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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디지털 기기의 등장으로 호주인의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텔레비전의 독보적인 지배력이 무너지고 있으며 오프라인 신문 또한 디지털 기기에 크게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태블릿이나 랩탑, 스마트 폰을 이용해 오락을 즐기는 어린이들.


금융 서비스 ‘딜로이트’ 조사... 텔레비전 지배력 크게 떨어져

 


호주인들의 엔터테인먼트 이용에서 독보적인 지배자로 군림해온 텔레비전이 디지털 기기에 크게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서비스 기관인 딜로이트(Deloitte. 금융, 세무회계, 경영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영국 기반의 글로벌 기업으로 PricewaterhouseCoopers, Ernst & Young, KPMG와 함께 ‘Big 4’를 구성하는 회사)가 호주인들의 미디어 이용 현황을 조사, 지난 주 금요일(1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2천300명의 조사 대상자 대부분이 랩탑 컴퓨터,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 기기를 소유하고 있다.

 

특히 이들 세 종류의 디지털 기기를 모두 소유하고 있는 비율도 크게 증가, 딜로이트의 두 번째 조사였던 지난해 28%에서 이번 조사에서는 53%로 늘어났다.

 

이번 조사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시드니 기반의 딜로이트 파트너 니키 알콘(Niki Alcorn)씨는 인터넷 기반의 엔터테인먼트 이용이 늘어났다고 진단했다.

 

알콘씨는 “과거 호주인의 오락에서 TV 시청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이번 조사 결과 응답자의 64%가 랩탑 컴퓨터나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인터넷을 통해 오락을 즐기는 이들이 63%에 달했다”는 그녀는 “예상됐던 디지털 기기 이용 현상은 현실이 되었다”고 말했다.

 

딜로이트의 이번 조사 결과는 디지털 기기를 이용, 인터넷을 통해 방송사 프로그램을 가동하거나 저장해 두었다가 나중에 시청하는 이들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호주인의 여흥에서 텔레비전 방송의 지배력은 끝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알콘씨는 “특히 밀레니엄 세대인 젊은 층은 생방송 텔레비전보다 선호하는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시청하는 것을 더 좋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기존의 텔레비전을 포함해 새로운 디지털 기기를 병행해 사용한다는 반응이었으며, 10명 중 8명은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인터넷 기반의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는 연결속도 등에 불만을 초래하고 있지만(만족 응답자는 30% 미만), 그렇다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용의는 없다는 응답이었다.

 

한편 소셜 미디어의 힘은 이제 더 이상 새로운 현상이라 하기 어려울 지경으로, 딜로이트의 이번 조사에서 소셜 미디어는 일상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최소 하루 한 번 이상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응답이었으며, 이는 이전 조사보다 3배 늘어난 수치이다.

 

알콘씨는 “비록 다른 방법으로 소셜 미디어가 사용되지만 이는 세대 간 격차를 벌여놓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나이 든 세대에서도 일부는 자신의 네트워크에서 이야기를 공유하기도 하지만 젊은 세대에서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데 있어 더욱 적극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소셜 미디어라는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는 이들은 조만간 호주 인구의 75%에 달할 것으로 본다”면서 “이들은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소통을 위해 소설 미디어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딜로이트 조사는 오프라인 신문(종이 인쇄 신문)은 더 이상 우리네 삶의 일부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조사 대상자 중 35%는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뉴스를 확인하고 있으며 다른 35%는 주말에나 오프라인 신문을 찾아본다는 반응이었다.

전통적인 신문 구독자 비율도 지난해에 비해 5%가 감소했다.

 

페어팩스(Fairfax. 시드니 모닝 헤럴드 등을 발행하는 호주의 신문 그룹)나 뉴스 리미티드(News Limited. News Corp Australia를 운영하는 루퍼트 머독 가문의 호주 최대 미디어 그룹)가 인터넷 상에 콘텐츠의 제목만 게재한 뒤 ‘페이 월’(pay-wall. 인터넷에서 일정액의 비용을 지불해야만 내용을 볼 수 있도록 한 것, 지난 2009년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이 선정한 올해의 단어이기도 하다) 방식으로 내용을 제공하도록 하는 데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번 조사 대상자의 90% 이상은 인터넷 상의 온라인 뉴스에 대해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없다는 반응이었으며, 3분 1은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는 데 있어 뉴스는 주요한 이유가 아니라는 응답이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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