 수상으로 선출한 배경에는 전력망 민영화 의제를 대중들에게 성공적으로 알린 것도 한 요인으로 보인다. 연방의 자유당 의원들도 베어드의 개혁 성향을 믿었던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유권자들의 결정이 폴리보다 베어드에게 더 많이 기울어진 것은 그가 NSW 주를 위해 진실로 바른 일을 할 것이라는 신뢰 때문이었다. 심지어 정부 자산의 매각 또는 임대라는 비대중적인 정책에 대해서도 유권자들은 그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이는 또한 베어드의 주 선거 전략이 지난 1998년 연방 총선 캠페인에서 GST(Goods and Services Tax) 도입을 발표하는 위험한 결정을 내린 존 하워드(John Howard) 전 수상의 전략을 기반으로 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한다.

 

베어드와는 반대로, 비록 하워드가 1996년 역대 연방 수상으로 두 번째 높은 지지율(67%)로 당선되었다 해도 그는 결코 대중적 인기를 가진 인물이 아니었다. 다만 ‘탐파’(Tampa) 호 사건(지난 2001년 8월 하워드 정부 당시 438명의 아프가니스탄 하자라족 난민 희망자들이 호주로 들어오려다 공동해역에서 좌초된 가운데 인근을 지나던 노르웨이 선박 탐파 호가 이들을 구조, 호주로 들어오려던 것을 정부가 거부함으로써 국제적 논란이 되었으며 호주-노르웨이간 외교분쟁이 야기되기도 했다)과 ‘워크 초이스’(Work Choices. 하워드 정부가 노사관계를 재정립한 법률로, 1996년 제정된 노사관계법-Workplace Relations Act-을 2005년 하워드 정부가 개정한 것. 2006년 3월27일부로 시행됐다) 이전이었던 당시, GST 선택을 놓고 치러진 하워드의 두 번째 임기 총선에서 비록 하워드의 대중적 인기는 없었지만 그의 정책(GST 도입)이 맞다고 판단하는 충분한 유권자가 있었고, 비록 50%에 못 미치는 지지도였지만 두 번째 임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지난 주말 선거를 기반으로 보면 유권자들에 대한 베어드의 신뢰 요인은 하워드에 비해 월등히 양호하다고 볼 수 있다. 자유당은 양당 투표에서 55%의 지지를 얻었으며 48%의 유권자가 전력망 민영화 제안을 지지했다. 이는 선거 직전인 2월 여론조사 당시 드러났던 23% 지지도를 크게 웃도는 결과였다. 지난 2월말 뉴스폴(Newspoll) 여론조사에서 베어드에 대한 유권자 신뢰는 75%에 달했다.

 

이런 선거 결과, 연방 부수상이자 외교부 장관인 줄리 비숍(Julie Bishop)은 NSW 주 선거에 대해 “베어드가 설명을 하면 사람들(유권자)은 개혁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설명했다. 비숍 장관은 특히 베어드가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으로 그에 대한 유권자들의 믿음이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설명에 이어 폴라 매튜슨씨는 “이런 점에서 고려할 때, 이번 NSW 선거 결과는 현 애보트 수상에게 특별히 좋은 소식만은 아니다”면서 “호주 유권자들의 시각에서 ‘예산을 수정했다’라는 하얀 거짓말뿐 아니라 수차례 약속을 깨뜨린 애보트의 진실성은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NSW 선거 전의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 것으로, 지난 2월 실시된 뉴스폴(Newspoll) 여론조사에서 연방 수상에 대해 믿음을 갖고 있다는 유권자는 43%에 불과했다.

 

매튜슨씨는 “현재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하면 NSW 주 유권자들은 현 연방 자유당 수상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며 심지어 연방 정부의 경제 운용에 대해서도 좋지 않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현 자유-국민 연립이 연방 재집권을 노린다면 우선 이런 평가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주장이다.

 

애보트 수상은 베어드에 대한 축하 성명에서 “노동당의 부정적인 선거 캠페인에서도 당당하게 대처한, 진실한 남자”라고 언급했다. 반면 애보트 본인은 정부 예산정책에서 복지 및 교육 부문 등과 관련해 270억 달러를 삭감하고 궁지에 몰린 지도력을 회복하기 위해 현실적이지 않은 개혁을 추진, 30억 달러를 쏟아붇는 등 국민들에게 진정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결국 선거를 고려한다면, 자유당 의원들은 수상뿐 아니라 재무부 장관에 대해 면밀하게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매튜슨씨는 “이 과정에서 세 가지 사항이 분명해질 것”이라며 “경제개혁에 대한 의욕, 개혁의 가치를 전달하는 기술은 물론, 개혁을 시행함으로써 유권자들로부터 확보된 진실성도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이어 “자유당 내에서 이런 법안을 발의, 추진할 수 있는 의원이 있는지 여부가 진짜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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