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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서부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갱 조직 ‘Brothers for Life’의 설립자인 바삼 함지(Bassam Hamzy. 왼쪽)와 그에 의해 ‘장군’으로 불리던 블랙타운 지부장 파하드 카우미(Farhad Qaumi). 함지가 수감 중인 상태에서 카우미는 바삼 함지를 배신하고 이 조직을 장악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조직 ‘넘버2’ 파하드 카우미 등 조직원, 300여 건 혐의로 재판 진행

내부 불화는 바삼 함지를 배신한 카우미의 조직 장악 시도인 듯

 


시드니 서부 지역을 기반으로 악명을 떨쳤던 불법 갱 조직인 ‘Brothers 4 Life’ 조직은 이제 와해되는 것일까?

 

이 조직의 설립자인 바삼 함지(Bassam Hamzy)가 고울번(Goulboun) 소재 중범죄자 교도소(Supermax)에 수감되어 있는 상태에서 핵심 간부인 파하드 카우미(Farhad Qaumi)가 살인 및 마약거래 등 수십 가지 혐의로 기소, 실형이 확정되면서 경찰은 ‘Brothers 4 Life’ 조직이 더 이상 활개 치지 못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최근 2~3년 사이 ‘Brothers 4 Life’는 전체 조직을 장악하려는 블랙타운 지부의 파하드 카우미와 뱅스타운(Bankstown) 지부의 불화로 조직원들 간 총격과 살인 등이 이어져 왔다.

 

이미 살인, 청부살인 등의 혐의로 체포, 기소된 이 조직의 핵심 간부들에 대한 재판이 지난 주 월요일(10월27일) 시작되면서 경찰은 지난 6년여 동안 시드니 길거리에서 전쟁(?)을 벌여왔던 ‘Brothers 4 Life’는 이제 더 이상 갱 조직으로써 존재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난 2일,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의 일요일판 신문인 선 헤럴드(The Sun Herald)가 보도했다.

 

신문은 NSW 경찰청 살인사건 수사대의 마이클 윌링(Michael Willing) 국장을 인터뷰, “우리는 (Brothers 4 Life라는) 이 관(coffin)에 마지막 못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싶다”는 그의 말을 전했다.

 

시드니 거리에서 악명을 떨친 만큼 ‘Brothers 4 Life’ 조직이 치른 대가는 컸다. 현재 이 조직의 최고위 간부로 알려진 파하드 카우미를 비롯해 21명의 조직원에 대한 혐의는 강탈, 주거침입, 불법 마약공급 등 무려 300건이 넘는다. ‘Brothers 4 Life’ 내부 갈등에서 시작된 조직원간 전쟁(?)은 11차례의 총격, 2명 사망, 두 건의 ‘knee-capping’(무릎 슬개골을 파손시키는 잔인한 행위), 수차례의 폭행으로 이어졌다.

 

지난 2013년 이 조직을 설립한 바삼 함지에 의해 ‘장군’으로 임명된 파하드 카우미는 자기 명령을 거부하는 조직원에게는 사정 없이 폭행을 가하는 등 무자비하게 조직을 운영해 온 인물로 법원 문서는 기록하고 있다.

 

최고 두목(Bassam Hamzy)이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상태에서 조직의 힘과 돈 맛에 빠진 블랙타운과 뱅스타운 두 지부장은 조직을 장악하기 위해 서로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경찰의 피의자 조서를 인용한 선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파하드 카우미는 시드니 아프가니스탄 커뮤니티의 젊은이들을 조직원으로 끌어들여 육체적 폭행과 공포심을 주는 방식으로 조직원들을 폭력 행위에 가담시키거나 마약을 공급하도록 했으며, 아울러 레바니스(Lebanese)계 조직원이 주를 이루는 ‘Brothers 4 Life’ 뱅스타운 지부를 손에 넣기 위해 총기 공격을 감행하기도 했다.

 


내부 갈등은 카우미의 욕망,

피해망상도 한 몫한 듯

 


경찰은 마약공급처가 확대되고 강탈 등을 통해 들어오는 수입이 늘어나면서, 자신이 보복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카우미의 피해망상도 커졌다고 보고 있다.

 

카우미의 블랙타운 지부와 뱅스타운 지부간 싸움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특히 지난 주 재판 과정에서 알려진 바와 같이 파하드 카우미의 심복으로 알려진 덜위치 힐(Dulwich Hill) 거주 32세 여성 아만다 크로우(Amanda Crowe)가 지난해 10월 카우미에게 ‘뱅스타운 지부장인 모함메드 함지(Mohammed Hanzy)가 가장 먼저 카우미를 살해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말을 전하자 카우미는 곧바로 모함메드 함지 살해 계획을 세웠다.

 

아만다 크로우는 현재 수감 중인 남편으로부터 이 말을 들었으며, 이를 카우미에게 알려준 것이다. 이 말이 카우미에게 전달된 것은 지난해 10월28일. 이때 파하드 카우미는 파라마타(Parramatta) 소재 ‘Anytime Fitness’라는 짐(gym)에 있었다.

 

체육관에서 이 말을 들은 카우미는 모함메드를 살해하기로 결심, 동생인 뭄타즈와 자밀 카우미(Mumtaz and Jamil Qaumi)를 비롯해 일부 조직원들을 긴급 소집, 파라마타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경찰이 작성한 피의자 조서에 따르면 “당시 카우미는 상당히 분노해 있었다.”

 

카우미를 비롯해 일단의 블랙타운 지부 조직원들이 뱅스타운 지부장 살해를 모의하는 그 시간, 우연히도 뱅스타운 지부 조직원 2명이 이 식당으로 들어왔다. 이들은 카우미가 있는 것을 보고는 ‘마약공급 문제로 이곳에서 조직원들을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해망상증을 갖고 있던 카우미는 뱅스타운 지부장이 자기를 살해하기 위해 조직원을 보낸 것으로 오해했고, 자신에 대한 살해 실행이 임박한 것으로 믿게 됐다.

 

카우미를 비롯해 그의 조직원들은 곧바로 파라마타 소재 식당을 나와 그랜빌 파크(Granville Park)로 갔다. 거기서 시간을 보낸 카우미는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각, 동생인 뭄타즈와 함께 메릴랜드(Merrylands) 소재 쿨리바 호텔(Coolibah Hotel)로 이동했다. 경찰은, 카우미가 호텔로 간 것에 대해, 이날 밤 뱅스타운 지부장 살해를 실행하면서 자신이 현장에 없었다는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카우미가 호텔이 있는 시간, 그의 심복인 아만다 크로우는 자밀 카우미(Jamil Qaumi)와 네이빗 칼릴리(Navid Khalili. 지난해 12월16일 스트라스필드 존 안톤을 총기로 살해한 인물), 모함메드 자르소이(Mohammed Zarshoy)를 차에 태우고 리버스비 헤이츠(Revesby Heights) 소재 뱅스타운 지부장 모함메드 함지의 집으로 갔다.

 

크로우는 경찰의 CCTV가 없는 곳에 차를 세웠고, 나머지 조직원들은 검은색 후드로 머리를 가리고 함지의 차고로 재빨리 이동, 함지가 있는 것을 보고는 총기를 난사했다.

 

이날 함지의 집 차고에는 모함메드가 사촌 마후무드 함지(Mahmoud)와 함께 있었다. 무자비한 총격을 가한 후 자밀 카우미는 쓰러져 있는 마후무드 함지(Mahmoud)에게 다가가 그의 머리에 두 발을 가격, 확인사살을 하는 잔인성과 치밀함을 보였다.

 

하지만 자밀 카우미 등은 자신들이 살해한 마후무드 함지를 뱅스타운 지부장으로 잘못 알았던 것이라고 경찰은 말했다. 자밀 카우미 등이 차고를 덮치는 순간 모함메드는 옆문으로 빠져 달아남으로써 목숨을 건졌다.

 


내부 조직원의 정보 유출,

경찰 수사에 결정적...

 


사건이 발생한 뒤 경찰 조사에 두려움을 느낀 파하드 카우미는 태국으로 피신했다. 하지만 시드니 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이 사건 이후 3주에 걸쳐 4건의 총격사건이 줄을 이었다. 뱅스타운 지부 조직원인 마수드 자카리(Masood Zakari)가 연관된 돌발적 총격, 뱅스타운 소재 ‘Chokolatta Cafe’ 밖에서 세 명의 남성이 카페 안을 향해 난사한 총격사건(총기공격의 대상 중 한 명은 카우미의 주소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부동산 에이전트였다) 등이 그것이었다.

 

이 같은 일련의 사건에 대해 경찰은 폭력으로 이득을 취하려는 조직원들의 불법 행위가 아닌, 조직원 내부의 갈등, 즉 1930년대 미국에서 발생한 유명한 범죄조직 알 카포네(Al Capone) 스타일의 총기사건에 초점을 두고 수사를 강화했다.

 

다음 달인 11월, 경찰은 시드니 서부 지역 몇 곳을 급습, 10여명의 조직원들을 체포했고 올 1월 카우미 형제를 체포, 구금했다. 카우미 형제의 혐의는 미등록 총기 사용, 동물학대, 마약공급 등이었다.

 

하지만 경찰의 추후 조사와 증거 확보를 통해 이들의 혐의는 살인, 살인교사 등 거의 150여 건으로 늘어났다.

 

‘Brothers for Life’의 고위 간부에 대한 재판이 지난 주 월요일(27일) 시작되고 보석조차 거부된 가운데, NSW 경찰청의 닉 칼다스(Nick Kaldas) 부청장은 “이들 조직은 모든 면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었으며, 이제 더 이상 이들이 활동할 공간은 없다”고 단정했다. 칼다스 부청장에 의하면 ‘Brothers 4 LIfe’ 조직 수사에 앞서 경찰은 사전 작전을 치밀하게 구성했으며, 실행에는 지역 경찰 수사진은 물론 마약전담반, 중동지역 범죄조직수사대(Middle Eastern Organised Crime), 총기사건 전담 수사팀인 ‘탈론’(Talon)팀 등이 공조했다.

 

NSW 경찰의 ‘Brothers 4 Life’ 조직 수사에는 4명의 조직원이 조직 내부 정보를 경찰에 밝힌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들 중 하나는 이번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D’라는 인물로, 법원에 제출된 경찰의 조서에 따르면, 그는 마흐무드 함지 살해사건이 일어나던 날 밤에 대해 익명으로 경찰에 메시지를 보내 이 사건이 파하드와 뭄타즈 카우미 형제가 계획한 것이며, 알리바이를 위해 쿨리바 호텔에 들어간 것이라고 정보를 흘렸다.

 

하지만 ‘Brothers 4 Life’ 조직의 와해를 알려주는 카우미의 몰락 과정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수감 중에도 영향력 미치던

바삼 함지의 힘은...

 


조직 설립자인 바삼 함지가 지난 2008년 중범죄인 교도소인 고울번 수퍼맥스에 수감되면서 그는 핵심 추종자 그룹을 선정해 두었고, 이후 이 조직은 성쇠를 거듭해 왔다.

함지의 구속 수감 이후 조직력이 약화된 ‘Brothers 4 Life’는 모바일폰을 통한 19,523건의 마약밀수 통화가 적발되기도 했다.

 

약 2년여 잠잠하던 ‘Brothers 4 Life’의 상징 휘장이 시드니 서부 지역에 다시 나타난 것은 2010년, 이 조직원들의 강탈시도를 통해서이다. 지난 2012년 예히에 아무드(Yehye Amood) 살인에 이어 이 조직의 영향력은 다시 살아났다.

 

조직의 간부들이 교도소에 수감되거나 사망하면 함지는 항상 다른 조직원을 지명, 그 자리를 대신하도록 했다.

 

수퍼맥스 교도소의 론 우드햄(Ron Woodham) 전 소장은 함지에 대해 “이제까지 자신이 만나본 재소자 가운데 감옥 경비원들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인물 중 하나였다”고 말한다.

그가 비록 최고의 보안 시설을 갖춘 교도소(수퍼맥스)에 수감되어 있는 상황일지라도 그는 바깥의 일(Brothers 4 Life 조직의)을 일을 주관하고 조율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의문은 수감 중인 바삼 함지의 영향력이 여전히 이 조직에 미치고 있던 상황에서 카우미가 조직 내부의 불화에 연루되기까지 함지가 그대로 두고 보지만은 않았을 것이라는 데서 시작된다.

 

결국 파하드 카우미가 바삼 함지를 배신하고 그가 교도소에 수감 중인 상황을 이용, 조직을 장악하려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랜 시간 ‘Brothers 4 LIfe’ 조직에 대한 조사를 벌여왔던 칼다스 부청장은 “우리가 ‘Brothers for Life’ 조직을 분쇄했음에도 불구, 우리는 아직 멈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여전히 많은 수의 조직원들이 남아 길거리를 활보하고 있으며 이들은 아무 생각없이 폭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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