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전 에어뉴질랜드의 항공기를 납치했던 장본인이 뉴질랜드 영주권을 취득하고 매년 에어뉴질랜드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자드 알리는 지난 1987년 5월 19일 피지 난디 공항에서 에어뉴질랜드 항공기 NZ747편에 다이너마이트 6팩을 싣고 인질극을 벌였다. 대부분 일본인 관광객이었던 105명의 승객을 내리게 한 그는 6시간 동안 조종석에서 승무원 3명을 인질로 잡아두었으나, 항공 기관사와 비행사가 방심했던 그를 제압함으로써 실패하였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시티베니 라부카 장군이 인도인이 내각의 다수를 차지하며 수립된 노동당 정부에 반기를 들고 무력으로 국회를 진압한 지 5일이 지난 날이었다. 피지 인도인인 알리는 당시 뉴질랜드에 망명을 허용할 것과 구금된 27명의 내각 국회의원들을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비행기에 폭발물을 반입한 것에 대해서만 유죄를 선고 받았으며 집행유예 처분을 받았고, 이후에 피지 국회의원으로 선출되었다.



비행기 납치가 이루어진 당시로부터 만 27년이 되는 이번 주, 알리는 지난 2009년 뉴질랜드 영주권을 취득했음을 인정했다. 그는 가족들이 살고 있는 피지와 오클랜드를 오가면서 생활하고 있고 양국을 다닐 때마다 종종 에어뉴질랜드 항공편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아내는 그보다 전에 영주권을 취득했고 부부의 아들은 뉴질랜드에서 태어났다. 알리는 자신의 범죄 경력에 대해 이민성에 알렸고 당국이 알아서 결정하도록 내버려두었다고 말했다.



이민성은 이민신청 결격사유로 5년 이상의 징역이나 뉴질랜드나 해외 국가의 추방 혹은 거부 결정, 테러 전과, 또는 이민부 장관 판단 하에 보안에 위협이 될 것으로 보여지는 경우를 꼽고 있다. 알리가 영주권을 취득한 당시 이민부 장관을 지내고 있던 조나단 콜먼 의원 측은 해당 사안에 대해 직접 처리한 바가 없다고 말했으나, 노동당 측 대변인은 “사안이 사안인 만큼 이민부 장관의 손을 거치지 않았을 리가 없다”며 “비행기 납치 전과가 있는 만큼 영주권 신청이 취소되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에어뉴질랜드 측은 프라이버시와 보안의 이유로 ‘전 비행기 납치범’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으며 성명서를 통해 “항공보안국과 민간항공에서 요구하는 자격 요건과 회사 측의 조건에 부합하는 승객에게 비행기 이용을 허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리의 납치극 당시 인질로 잡혀 있던 파일럿 그레이엄 글리슨은 “비행기 납치를 용납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모티브를 이해하기 때문에 그를 동정한다”고 말했다.


  • |
  1. 22_May.jpg (File Size:11.1KB/Download:21)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243 호주 캐서린 오도넬 작가, 'Still Lives'로 KAAF의 올해 미술공모 우승 file 호주한국신문 21.11.11.
242 호주 시드니한국문학작가회, 호주 한인 종합 문예지 첫 호 발간 file 호주한국신문 21.11.11.
241 호주 가언과 진언 사이- 8 file 호주한국신문 21.11.11.
240 호주 ACC Hospice, 대한민국 국무총리 표창 단체상 수상 file 호주한국신문 21.11.18.
239 호주 올해 ‘세계 장애인의 날’ 기해 관련 한인단체, 이벤트 마련 file 호주한국신문 21.11.18.
238 호주 시드니 지역 '한국음식점', 약 40%는 '바비큐 레스토랑' file 호주한국신문 21.11.18.
237 호주 "갖가지 쓰레기 줄이고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회복에 주력..." file 호주한국신문 21.11.18.
236 호주 “호주사회에 한반도 평화통일 당위성-북 인도적 지원 사업 주력할 터” file 호주한국신문 21.11.18.
235 호주 오지라퍼의 세상사 참견- 7 호주한국신문 21.11.18.
234 호주 ‘또 하나의 별을 노래하자’... 동포 청소년들, 조국 위한 선열들 희생 추모 file 호주한국신문 21.11.25.
233 호주 스트라스필드 카운슬-시드니총영사관, ‘호-한 수교 60주년 사진전’ 마련 file 호주한국신문 21.11.25.
232 호주 ‘오백나한’, 호주서 선보이는 '깨달음을 얻은 성자'의 얼굴 file 호주한국신문 21.11.25.
231 호주 가언과 진언 사이- 9 file 호주한국신문 21.11.25.
230 호주 제20대 대선, “특정 후보가 어떤 국가를 만들고자 하는지를 살펴봐야...” file 호주한국신문 21.11.25.
229 호주 시드니한인회, ‘오미크론’ 바이러스 주의 당부 file 호주한국신문 21.12.02.
228 호주 호주 지역 ‘재외국민 투표율 제고’, 동포단체들 앞장서다 file 호주한국신문 21.12.02.
227 호주 오지라퍼의 세상사 참견- 8 호주한국신문 21.12.02.
226 호주 마흔 다섯 편의 산문 속에 담아낸 타국살이와 고향에 대한 그리움... file 호주한국신문 21.12.02.
225 호주 2022년도 재외동포재단 예산, 처음으로 700억 원 넘어서 file 호주한국신문 21.12.09.
224 호주 가언과 진언과 사이- 10 file 호주한국신문 21.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