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살고 있는 교민들이라면 리디아 고의 이름과 그녀가 이루어 놓은 신 기록에 한번쯤 부러움과 함께 많은 응원을 보냈을 것이다.  11살 때 뉴질랜드 아마추어 메이저대회를 평정하며 '천재 골프소녀'로 불리며 18세의 나이로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등 각종 최연소 기록을 작성한 뉴질랜드 교민 골프 선수이다.

 

 

스포츠 선수의 기록은 영원할 수는 없다. 누군가 또다른 천재가 나오면서 신기록의 역사는 새로 쓰여지는 것이다. 리디아 고 역시 화려했던 10대의 기록에 비 할 수는 없지만 현재도 미국 LPGA에서 활동하면서 현역 선수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는 선수 중 한명이다. 분명 한 것은 그녀가 흘려온 땀과 골프에 대한 열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리디아 선수가 15세 때 자신에게 보냈던 편지를 공개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이미 어린나이에 최고의 선수로 성장할 때였지만 스포츠 선수로서 앞으로의 험난한 과정을 예상하며 본인에게 편지를 보낸 것이다. 열정! 용기! 좌절! 희망! 15살 리디아가 본인을 위해 어떻게 격려하고 이겨 냈는지 들여다보았다.  

 

 

 

 b095ec1ef2dc21ce872f6c2e9392c4b9_1595284542_8251.jpg
 

안녕, 열다섯 살 리디아야.

 

 

멋진 일들과 어려운 일들이 너무나도 많이 생길 거야. 즐거운 추억도 있고 네가 눈물을 흘릴 만큼 상처입게 될 일들도 있어. 그리고 그 모든 일을 겪으며 인간으로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을 거야.

 

 

네게 조언해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단 하루, 단 한 순간도 당연하게 여기지 말라는 거야. 네가 가는 길에서 마주하게 되는 모든 경험들과 느껴지는 모든 감정들을 좋든 그렇지 않든 받아들여. 네가 좋아하는 골프라는 게임은 네가 목적지로 가도록 해주는 도구와 같아서,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고 다른 이들은 결코 알지도 이해할 수도 없을 것들을 배울 수 있도록 해 줄 거야. 하지만 느긋하게 가면서 주위를 보지 않는다면 네가 볼 수 있었던 주위의 풍경을 놓치게 될 거야.

 

 

너는 잠시 멈춰서 동료 선수들과 사귀어야 하고 그것에 감사해야 해. 밴쿠버에서 아마추어로 LPGA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할 때, 정신없이 일어날 일들에 놀라게 될 거야. 너는 그 순간의 의미에 대해 이해하거나 감사하지 못할거야. 괜찮아, 넌 어린애니까. 하지만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네가 받을 격려야. 스테이시 루이스는 마지막 라운드 때, 네 옆에서 걸으며 "네가 해냈어. 잘 하고 있어. 자, 멋지게 끝내"라고 말해 줄 거야. 동료 선수라서가 아니라 스테이시가 롤렉스 랭킹 1위, 여자 골프의 대표 선수였기 때문에 그 순간 더 가슴이 벅차오를 거야. 그녀가 마지막 라운드 도중에 시간을 내어 격려했던 일은 네가 기억하고 꼭 배워야 할 본보기니 잊지 마.

 

 

잠시 동안, 우승은 일상적이고 거의 자동적인 것처럼 느껴질 거야. 너는 네가 세운 모든 '최초'와 '최연소' 기록을 제대로 기억하지도 못 할 거야. 쉽다고 착각하지 마. 그리고 한 순간이라도 그것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믿지 마. 골프에서 가장 확실한 이치는 네가 어떤 경기를 했든 곧 바뀌게 된다는 거야. 일주일, 한 시즌, 1년, 2년. 모든 샷이 쉬워 보이고 모든 퍼트가 툭 대기만 하면 들어갈 것처럼 보일 거야. 그런 후 한주 두주 후에, 아마도 더 걸릴 수도 있겠지만, 정확히 볼이 가야 할 곳에 떨어지곤 했던 샷들은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아주 조금씩 멀어지고, 홀가운데로 정확히 떨어지던 퍼트도 아주 살짝 빗나가게 될 거야. 당황하지 마. 골프가 널 버린 것도, 네가 어떻게 플레이하는지 잊은 것도 아니니까.

 

골프는 어려워. 그래서 많은 팬들이 어떻게 골프를 잘 칠 수 있는지 보기 위해 나오는 것이지. 팬들은 흔들림 없고 반복 가능한 골프 스윙을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어. 수천 개의 벙커샷에 들어가는 땀과 좌절감도 이해하고 있어. 그들은 저녁식사 전에 2m 퍼팅 연습을 백 번씩 하는 노력을 대단하게 여기고, 압박감 속에서 샷을 하는 데 필요한 용기 또한 알고 있어.

 

 

위안이 될 수 있는 것은, 경기력이 빠르게 사라진 만큼 열심히 연습하고 자신을 믿으면 경기력은 다시 회복될 수 있다는 거야. 그리고 그 경지에 도달하기까지 험난한 길을 여행하면서 더 강하고 현명해질 수 있을 거야.

 

 

몇 가지 더 알아야 할 것들이 있어. 네 스윙이 왔다 갔다 할지 모르겠지만,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당신을 아끼는 사람들은 네가 어떤 결과를 내더라도 흔들림없이 널 사랑할 거야. 트로피는 네가 과거에 큰 성취를 이뤘다는 증거야. 하지만 너의 가족과 친구들은 네가 미래에 어떤 사람이 그리고 무엇이 될 수 있는지를 나타내. 그들의 포옹, 그들의 존재감, 그들의 웃음이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값진 것이야.

 

 

영상, 사진: 리디아 고 제공

김수동 기자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1464 뉴질랜드 CHCH 부부, 미망인 어머니에게서 140만 달러 훔쳐 NZ코리아포.. 20.07.28.
» 뉴질랜드 리디아 고, 15세 본인에게 쓴 편지 공개 NZ코리아포.. 20.07.22.
1462 뉴질랜드 국경 막혀 두 달째 학교 못 가는 6살 한국 어린이의 사연 NZ코리아포.. 20.07.22.
1461 뉴질랜드 미국에서 뉴질랜드 이주, 관심 급증 NZ코리아포.. 20.07.09.
1460 뉴질랜드 뉴질랜드, 코로나_19 위기 대응 OECD국가 중 최고 점수 NZ코리아포.. 20.07.02.
1459 뉴질랜드 호주 멜번 4주간 록다운 시작, 타스만 버블은? NZ코리아포.. 20.07.02.
1458 뉴질랜드 리디아 고, 정다래 뉴질랜드 국가대표 축하 메시지 NZ코리아포.. 20.06.30.
1457 뉴질랜드 “록다운 기간 얼마 안됐건만...” 3월 분기 GDP 1.6% 감소 NZ코리아포.. 20.06.28.
1456 뉴질랜드 한국에 진출한 뉴질랜드 경주마 한국에서 훨훨!! NZ코리아포.. 20.06.25.
1455 뉴질랜드 바이러스 검사하는 텐트를 훔쳐간 파렴치범 NZ코리아포.. 20.06.23.
1454 뉴질랜드 뉴질랜드, '평화로운 나라' 세계 2위 NZ코리아포.. 20.06.10.
1453 뉴질랜드 뉴질랜드, 경보단계 1단계, 사실상 코로나 종식 선언 NZ코리아포.. 20.06.08.
1452 뉴질랜드 코로나를 극복하는 한인들, 약사 NZ코리아포.. 20.06.07.
1451 뉴질랜드 활기찬 인생 마치고 트레킹 중 영면한 유명 의사 NZ코리아포.. 20.06.06.
1450 뉴질랜드 ‘그레이트 워크스 트랙’ “다음주부터 예약 재개” NZ코리아포.. 20.06.06.
1449 뉴질랜드 담배밀수로 대규모 탈세한 사업가에게 징역 5년 3개월 선고 NZ코리아포.. 20.06.05.
1448 뉴질랜드 퀸스타운, 내년에 8천 개의 일자기 감소 예측 NZ코리아포.. 20.06.05.
1447 뉴질랜드 국경 통제는 당분간 지속, 관광객 유치 위한 노력 NZ코리아포.. 20.06.05.
1446 뉴질랜드 뉴질랜드 경찰, "인종 차별 없다"고는 할 수 없어 NZ코리아포.. 20.06.03.
1445 뉴질랜드 버닝스 “전국 7개 점포 폐점, 145명의 일자리 없어져” NZ코리아포.. 20.06.03.