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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인도네시아 독립기념일 당시 케로보칸(Kerobokan) 교도소에서 촬영된 앤드류 찬(Andrew Chan)과 뮤란 스쿠마란(Myuran Sukumaran)의 모습. 사형 집행(총살형)을 위한 절차로 이들의 이감 결정이 일단 연기됐다.


11명의 사형집행 예정자 중 프랑스인 등 항소 받아들여져

총살형 리스트에 포함된 ‘발리 나인’의 사형 위한 이감 늦춰져

 


지난 주 수요일(11일) 사형 집행을 위한 절차로 발리(Bali) 케로보칸(Kerobokan) 교도소에서 누사캄방간(Nusakambangan) 섬의 교도소로 이감이 결정됐던 ‘발리 나인’ 2명의 사형수 이감이 일단 연기됐다.

 

현재 케로보칸에 수용되어 있는 호주 국적의 앤드류 찬(Andrew Chan)과 뮤란 스쿠마란(Myuran Sukumaran)은 지난 주 이감 결정에 따라 금주 내 누사캄방간의 한 섬에 있는 교도소로 이감될 예정이었다.

 

이미 사형이 선고돼 10년간 복역해오던 이들의 이감 결정은 빠른 시일 내 사형 집행이 이루어질 것을 의미해 호주 당국을 긴장시켰다.

 

인도네시아 당국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이들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법률팀의 토둥 뮬리아 리부스(Todung Mulya Lubis) 변호사는 페어팩스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좋은 조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것(이감 연기)이 얼마나 오래 될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감이 결정되고 사형이 임박한 마지막 순간까지 이들의 사형을 피하기 위해 노력해 왔던 뮬리아 변호사는 금주 월요일(16일), 인도네시아 사법 당국에 누사캄방간 교도소로의 이감을 연기해 줄 것을 탄원했다. 누사캄방간 교도소는 총살로 사형을 집행하는 수감자들이 가는 곳이다.

 

뮬리아 변호사는 이날 두 건의 법적 항소를 제기하면서 이 절차를 위해 이감을 연기해야 한다고 강력히 탄원했다.

 

그 동안 호주 정부는 토니 애보트(Tony Abbott) 수상을 비롯해 고위 각료는 물론 야당까지 뜻을 같이 하고 이들의 감형을 탄원해 왔지만 인도네시아 당국은 사형 집행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았다.

 

금주 수요일(18일) 이들의 이감 연기를 보도한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이들의 사형 집행을 원하지 않는 호주인들에게 마지막까지 암울한 소식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감이 연기됐다는 것은 이들의 목숨을 살리려는 노력에 한가닥 희망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들의 이감 연기는 이달 내 사형이 집행되는 11명의 사형수 중 프랑스 국적의 서제 아레스키 아틀라오(Serge Areski Atlaoui)와 필리핀 국적의 메리 제인 피에스타 벨로소(Mary Jane Fiesta Veloso)의 항소를 인도네시아 사법당국에 받아들이기로 함에 따른 것이다.

인도네시아 사법부가 이달 집행 예정인 11명의 사형수 명단에는 ‘발리 나인’도 포함되어 있다.

 

금주 월요일(16일) 필리핀 외무부의 찰스 호세(Charles Jose) 차관보는 사법심사가 보류됨에 따라 이들의 사형이 연기됐다고 인도네시아 당국의 말을 인용, 발표했다.

 

그런 한편 아틀라오의 변호사 리차드 세딜로트(Richard Sedillot)도 그의 변호팀이 제기한 사법심사 신청이 공식 인정됐다고 말했다. 세딜로트 변호사는 “현재 이들의 케이스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 아이의 아버지인 아틀라오는 자카르타(Jakarta) 인근의 불법 엑스터시 제조공장에 관여한 혐의로 유죄를 받은 경우이다. 하지만 그는 아크릴 공장에 장비 설치를 요청받고 이를 실행해준 것이라며 무죄를 주장해 왔다.

 

벨로소는 지난 2010년 2.6킬로그램의 헤로인을 소지한 채 자바(Java) 섬의 요기아카르타(Yogyakarta)로 들어오려다 경찰에 적발, 체포됐다.

 

‘발리 나인’의 찬과 스쿠마란처럼 이들 두 사형수도 대통령 특별 사면을 탄원해 왔으나 조코 위도도(Joko Widodo) 대통령은 이를 거부했다.

 


인니 외무장관, 기자회견서

원론적 발언 되풀이

 


이런 가운데 금주 화요일 늦은 시간, 인도네시아 외무부 레트노 마르수디(Retno Marsudi) 장관은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마약과 관련, 국가는 비상사태에 직면해 있으며, 이는 심각한 상황으로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 불법 마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우리는 호주 정부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이는 분명 법 집행에 관한 문제임을 알아야 한다”며 “인도네시아 사법 당국이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결정한 것은 특정 국가나 국적의 범죄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평범하지 않은 범죄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법무부의 H. M 프라세티오(Prasetyo) 장관은 페어팩스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발리 나인’의 이감 연기 결정은 호주 정부와 이들 가족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프라세티오 장관은 “우리(인도네시아 당국)는 뮤란과 앤드류의 가족이 이들과 만나게 해 주고 싶고 또 좀 더 많은 시간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것은 사형 집행이 연기된 것이 아니며 사형수가 가족과 보

내는 시간을 제공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프라세티오 장관은 “언제 사형이 집행될 것인지는 모른다”면서 이달 중에 사형이 이루어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언급을 피했다.

 

이어 그는 누사캄방간 교도소에 사형수를 위한 격리실과 사형 집행 장소를 준비할 시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벨로소와 아틀라오 관련 질문에 대해 프라세티오 장관실 대변인은 “그들은 여전히 사형집행 대상자 명단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달 사형 집행이 결정된 11명의 대상자 중 모두 사형이 진행될는지에 대해서는 말하기 곤란하다며 “5명 이상은 확실히 사형이 집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찬과 스쿠마란의 항소 제기가 허용될는지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라세티오 장관은 “사형이 집행되는 것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사형을 집행하는 일은) 쉬운 것도 아니고 좋은 일도 아니다. 하지만 이는 싫어도 해야 할 일이다”고 덧붙였다.

 

지난 일요일(15일) 위도도 대통령은 현재 마약 사범으로 사형이 선고된 재소자는 64명이며 이중 39명이 외국 국적이라며 “사형수는 총살형에 처해질 것”임을 재차 확인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호주는 물론 기타 국가들로부터 사형집행을 면해 달라는 강한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애보트(Tony Abbott) 수상은 금주 월요일(16일) 앤드류 찬과 뮤란 스쿠마란의 인도네시아 행정재판소 및 사법심사 항소를 언급하면서 인도네시아 당국에게 합당한 법 절차를 존중해 달라고 촉구했다.

 

지난 주말 ‘발리 나인’의 변호를 맡았던 전 법률팀의 한 관계자가 ‘발리 나인’의 재판 과정에서 판사들이 가벼운 형량을 미끼로 뇌물을 요구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현재 ‘발리 나인’ 법률팀은 이를 근거로 행정재판에 항소한 상태이다.

 

한편 지난 주 금요일(13일) ABC 방송 등 호주 언론들은 인도네시아 검찰청 발리(Bali) 지청의 모모크 밤방 사미르소(Momock Bambang Samirso) 청장의 말을 인용, 발리 지청이 사법부 허가를 받아 지난 주 수요일(현지시간), 사형 집행을 위한 절차로 앤드류 찬(Andrew Chan)과 뮤란 수크마란(Myuran Sukumaran)을 케로보칸(Kerobokan) 교도소로부터 이감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들이 이감되는 교도소는 자바(Java) 섬 인근 누사캄방간 섬(Nusakambangan Island)의 실라캅(Cilacap) 교도소로, 발리에서 비행기로 다섯 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이며, ‘인도네시아의 알카트라즈’(Alcatraz)로 불릴 만큼 고도의 보안 시설이 되어 있는 감옥이자 사형수 가운데 총살형이 집행되는 곳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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