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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몰랐던 한국문화’와 ‘내가 좋아하는 한국문화 소개’를 주제로 20명의 결선 진출자들이 자신만의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2021 한국어 말하기 대회’는 참가자들의 수준 높은 한국어 실력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사진은 온라인 플랫폼으로 진행된 올해 결선 진출자들. 사진 : 한국문화원

 

시드니 한국문화원, ‘2021 한국어 말하기 대회’ 개최

20명의 결선 진출자들, 수준 높은 한국어 구사 뽐내

 

호주 현지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공개한 ‘나만 몰랐던 한국문화’ 또는 ‘내가 좋아하는 한국문화 소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시드니 한국문화원(원장 김지희)이 매년 개최하는 올해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는 호주 전역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20명의 결선 진출자들이 이 주제를 재미있고 유쾌하게 풀어내 눈길을 끌었다.

지난 7월 8일(목) 열린 올해 대회는 애초 온/오프라인의 하이브리드 행사로 계획됐으나 지난 달 시작된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광역식드니 지역의 봉쇄(lockdown) 조치로 인해 전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한국문화원의 이 대회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호주 전역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이들에게 참가 기회를 제공했다. 이에 따라 문화원 세종학당 한국어 과정 수강자 외 한국학을 전공하는 학생, 한국 드라마 및 영화를 보며 독학으로 한국어를 익힌 참가자 등 다양한 배경의 결선 진출자 20명이 ‘한국문화’라는 큰 틀에서 ‘한국의 정’, ‘김치-연애-외식-혈액형-반찬-술 문화’를 비롯해 한국 음악, 역사와 신화 등 다양한 소재에 자신의 경험을 더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올해 대회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가장 주목을 받은 참가자는 ‘한국 음악’과 관련해 자신의 이야기를 발표한 티엔 팜(Tien Pham)씨였다. 독학으로 한국어를 공부했다는 그녀는 불과 1년밖에 안 되는 한국어 학습에도 불구하고 또렷한 발음과 유창한 실력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올해 대회 우승자가 됐다.

평소 취미로 기타 연주를 즐긴다는 팜씨는 “우연히 듣게 된 한국 음악 악보에서 발견한 창의적이고 독특한 코드에 매료되어 점점 빠져들었다”며 “한국 음악을 많이 들을수록 한국인들과 더욱 깊은 정서적 교류를 나누는 기분”이라고 소개했다.

또 2등에는 ‘한국의 결혼하는 나이 문화’를 소재로 이야기를 발표한 그루프리안카 시미니(Gurupriyanka Premkumar Simini)씨가 차지했다. 그녀는 “한국에는 커리어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20대 후반에 결혼하는 게 이르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면서 “(자신의) 부모님은 20대 후반에 결혼하는 것은 늦은 결혼이라고 생각한다”고 비교해 설명했다. 이어 그녀는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지 6년이 되었지만, 매번 한국에 대한 새로운 문화를 접할 때마다 신기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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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느낀 한국 음악을 소재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낸 티엔 팜(Tien Pham. 사진)씨는 유창한 한국어 실력으로 올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 : 한국문화원

 

올해 대회 3등상에는 “다양한 반찬을 곁들여 식사하는 한국인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내용으로 ‘한국의 아침 식사문화’를 발표한 샐리 루(Sally Lu)씨, ‘한국의 반찬 문화’와 관련해 “다른 문화를 배울 때 가장 빠른 방법은 음식을 통하는 것”이라는 내용을 전한 신시아 팜(Cynthia Pham)씨, 그리고 고등학교 때부터 한국 문화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는 아피야 아칸드(Afeeya Akhand)씨 등 3명이 선정됐다. 특히 아칸드씨는 “한국문화를 더 깊이 알기 위해서는 드라마나 영화보다 한국소설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 문화는 한국 소설 읽기”라고 소개, 주목을 받았다.

한편 올해 대회에는 결선 진출자 외 참가자 특별 발표시간이 마련됐다. 이 시간에는 언어학자 매들린 스눅(Madeleine Snook)씨가 한국어 랩(Rap)/시(詩)를 직접 만들어 한국 문화를 소개했다. 그는 “언어가 곧 문화이고 문화가 곧 언어라 생각한다”며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이자 영어로 번역하기 어려운 ‘소복소복’, ‘수고하다’, ‘눈치’ 등 세 단어를 재미있는 방식으로 소개하고 싶어 랩/시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대회 심사를 맡은 NSW대학교 한국학과 신기현 교수는 “참가자들의 한국어 구사가 매우 유창했고 단어 선택이 훌륭해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었다”면서 “한-호수교 60주년을 맞는 해에 대회 참여자 한 명 한 명이 문화 교류의 중심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NSW 주 교육부 소속 최희정 한국어 교사는 “한국인이어서 당연하게 여겼던 소중한 우리의 문화적 요소를 외국인의 시선에서 다시 듣는 것은 새로운 영감이었다”며 “심사를 떠나 참가자들의 다채로운 한국 문화 이야기가 매우 즐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회를 주관한 한국문화원 김지희 원장은 “호주에서 점점 높아지는 한국어 학습 열기를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전제한 뒤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는 한국어에 대한 상호 이해로 이어지는데, 대회를 준비하면서 참가자들의 한국어 실력이 향상되고,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 더 깊어졌으리라 생각한다”면서 “이번 대회가 한국어를 공부하는 여정에서 특별한 추억으로 남기를 희망한다”고 격려했다.

올해 한국어 말하기 대회의 전체 영상은 한국문화원 유튜브 채널(youtube.com/koreanculturalcentreau)에서 다시 보기가 가능하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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