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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드니 도심의 한 의류 매장에서 ‘Korean Staff Wanted’라는 직원구인 공고를 창문에 붙여 놓자 이를 본 데일리 텔레그라프가 구직자로 가장한 잠입취재를 통해 이를 보도했고, 이 부분에 대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이 유발됐다.


다수 네티즌 “한국인 아닌 한국어 구사자 채용하려 했던 것으로 이해”

 


최근 시드니 도심에 위치한 한 의류 매장이 가게 앞에 영문으로 공고한 ‘Korean Staff Wanted’이라는 구인 공고가 호주 미디어에 보도되면서 네티즌들간 논란을 샀다.

 

데일리 테레그라프(The Daily Telegraph) 지는 금주 월요일(20일) 이 매장을 언급하며 이 같은 구인광고가 NSW 주의 차별금지법(NSW Anti-Discrimination Act)에 위반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법안에는 구인 광고 문구에 남녀 구분 또는 특정 소수민족 등에 대한 언급을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신문 보도에 따르면 두 명의 데일리 텔레그라프 직원들은 구직자로 가장해 일자리에 대해 문의하며 이 가게의 고용 정책에 대해 알아보려 했고, 이들은 이 일자리와 관련, 채 2분도 안 되어 거절당했다.

 

신문은 일반 가게에서 직원을 채용할 때, 인종이 직원 채용의 결정 요인이 된다면 NSW 차별 금지법에 위반이라고 전했다.

 

데일리 텔레그라프의 애슐리 멀라니(Ashlee Mullany) 기자는 지난 주 금요일(17일) 이 가게에 붙어 있는 ‘한국인 직원 모집’ 공고를 보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이어 직원에게 일자리에 대해 문의했지만 직원은 ‘한국어를 구사하는 사람을 구하고 있다’고 전하며 멀라니 기자에게는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다.

 

가게 직원은 “우리는 많은 아시안 고객들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 중 일부의 영어 실력은 나보다 더 나쁘다”고 말했다.

 

데일리 텔레그라프 직원인 레베카 그레들리(Rebecca Gredley)씨가 이 일자리에 대해 문의했을 때 ‘한국어 또는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레들리씨가 약간의 중국말을 하자 직원은 놀라며 “인터뷰를 위해 연락을 할 것이며, 인터뷰는 부분적으로 중국어로 진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레들리씨는 또 ‘만약 소매점에서 일하기에 능숙하고 유능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영어만 할 수 있는 사람이 지원한다면 채용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가게 직원으로부터 “아마 어려울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호주 소매점협회,

가게 입장은 이해하지만...

 


호주 소매점협회(Australian Retailers Association)의 러셀 지머만(Russell Zimmerman) 이사는 이 같은 보도에 대해 “가게 입장에서 고객들이 주로 사용하는 언어를 할 줄 아는 직원을 필요로 한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이 경우에는 너무 멀리 나갔다”고 전했다.

 

그는 “지원자에게 특정 언어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물어보는 것은 이해될 수 있지만 만약 그들이 ‘직원이 반드시 한국인이어야 한다’고 말했다면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차별금지위원회(Anti-Discrimination Board) 회장인 스테판 커키아샤리안(Stepan Kerkyasharian) 박사는 “어떠한 이유로 특정 인종을 고용해야 한다는 신청을 하고 승인 받지 않은 이상 비즈니스들이 특정 인종만을 고용하는 것은 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인종차별위원회(Race Discrimination Commissioner) 위원장인 팀 소웃포마세인(Tim Soutphommasane) 박사는 “인종, 피부색, 민족 또는 국적 등의 이유로 고용을 거부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전했다.

그는 “일자리를 찾는데 있어 인종으로 인해 불리한 조치를 받는다면 이것 또한 위법이며 이와 관련해서는 ‘특별 조치’에 대한 예외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어떠한 비즈니스도 직원 채용에 있어서 인종이 기준이 되어 광고되는 것은 받아들여질 수 없다”고 밝히며 “호주 사회에서 어떠한 사람도 법의 예외가 될 수 없으며 모든 사람은 인종과 배경에 상관없이 평등하게 대우 받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호주 인권위원회(The Australian Human Rights Commission)는 지난 2012-13년 직장 내에서의 인종 차별과 관련, 168건의 불만 접수를 받은 바 있다.

 


상당수 네티즌, 한국어 구사

직원 채용의도로 받아들여야

 


인종차별과 관련된 법적 문제를 떠나 데일리 텔레그라프의 보도가 호주인들 사이에 논란이 된 것은, 이 가게가 공고문이 ‘의도적인 인종차별’이었는가 아니면, ‘공고에 실수가 있긴 하지만 가게를 운영하는데 있어 고객의 대부분인 한인들과의 대화를 위해 당연한 처사가 아닌가?’하는 점이다.

 

데일리 텔레그라프 인터넷판 기사에는 1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면서 많은 이들이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

 

상당수 네티즌들은 가게를 이해한다는 입장이다. Annette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네티즌은 “나는 이번 일과 관련해 문제점을 찾을 수 없다”고 밝히며 “그럼 가게들이 손님과 대화도 되지 않는 직원들을 채용해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Frank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이것은 단지 ‘한국말을 하는 직원을 뽑기 위한 것’이었지 ‘한국인만을 가려 뽑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며 “신문이 ‘Help wanted in Sydney boutique OOO... but only if you’re Korean’이라고 제목을 단 것은 멍청한 것”이라고 신문을 비난했다.

 

Jeff라는 아이디의 네티즌 역시 “기사가 너무 과민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왜 당신들은 가게에 가서 그들에게 광고를 바꿔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Korean Speaking people wanted'라는 문구라 썼으면 이 가게는 덜 공격 받았을 것이며 이들이 (문제가 되는) 광고 문구를 썼을 때는 잘못됐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Lisa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다수의 고객이 한국 사람이라면 가게는 한국어를 구사하는 사람의 고용을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는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으로서 그들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라고 이야기 하며 “다만 이들은 광고를 낼 때 단어 선택을 더욱 신중하게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가게를 이해한다는 입장과 달리, 엄연히 인종 차별이라는 주장도 있다. hey라는 네티즌은 “나는 두 가지 아시아 언어를 말하고 읽고 쓸 줄 알며 그 중 하나가 한국어다. 나 역시 비슷한 곳에서 일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는 항상 같았다. 그들은 그들 나라 사람들만을 고용한다”고 주장했다.

 

m이라는 네티즌이 “만약 이 직업과 관련해 한국어가 필요한 능력이라면 이것은 인종차별이 아니다”라고 주장하자 Chris라는 네티즌은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지만 이 문제는 광고이며 광고에는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닌 ‘한국사람’으로 표기되어 있으며 인종차별적인 의미가 수반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David라는 네티즌은 “이런 일은 시드니 전역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라며 “내가 세븐 일레븐과 같은 편의점에 가면 카운터 뒤에는 언제나 인도 사람들이 있다. 사실 백인계 호주인들이 이 나라에서 차별 받고 있으며 어느 누구도 이런 것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이는 필히 고의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영어 실력 부족으로 인한 오해”

기사에 대한 댓글 속에는 이 가게의 주인이 올린 글도 있다.

그는 “댓글에서 이 기사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면서 “첫째로 나의 영어 실력이 매우 좋지 못하며 향상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하고 있다. 영어는 나에게 중국어, 한국어 다음의 세 번째 언어다. 영어 실력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인 직원 구함(Korean staff wanted)’이라고 광고한 것은 영어를 잘 못해 일어난 일이며 이것이 단지 ‘한국인만을 모집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시 한 번 말하고 싶은 것은, 이번 광고는 나의 부족한 영어 실력으로부터 발생한 오해의 결과”라며 이해를 당부했다.

 

데일리 텔레그라프 역시 다음 날인 수요일(22일), 가게 주인의 입장을 전하는 식의 보도로 전날의 다소 악의적 오해의 소지가 있는 듯 한 보도를 지양했다.

 

하지만 두 번째 기사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호주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 영어가 부족해서 생긴 일이라고 말하는 것은 변명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의 댓글을 달기도 했다.

 


정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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