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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실을 알린 호주인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얀 루프 오헤른 할머니 장례식. 할머니는 생전 한국 위안부 할머니들과 함께 시드니와 멜번등 호주 여러 곳에서 평화-인권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사진: 시소추 제공

 

"100명도 넘는 여성이 성폭력을 당했고, 한 네덜란드 소녀는 자살했다“

 

지난주 19일 별세한 호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얀 루프-오헤른 할머니의 장례식이 금주 화요일(8월27일) 남부 호주 애들레이드의 ‘Our Lady of Dolours’ 성당에서 치러졌다.

 

고인을 추모하는 가족, 친지, 교우 등 2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 장례미사에는 고인의 상징물인 결혼사진, 자서전, 십자가, 묵주 등이 전시되었으며 고인의 딸 엘린, 캐롤씨의 추도사에 이어 한국의 증손인 알렉산더군이 ‘정의기억연대’가 기증한 촛불을 밝히는 순서로 진행됐다. 또한 ‘시드니평화의소녀상실천위원회’(시소추, 대표 염종영)의 이회정, 신준식, 전소현, 백승원씨와 ‘멜번평화의소녀상추진위원회’ 관계자들, 애들레이드 거주 한인들도 참석하여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였다. 장례식장에는 캔버라 한국대사관, 시드니 한국 총영사관에서 보내온 조화가 있었으며 장례미사를 마친 후 고인은 애들라이드 남쪽 파사디나 지역 센터니얼 공원 묘지에 안장됐다.

앞서 시소추는 지난 24일(토) 시드니 스트라스필드에 분향소를 설치하여 고인의 뜻을 기리는 한인들의 분향식 및 추모식을 가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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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 자바 섬에서 태어난 고(故) 오헤른 할머니는 수녀회에서 생활하던 중 21살이던 1944년 일본군에 납치돼 스마랑시 ‘위안소’에서 성노예로 고초를 겪었다. 종전 후 영국군 장교와 결혼해 1960년 호주로 이주한 그는 1991년 한국인 김학순 할머니가 최초로 UN에 나와 한 위안부 증언을 보고 용기를 내서 이듬해 호주 지역 언론에 자신도 위안부 피해자임을 알렸다. 같은 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 문제에 대한 국제 전쟁범죄 재판’ 증인으로 나서, 유럽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라는 사실을 밝혔다.

2000년에는 일본군 성노예전범 여성국제법정에 출석하고, 2007년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고 김군자 할머니, 이용수 할머니와 함께 일본군의 잔혹한 범죄를 고발하는 등 위안부 문제의 진실을 서구 사회에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100명도 넘는 여성이 조직적인 강제 성폭력(systematic rape)을 당했고, 함께 있던 네덜란드 소녀는 견디다 못해 자살했다. (일본군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발설할 경우 가족을 죽여버리겠다고 우리를 협박했다”는 것이 오헤른 할머니의 증언이다. 그녀는 2015년 한 한국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가 위안부 역사를 부인하고 있지만, 그들은 분명히 그 일을 저질렀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 뒤로도 전쟁의 진실을 알리고 평화와 여성인권을 지키는 활동을 세계 곳곳에 다니며 꾸준히 펼쳤고, 네덜란드 여왕과 교황 바오로 2세로부터 훈장과 작위를 받았다. 특히 한국 위안부 할머니들과 함께 시드니와 멜버른 등 호주 여러 곳에서 평화-인권 운동을 벌였던 오헤른 할머니는 2002년 호주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 영예인 국민훈장을 받기도 했다. 2018년에는 자서전 ‘나는 일본군 성노예였다’(삼천리 출판사) 한국어 번역판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의 손녀인 루비 챌린저 감독은 지난해 할머니의 일본군 성노예 경험을 다룬 영화 ‘데일리 브레드’(Daily Bread)를 세상에 내놓았고 최근 시드니에서도 상영된 바 있다.

 

이기태 기자 / francislee@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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